"FDA 뚫어야 살아남아"…승인기준 걸맞게 수준 향상 과제

한·미 FTA 시대를 앞두고 우리나라 제약업계의 국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이달부터 한·미 FTA 1차협상을 개시, 2007년 타결을 목표로 FTA 추진 로드맵 완성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중 국내 제약산업에 관계되는 분야는 원산지기준 협상, 관세양허 협상, 지적재산권 협상, 상호인정 협정 등이다. 관세양허 협상의 경우, 500여개 의약품에 대한 관세철폐 및 감축 여부가 결정된다.
 국가간 인허가 제도나 GMP·GLP 등의 상호인정 부문은 규제당국의 전문성 및 제도개선과 업계의 신약개발 능력제고 여부에 따라, 미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느냐 다국적기업의 물좋은 시장으로 전락하느냐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는 국내시장 공략에 치중하고 있는 제약기업들의 경영전략이 국제사업화 형태로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한·미 FTA 시대를 앞두고 국내 개발된 신약이든 개량신약이든 미국식품의약국(FDA)을 뚫어야만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시장 진출의 관문으로 인식되는 FDA 승인기준에 부합되도록 제도와 의약품 개발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본지가 신년기획특집 `아시아 임상시험 허브로`를 통해 주장했던 바 또한 임상시험 산업화를 단순한 외화획득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독자적 신약개발의 경쟁력을 갖추고 궁극적으로는 국내 제약산업을 업그레이드 시켜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을 트자는 비전의 발로였다.

국내개발 신약 매출규모 크지 않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고에 따르면, 1999년 국내신약 1호 선플라주 부터 2005년 10월까지 총 10개 품목 개발에 784억원(정부 65억원, 제약업체 719억원)이 투자됐다. 하지만, 개발품목이 국내시장에만 머물러 시장성이 크지 않았으며 국내신약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매출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표>. 보고서는 또한 아직 우리나라 제약업계에 연구개발을 통한 신약개발과 신약발매를 통한 매출증대라는 공식이 통할 만큼 시장이 성숙돼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의약품 개발기술은 1989년 한미약품의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을 시작으로 2005년 10월 현재까지 총 12개사에서 28건이 해외에 수출됐다. 기술수출을 통해서도 상당량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했지만, 우리나라의 신약개발 수준이 아직 독자적 체계를 갖췄다고 볼 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국내 제약산업 규모로 볼 때 신물질 탐색에서 신약허가·제품출시·마케팅에까지 독자적 진행이 역부족인 만큼, 향후 현금흐름이 지속되는 기술수출이 현재로서는 보다 현실적이나 장기적으로는 한국국적의 글로벌 기업을 탄생시켜 독자적 신약개발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제사업화로 업그레이드해야

 라이프코드인터내셔날 PDO 본부의 방한성 이사는 최근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세계제약산업의 급속한 변화와 한·미 FTA 시대를 앞두고 국내 제약업계 또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변했다.
 FTA 협상결과에 따라 국내 제약업계의 성장위축이 예상되지만, 최근 세계제약시장에 불고 있는 R&D 생산성 저하·블록버스터 약물의 특허만료·제네릭 산업의 강세 등 변화바람으로 우리나라 업체들이 해외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몇개의 제품을 수출하는데 역량을 집중시켰던 수출중심의 해외업무를 여러 국가에서 의약품을 제조·유통·판매하는 국제사업 단계로 확대·발전시켜야 한다는 비전이 제시되고 있다. 라이프코드의 방이사는 이를 위해 현단계에서 라이센싱 아웃을 통한 서구 선진국 현지경험 확보·다국적기업과의 라이센싱 인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대·선진국 제네릭 시장 진입·제약산업 선진국 의약품 규제의 명확한 이해와 FDA에 대한 지속적 공략 등 새로운 도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정부 또한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복지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건산업진흥 50대 과제 2단계 추진방안`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의약품산업 추진전략 및 대상과제의 주요 이슈다. 복지부와 식약청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차원에서 KGMP의 국제조화 추진·의약품 기준 및 규격의 국제적 조화·임상시험 국가지원 강화·개량신약 및 천연물신약 R&D 지원·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대형 퍼스트제네릭 육성방안 마련 등을 진행중이다. 또한, 신약 및 제네릭의 국제적 조화를 위한 정의 재확립 및 허가 가이드라인 개발과 국제 영업력 강화를 위한 의약품 마케팅 및 해외영업 지원 등이 신규과제로 선정됐다.
 다국적제약기업의 블록버스터 약물 특허만료에 따른 국내시장의 개량신약 활성화 바람에도 불구, 이들 의약품의 해외진출이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제네릭 세계시장 진출 지원방안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FDA 뚫어야 산다

