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대웅, 포시가 파트너십 체결...자디앙 가진 유한양행 긴장?

 

지난 2016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MSD DPP-4 억제제 '자누비아(시타글립틴)'의 국내 파트너사가 종근당으로 변경되면서 잡음이 있었다.

MSD와 대웅제약이 코프로모션 연장 관련 협상결렬과 재협상을 거듭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계약기간이 종료되면서 종근당이 새 파트너로 낙점된 것.

자누비아를 빼앗긴 형국이 된 대웅제약은 동일 계열의 LG화학 '제미글로(제미글립틴)'을 가져오는 것으로 맞불을 놨다. 때문에 지난 2년간 두 회사의 대결은 흥미진진했다.

유비스트 기준으로 원외처방액을 파악해 보면, 자누비아를 가진 종근당의 실적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자누비아와 자누메트, 자누메트엑스알 등 3개 품목의 자누비아 패밀리는 2016년 1463억원의 처방액을 올리며 전년 보다 11% 성장했다. 2017년에 원외처방액은 1481억원으로 증가율은 미미했지만 감소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성장률을 따지면 대웅제약이 압도적이다. 2016년 제미글로와 제미메트 원외처방액은 5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3% 성장했다. 2017년 원외처방액은 전년보다 32.4% 늘어난 738억원을 기록했다. 제미글로군을 1000억대 약물로 키우겠다는 대웅제약의 계획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이슈의 중심 대웅제약, 이번엔 SGLT-2 억제제

 

이처럼 당뇨병 치료제 관련 이슈의 중심에 있는 대웅제약이 이번에는 SGLT-2 억제제 포시가(디파글리플로진)와 직듀오(디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를 도입했다. 이달부터 유통 파트너로서 역할을 담당하지만 코프로모션까지 기다리고 있다.

포시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CJ헬스케어가 2014년부터 협업하던 품목으로, 유비스트 기준 2016년 238억원, 2017년 258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제품이다. 직듀오도 급여등재된 2016년 다음해인 작년 50억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아스트라제네카 당뇨순환기 사업부 전세환 전무는 "SGLT-2 억제제의 글로벌 성장세에 발맞춰 한국에서도 포시가와 직듀오의 성장 모멘텀을 앞당기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십을 고려하게 됐다"면서 유통 파트너에서 코프로모션 업무까지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새로운 파트너는 대웅제약이다. 하지만 이번 판권 계약 역시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대웅제약이 아스텔라스의 SGLT-2 억제제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의 공동판매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슈글렛의 원외처방액은 31억원으로 전년 보다 82.4% 늘었다. 그러나 SGLT-2 억제제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이는 DPP-4 억제제와의 병용처방 허가를 받지 못해 경쟁품목에 비해 성장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웅제약 측에서는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와 자누비아 등 DPP-4 억제제와 병용처방이 가능한 포시가가 더 매력적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대웅제약은 '좌 제미글로 패밀리'와 '우 포시가-직듀오'를 장착하게 됐다.

긴장해야 하는 곳은 유한양행?

DPP-4 억제제로 대웅제약과 종근당 간의 경쟁구도가 이목을 끌었다면, 이번에는 DPP-4 억제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와 SGLT-2 억제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을 가진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간의 경쟁에 관심이 집중 될 것으로 보인다.

트라젠타는 1000억원대 처방액을 올리는 DPP-4 억제제 계열의 또 다른 리딩품목이다. 지난 2016년 처방액은 594억원, 메트포르민과 결합된 트라젠타듀오의 처방액은 534억원으로 총 112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1089억원(트라젠타 556억원, 트라젠타듀오 533억원)을 올렸지만 여전히 블록버스터 약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국내 출시된 3개의 SGLT-2 억제제 중 가장 늦게 시장에 뛰어든 자디앙은 후발주자임에도 작년 124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무려 485.1% 성장했다. 자디앙은 트라젠타 및 트라젠타듀오와 병용처방이 가능하고, 현재까지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 감소 효과를 인정받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포시가 역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부전에 의한 입원과 모든 원인에 따른 사망위험을 평가하는 대규모 실제 데이터인 'CVD REAL 연구'를 발표함으로써 심혈관 안전성을 확인했고, 심혈관 위험 감소에 대한 확정적인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DECLARE 연구' 결과 발표도 준비하고 있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얼투글리플로진 진입 초읽기…경쟁 가열

오는 2021년 전 세계적으로 항암제, 자가면역치료제, 당뇨병 치료제가 최대 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만큼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제약사들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머크와 화이자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SGLT-2 억제제 '스테글라트로(얼투글리플로진)'와 자누비아를 결합한 '스테글루잔(얼투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 메트포르민까지 더한 '세글루로메트(얼투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3종을 한꺼번에 허가받은 양사는 곧 국내에도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글라트로는 포시가, 슈글렛, 자디앙에 이어 SGLT-2 억제제 4번째 약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테글루잔은 '글릭삼비(자디앙+트라젠타)'와 '큐턴(포시가+온글라이자)'의 경쟁상대다. 다만,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복합제는 급여등재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정리하면 포시가로 다시 시장을 공략하는 대웅제약과 자디앙을 가진 유한양행 간의 대결과 함께, 연내 진입이 예상되는 스테글라트로가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등이 SGLT-2 억제제 시장의 관전 포인트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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