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실패 뻔한 정책” VS 경실련 “더 늘려도 모자랄 판”

보건복지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당정협의를 갖고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을 공식화했다.

당·정이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을 결정하자 의료계와 시민단체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의료계는 공공의대가 의료취약지 해소의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실패가 뻔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반면, 시민사회계는 설립될 공공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인수위와 경제정의실천연합은 12일 성명을 내고 각각의 입장을 주장했다.

우선 의협은 공공의대 설립을 통한 공공의료 종사 의료인력 양성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는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의료격차 및 의료취약지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공공적인 분야에서 일할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기존에도 충분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의협 인수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매년 40개 의과대학에서 2600명의 의사가 배출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의료인력 공급 과잉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다. 

의협 인수위는 “의사의 지역 불균형과 편차가 심각한 이유는 지역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의사가 적극적으로 진료를 펼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 인수위는 “서남의대는 교육 인프라 등 부실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폐지된 점을 감안할 때 인프라 개선에 대한 고민 없이 공공의대를 설립한다는 건 서남의대 사태를 반복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의협 인수위는 ▲국가·지자체 재정지원 통한 공공의료기관 확충 ▲의료자원의 효율적 배분 정책 마련 ▲지역 근무 의사의 근무여건 마련 및 유인 동기 유발 위한 지원책 마련 ▲국립의대 및 국립대병원의 교육수련 과정 개선 및 보완 ▲지방대 지역인재할당제와 연계한 장학제도 신설 등을 요구했다. 

“지금도 모자르다”...시민단체, 정원 확대 주장

의료계와 달리 시민사회계는 공공의대 설립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현재 결정한 49명의 정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했다. 

경실련은 “49명의 규모는 공공의료 인력 양성이라는 취지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원 확대를 전제로 두고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의사 수는 OECD 평균 60% 수준에 불과하고, 이로 인한 의사 공급 부족 현상은 이대목동병원 사고와 같은 구조적 사고를 반복하게 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권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공공의대 설립을 통해 부족한 의사 인력 수급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실련은 공공의대 정원을 최소 300명 이상으로 대폭 늘리고, 지자체, 국공립대학, 건보공단, 국방부, 경찰청, 보훈공단, 근로복지공단 등의 공공의대 설립을 통해 양성기관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실련은 “의협 최대집 당선인처럼 의사들의 독점적 권력을 통한 무력행사가 의료공백 사태로 이어질 경우 국가적 의료재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공공의료 인력 양성과 확충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의대 설립을 통한 공공의료인력 확충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정부는 의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던 공공의대 설립을 중단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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