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임수 교수 "HDL-C 상승 혈관 유출 능력 개선 연관성 입증"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 ⓒ메디칼업저버

서울의대 임수 교수팀(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이 최근 일본순환기저널(Circulation Journal)에 스타틴을 활용한 좋은 콜레스테롤(HDL-C) 개선이 혈관 청소 기능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를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많은 스타틴이 개발, 출시됐지만 HDL-C을 개선하는 약물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 중 로수바스타틴은 타 스타틴 대비 HDL-C 개선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임 교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HDL-C 상승과 콜레스테롤 유출 능력(efflux capacity)의 관계를 임상적으로 입증함으로써 좀 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주요 저자인 임 교수를 만나 연구 배경과 임상적 의미를 들어봤다.

Q. 연구를 수행한 배경이 궁금하다.
스타틴의 죽종(또는 플라크) 개선 기능을 HDL-C 개선과 연관지어 확인해 보고 싶었다. 잘 알려진 대로 스타틴의 죽종 감소(퇴행) 효과를 입증한 약물은 고용량 아토르바스타틴과 고용량 로수바스타틴 두 종 뿐이다. 2013년 미국심장학회·미국심장협회가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ATP-4) 개정 시 심뇌혈관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두 약물만 권고한 것도 같은 이유다. 용량으로 따지만 아토르바스타틴은 40~80mg, 로수바스타틴은 20~40mg이다. 이 중 후자의 경우 국내에서는 20mg이 최고 용량인데 이를 썼을 때 실제 혈관 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한 연구라고 볼 수 있다.

Q. 로수바스타틴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로수바스타틴의 장점은 HDL-C를 더 많이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아토르바스타틴의 경우 HDL-C 증가를 입증한 연구가 거의 없는 반면 로수바스타틴 연구는 절반에서 개선 효과가 관찰된다. 이 경우 개선 효과는 대체로 베이스라인 대비 적게는 5%~10% 올린다. 이 정도의 증가가 큰 의미가 있느냐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지만 약간의 상승이라도 혈관 내피에 변화를 준다는 게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Q. 구체적으로 개선 효과를 어떻게 확인한 것인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 30명을 치료군으로, 건강한 성인 20명을 대조군으로 설정하고 HDL-C 수치 변화와 콜레스테롤 유출 능력(efflux capacity)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유출능력은 쉽게 말하면 콜레스테롤 청소 기능을 의미한다. 그 밖에 혈관 기능으로 혈류매개 혈관 확장(flow mediated dilatation, FMD),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에 의해 유도된 상완동맥 확장, 경동맥내중막두께(Carotid Artery Intima-Media Thickness, CIMT) 를 확인했다. 치료군에는 로수바스타틴 20 mg을 12주간 투여했다.

Q. 어떤 결과가 나왔나?
12주간 진행된 결과 LDL-C 수치는 기저치 150mg/dL 대비 69mg/dL로 유의하게 감소했고, 아울러 고감도 C 반응성 단백(hsCRP)도 유의하게 감소했다(모두 p<0.01). HDL-C 수치 또한 기저치 42mg/dL에서 12주째 44mg/dL로 소폭이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였고 더불어 HDL-C 기능을 평가하는 지표인 콜레스테롤 유출 능력도 기저치 12%에서 12주째 14%로 유의하게 상승했다(p=0.010).

혈관 내피 기능 지표인 FMD도 상승했다(p=0.043). 경동맥 IMT는 일부 개선됐으나 큰 유의성은 보이지 않았는데 연구 기간이 12주로 짧았기 때문에 죽상반의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FMD와 경동맥 IMT에 대한 다변량 선형 회귀 분석을 실시했을 때 LDL-C, hsCRP(고반응성 C단백질) 개선과 독립적으로 콜레스테롤 유출 능력의 개선이 FMD와 경동맥 IMT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Q. HDL-C를 상승시키는 약물들의 심혈관 개선 효과 실패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앞서 많은 항체 CEPT 억제제들이 HDL-C를 기저치 대비 50% 이상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심혈관 사건을 예방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결과로 HDL-C 개선과 심뇌혈관 질환 위험은 연관성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는데, 이는 단순히 수치만 올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치 개선도 중요하지만 추가적으로 기능 개선을 유도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도 HDL-C 개선은 소폭이었지만 혈관 내피 개선 기능이 상승했고, 그로 인해 전반적인 심혈관 위험 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Q. HDL-C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이 많은데 스타틴과 병합효과에 대한 연구도 필요한가?
우리나라 환자들은 LDL-C 수치가 높지 않은 대신 HDL-C가 낮고 중성지방이 높은 환자들이 많다. 따라서 이들에게 스타틴과 더불어 다양한 병합요법을 사용하는데 실제로 HDL-C 개선과 혈관 기능 개선은 아직 뚜렷하다고 말할 수 없다.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C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콜레스테롤 유출 능력을 올리는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Q. 결국은 계열 효과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모든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LDL-C를 개선시키지만 세부적으로 기능면에서 조금씩 차이는 있다고 본다. HDL-C 상승 효과는 로수바스타틴이 좋고, 대신 아토르바스타틴은 항염증 효과가 좀 더 좋다. 이번 연구가 주는 임상적 의미는 HDL-C 개선이 혈관 청소기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관성 연구이며,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

Q. 연구의 한계점은?
우선 모집단 규모가 작은 것이 제한점이다. 또 치료군 대다수가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다양한 항당뇨병제를 복용했는데, 이 점이 HDL-C 기능 또는 혈관 기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충분히 배제하지 못했다. 또 연구 기간이 짧아 혈관 내 변화를 관찰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최초 제출한 '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에는 실리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순환기저널도 인용지수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만족스럽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