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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2016년 법인교수 채용 두고 갈등 시작...언론 통한 미투 등 갈수록 첩첩산중
박선재 기자  |  sunjae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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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8.03.16  06: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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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발생했다. 피해자가 아닌 같은 진료과 교수가 동료 교수를 고발한 사건이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정신과 교실 내 교수 채용을 두고 일어난 내분과 미투 두가지로 분리해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정신과 교실 내 법인교수 채용을 두고 벌이는 교수들 간 충돌이다.

법인교수 선발로 불거진 분란

사건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법인교수 채용을 하는 과정에서, 당시 주임교수는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부교수였던 H 교수를 법인교수로 선정했고, 인사위원회 예비심사를 거쳐 의대 학장 추천서도 마친 상황이었다.

당시 H 부교수의 법인교수 선정에 문제를 제기한 교수가 K 부교수다. 이번에 정신과 교실 기획인사위원회 소속 12명의 교수로부터 지목받은 그 인물이다. K 부교수의 주장은 이랬다. 당시 주임교수가 자신을 법인교수로 채용하지 않기 위해 주임교수가 기존과는 다른 프로세스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주임 교수는 근거 없는 얘기라고 반박한다. 

그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정신과교실에는 오래 전부터 내부규정이 운영되고 있었다. 나이가 한살 더 많다며 K 부교수가 자신이 법인교수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억지를 부렸다"며 "내가 주임교수였지만 나도 투표에서 1표 밖에 행사하지 못한다. 게다가 무기명 비밀투표다. 전혀 근거 없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서울대 성낙인 총장과 K 부교수 관계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당시 총장이 정신과 프로세스를 진행하기도 전에 K 부교수를 얘기했다. 그래서 병원장에게 누가 그런 얘기를 하냐고 반문했고, 만일 법인교수로 선발하려면 정신과 교수들에게 얘기하라고 했다"며 "정신과 내규가 있어 내가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이라면 서울대 교원 인사위원회에 상정되면 교수로 임용된다. 그런데 왠일인지 서울대 교원인사위원회는 H 부교수를 상정조차 하지 않아 결국 법인교수가 되지 못했다. 

이후 2017년 정신과 교실은 다시 H 부교수를 법인교수에 올렸다. 절차는 2016년과 동일했다. 그런데 또 서울대 교원인사위원회는 별다른 설명 없이 교수 채용을 하지 않는다. 

이에 H 부교수는 서울대와 성낙인 총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성낙인 총장의 재량권 일탈 및 남용 등을 인정하고, 위자료 1000만원을 결정했다. 

언론을 통한 폭로전 시작

정신과 교실 내부 상황은 2016-2017년을 거치면서 더 악화된 듯하다. 정신과 교실 기획인사위원회 소속 12명과 K교수 양측의 얘기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기획인사위원회 소속 12명 중 한 교수는 언론에 기사를 흘리기 시작한 것은  K 부교수라고 주장한다. K 부교수가 채널A, KBS 등 언론에 제보를 하기 시작했고, 병원장, 의대학장 등에게도 찾아가 허위사실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의대 신찬수 학장이 취임했다. 이에 정신과 기획인사위원회 12명 교수가  신임학장에게 교실 내부를 설명하기 위한 '정신과학교실 현안에 대한 교실의 의견' 보고서를 작성했다. 

12명 교수 중 한명이 신임학장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보면 "신임 학장님께 저희 교실의 consensus를 알려드리기 위한 내부 문건입니다. 대상이 된 교수가 저희 교실에 계속 근무하는 것이 부적절하므로 재임용 심사시 고려해 달라는 의도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이 내부 보고서가 언론에 노출됐다. 병원에 근무하던 간호사가 K 교수의 성폭력을 견디지 못해 병원을 그만두는 사건이 발생했고, 마약성 진통제를 과다처방했다는 의혹 등의 내용이 보고서에 적혀 있다. 

K 부교수는 "12명의 교수가 이미 병원에 근무하지도 않은 간호사를 위해 미투 운동에 동참했다는 건 믿기 어렵다"며 "교실에서 나는 그야말로 왕따를 당하고 있다. 재임용심사를 앞둔 시점에서 힘 있는 선배의사들이 나를 몰아내기 위해 내부 문건을 만들고,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교수 12명이 한 사람을 쫓아내기 위해 70페이지 정도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언론에 노출하는 것은 물론 대학 신문사에도 보고서를 노출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2016년 당시 주임교수는 "의대와 병원이 조사를 안하는 것 자체가 공범이고 직무유기다"라며 "K 부교수는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이고, 학생을 교육하는 교수다. 따라서 우리의 요구는 정확하게 조사를 해 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성희롱 및 마약성 진통제 주장도 서로 달라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부분은 간호사 등 성희롱 사건과 마약성 진통제 과다처방도 있다. 

마약성 진통제 과다처방과 관련 2016년 당시 주임교수는 "K 부교수가 사표를 제출하고 3주간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았을 때 보니 외래와 병동 등에서 마약성 진통제와 향정신성 약물을 과량으로 처방하는 경우가 상당했다"며 "병동에 이미 소문은 있었고,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지 않아야 할 사람에게도 처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 부교수는 "나는 정신과에서 처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성희롱 관련해서는 당시 주임교수는 "간호사 등 여러 문제가 병원 내에서 있었다"고 했지만, K 교수는 "현재 피해자가 병원에 근무하지도 않거니와 당시 당사자가 조사를 원치 않아서 중단한 사항"이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대학과 병원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2016년부터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건을 지금까지 끌고오면서 상황을 키웠다는 비판이다. 
현재 서울대병원 측은 "기존 의사직업윤리위원회와 별개로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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