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의 13대 회장으로 한국MSD 아비 벤쇼산(Avi BenShoshan) 대표가 선임됐다. 

김옥연 전 회장이 한국얀센 아태지역 전략 마켓엑세스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회장직을 내려놓은 후 KRPIA는 새로운 수장을 찾아야 했던 상황이지만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본사 발령을 통해 부임한 다국적사 대표들이 한국에 얼마나 머무를지 모르는 데다 협회 회무에 관심이 떨어지고, 협회보다는 회사 대표로서의 역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정기총회에서 아비 벤쇼산 대표가 KRPIA를 이끌 새로운 회장으로 추대됐다. 하마평에 오른 타 후보들도 있었지만 벤쇼산 대표의 의지가 컸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신임 회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국내 진출한 다국적제약사 41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KRPIA는 대관업무가 주를 이룬다. 

실제 올해 KRPIA의 회무가 정부 보장성강화 정책과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에 발맞춰 제약바이오 산업 위상을 높이고, 국내에 신약을 발 빠르게 공급하는데 맞춰져 있어 대관업무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MSD에 부임한 지 2년이 채 못되는 벤쇼산 신임 회장이 이해관계자들과 신뢰를 쌓을 만한 시간이 있었는지, 국내 보건의료 시스템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거나, 국내 정서와 문화 등을 완벽히 이해하는지 등을 놓고 봤을 때 적임자인지를 묻는다면 단번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KRPIA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달리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예산 등을 공개하지도 않고, 회원사들 이익을 위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도 없다. 있다한들 홍보 부족으로 폐쇄적 소통기관이라는 시선이 있는데, 외국인 회장의 선임으로 이 같은 기조가 강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기대를 할 수 있는 이유는 KRPIA 회장으로 본인 역량을 발휘하겠다는 벤쇼산 대표의 의지가 크기 때문이다.

20여년간 제약업계에 몸 담으며 글로벌하게 쌓은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유연하고 소통하는 KRPIA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