 FDA의 승인이 험난하고 오르기 힘든 난코스임은 분명하지만, 이를 극복할 경우 세계시장의 문을 보다 빠르게 열 수 있는 지름길임도 자명하다. 국내개발된 신약중 FDA 검증을 통과한 사례는 지난 2003년 LG생명과학의 팩티브가 유일하다. 신약개발은 신약물질의 발견(discovery)과 개발(development) 단계로 나뉜다. 이중 개발단계란 라이센싱을 포함해 신약물질을 성공적으로 상품화 하는 과정으로, 국내 제약업계는 현재까지 이 부문에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국내에는 신약개발의 과정인 임상시험 활성화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개발의 주요단계인 임상시험을 완벽히 진행했다 해도 CMC·cGMP·GLP 등 FDA 승인검토 전단계에 적용되는 주요사안들에 허점이 발견될 경우 신약개발을 처음부터 다시 실시해야 하는 것이 서구 선진국의 의약품 규제시스템이다.
 즉, 신약개발과 승인은 처음부터 명확하고 장기적인 디자인과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데 국내 제약업계는 신약개발을 위한 하드웨어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이같이 유기적인 개발단계를 콘트롤하고 리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실정이다. 바로 이 소프트웨어와 상부 리더인력의 확보가 국내 제약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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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한발앞선 PDO사업 국내 등장
유망 신약·바이오기술 상품화 컨설팅
라이프코드인터내셔날 국내본부 설립

 "PDO(Product Development Organization)는 신약개발에 대한 컨설팅 및 상품개발에 요구되는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입니다. 유망한 신약·바이오 기술이나 제품의 사업화·상품화를 위한 개발전략 수립과 관리, 인허가·라이센싱 업무 등을 대행하는 의약개발 컨설팅이죠. 라이프코드인터내셔날은 최근 국내에 PDO본부를 설립, 제약업계를 대상으로 신약개발 전과정의 총체적이고 전방위적인 컨설팅을 개시했습니다."
 최근 국내에는 임상시험산업화 움직임과 함께 이를 위탁받아 대행하거나 컨설팅하는 CRO(Contact Research Organization) 사업이 붐을 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발 앞서 제품개발 계획부터 인허가까지 신약개발 전과정에 대한 컨설팅과 대행업무를 담당하는 PDO 사업이 국내에도 등장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에 반해 소프트웨어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제약업계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PDO 개념을 국내에 도입해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한 주인공은 제대혈과 CRO 부문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의약산업 전문 바이오벤처 라이프코드인터내셔날이다. PDO 본부 설립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김성철 라이프코드 USA 미국 현지법인 대표는 향후 한국 제약사와 세계 보건당국의 교량역할로 신약개발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라이프코드 PDO 본부에서는 신약 후보물 발견단계에서 유효성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 인허가·등록(Regulatory Aggairs) 업무, 우수의약품 제조공정 관리(CMC)와 기술문서 작성, 전임상 및 임상시험 대행, 라이센싱 업무, 우수의약품 생산 및 품질관리(cGMP) 등에 대한 대행 서비스를 진행중입니다. 이를 위해 국제인허가 취득 프로젝트, CMC 구축 프로젝트, 국제 라이센싱 인·아웃 분야의 전문리더 그룹으로 인력이 구성됐습니다."
 "PDO 컨설팅을 통해 기존 신약개발 소요비용의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김대표는 "특히, 국내시장에서 활성화 되고 있는 제네릭 약물의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FDA의 ANDA 승인에 필요한 전략적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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