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 최근 10년간 큰 변화 없어…성인 5명 중 1명 '대사증후군'

▲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는 23일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린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최근 10년간 대사증후군 유병률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과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던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최근 1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병률이 감소하지 않아, 향후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학계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대사증후군 유병률 조사 결과를 23일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린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 국제학술대회(APCMS)'에서 공개했다. 

'KSCMS(Korean Survey of CardioMetabolic Syndrome)'로 명명된 이번 '2018년 대사증후군 Fact Sheet'는 질환 예방에 대한 보건의료 정책 수립 시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데 목적을 뒀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심뇌혈관질환 및 당뇨병을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연구회 김장영 연구이사(원주의대 심장내과)는 "국내외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2~3배, 당뇨병 위험이 3배 증가한다는 점이 규명됐다"며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 및 당뇨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예방하고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1998~2007년 가파르게 '증가' → 2007~2015년 유의미한 '변화 없어'

연구회는 2007년 이후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 변화를 확인하고자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2007~2015년 19세 이상의 성인 인구 자료를 분석했다. 유병률은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계속 변하고 있고 최근 고령사회에 진입한 점을 고려해 2005년 통계청 인구센서스 자료를 기준으로 나이를 보정한 후 유병률을 산출했다. 

대사증후군은 NCEP-ATP III 개정안과 대한비만학회에서 제시한 복부비만의 허리둘레 기준에 근거해 정의했다. △허리둘레(남성≥90cm, 여성≥85cm) △고중성지방혈증≥150mg/dL △저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HDL-C)혈증(남성<40mg/dL, 여성<50mg/dL) △고혈압(혈압≥130/80mmHg 또는 혈압강압제 복용 중) △고혈당(공복혈당≥100mg/dL 또는 혈당강하제 복용 중) 등의 5가지 기준 중 3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대사증후군으로 봤다. 

이를 적용해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국내 성인 5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007년 21.1%, 2015년 22.4%를 기록, 유의미한 증가 또는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병률이 줄지 않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 2007~2015년 대사증후군 유병률.

이와 함께 2013~2015년 19세 이상 성인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0.3%였고, 30세 이상은 27%, 65세 이상은 37.7%의 유병률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2011년 Diabetes Care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이용해 평가한 1998·2001·2005·2007년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1998년 24.9%에서 2001년 29.2%, 2005년 30.4%, 2007년 31.3%로 꾸준히 증가했다(Diabetes Care 2011;34:1323-1328).

수치상으로 최근 10년간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기존 조사 결과보다 낮았지만, 과거에는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중 허리둘레를 남성 90cm 이상, 여성 80cm 이상으로 정의했다는 점에서 진단기준 변화로 인해 유병률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사증후군 유병률 '성별' 따라서 차이 보여

아울러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성별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007년 21.9%에서 2015년 26.9%로 증가했지만, 여성은 2007년 20.3%에서 2015년 17.9%로 감소세가 나타난 것이다.

▲ 대사증후군 유병률 연령별 차이.

이는 연령별 분석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됐다. 남성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대사증후군 유병률도 증가해 50대 36.8%로 정점을 찍은 후 60대 36.5%, 70대 30.1%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여성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50대 25.5%에서 60대 39.2%로 급증했고 70대 이상에서는 40.5%로 가장 높았다. 여성은 47~50세에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폐경 후 혈중 여성 호르몬 감소가 유병률 패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저HDL-C혈증' 유병률 가장 높아…사회경제적·지역별 차이도 확인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항목별 유병률은 저HDL-C혈증이 30.3%로 가장 높았고, 고혈압(29.8%), 고혈당(28.8%), 고중성지방혈증(28.1%), 복부비만(23.6%)이 그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남성의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항목별 유병률이 여성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저HDL-C혈증만은 남성보다 여성이 높았다.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서도 유병률 차이가 나타났다.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았던 것.

지역별 차이도 컸다. 서울(21%), 부산(19.8%)보다 충북(28.8%), 전남(27.7%), 경북(27.7%), 강원(25.5%) 지역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아울러 도시지역에 비해 농촌지역의 유병률이 더 두드러졌다. 

생활습관에 따라서는 흡연자, 고위험 음주자,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은 군,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군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증가하지 않았지만…"가장 중요한 건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낮추는 것"

이번 조사는 대사증후군 유병률과 함께 사회경제적 수준, 생활습관 등에 따라서 대사증후군 유병률 차이를 처음으로 비교·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연구회는 대사증후군은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기에, 대사증후군을 관리해 심혈관질환 및 당뇨병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회 고광곤 회장(가천의대 심장내과)은 "다행인 점은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낮추는 것"이라며 "다른 질환과 달리 대사증후군은 질환을 잘 이해하고 관리하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대사증후군이 있다면 관리를 통해 2~3년 후 대사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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