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편안한 음악으로

최근 젊은 여배우의 자살 사건 이후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울증(멜랑콜리)이란 말은 기원전 히포크라테스의 사성론(四性論)에 근거를 둔다.
인간의 몸은 혈액, 황담즙, 정액, 흑담즙 4가지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흑담즙이 많아지면 우울증에 걸린다는 것이다.
 그리스어로 멜랑콜리는 `검은즙`을 뜻하며,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프로이드의 생각을 빌리면 `억압된 분노의 표출`이라고 했다.
흔히 마음의 감기라는 우울증, 모든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럴때 도움이 되는 음악은 무엇일까?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차이코프스키의 이탈리아 기상곡 op45, 모짜르트의 아이네클라이네 k525,
베토벤의 교향곡 4번, 바그너의 탄토이저 서곡,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을 들어보면 마음의 편안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호에서는 교향악시의 창시자 리스트(Franz Liszt)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리스트(1811. 10.22~1886.7.31)는 헝가리 작곡가 보다는 피아노 연주자로 당시 더욱 알려진 인물로 할아버지 게오르그 아담은 3번의 결혼을 통해 27명의 자식을 둔 권력가였으며, 아버지는 오스트리아의 시골 라이딩에서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토지 관리인으로, 아내 마리아 안나(1788~1866)를 만나 외아들 프란츠 리스트를 낳게 된다.
 리스트는 6세때 피아노를 시작해 8세때 공연을 했다. 아버지는 리스트를 모짜르트의 수제자 후멜에게 사사해주고 싶었으나 고가의 사례금으로 체르니(1791~1857)에게 음악을 배우게 된다.
 1823년 9월 리스트의 가족들은 교육을 위해 빈을 떠나 파리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파리는 외국인이란 이유로 리스트의 입시를 거절했으며, 그는 개인적으로 작곡과 피아노를 배우게 된다.
 13세부터 4년간 3번의 영국 연주 여행을 떠났으며, 16세인 1827년에 아버지를 여의는 불행을 겪게 된다. 그 후 3년간 리스트의 고난은 계속 돼 피아노 가정교사로 생활을 꾸리게 된다. 당시 자신의 학생이던 고관의 딸 카롤리느와의 첫 사랑이 시작됐으나 그녀 아버지의 반대로 두사람은 헤어지며 리스트는 마음의 큰 상처를 입게 된다.
 20세인 1831년에 처음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새로운 각오를 하게 된다. 당시 파리 문학계의 재색겸비(才色兼備)를 갖춘 연상의 다구 백작부인과 친분을 쌓기 시작했으며, 두 사람은 사랑하게된다. 이후 리스트가 24세이던 해에 두 사람은 제네바로 가서 두 딸을 낳게 되는데, 리스트의 둘째딸 코지마가 후에 바그너의 2번째 아내가 되는 인물이다. 28세(1839년)때 장남 다이엘을 낳게 되면서 그녀의 질투심과 나이차로 인해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31세(1842년)에 바이마르 궁정의 음악감독 지휘자로 취임하게 되며, 36세때 러시아의 키에프에서 자선 연주회를 갖게된다. 당시 비트겐시타인 후작부인 카롤리네로부터 많은 의원금(義援金)을 받은 것을 계기로 두사람은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했으며, 후작 부인의 권유로 리스트는 연주 생활을 접고 작곡에 전념하게 된다.
 47세에 바이마르 공직에서 물러나고 그녀와 정식 결혼 허가를 위해 로마의 법황을 찾아간다. 그러나 그녀의 러시아 친척들의 반대로 두 사람은 파국을 맞게 된다. 리스트 스스로가 평가하는 `명상의 시기`에 들어가며, 수도원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수도승으로 지내게 된다.
 이 당시 `성 엘리자베트의 전설`, 피아노곡 `작은 새에게 이야기하는 아시스의 성(st.) 프란시스` 등 종교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60세에는 고국 부다페스트 음악학교 교장에 임명돼 다시 연주 활동을 하게 된다. 리스트보다 2살 연하인 바그너와의 관계는 사위 이전에 훌륭한 친구였으며, 음악적 성격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 72세에 바그너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75세에 바그너 탄생 축하 음악제에 참석해 딸 코지마를 보려 바이로드에 갔으나 그 곳에서 급성 폐렴으로 생을 마감한다.
 리스트의 작품은 상당히 많지만 정리 번호가 없어 쉽게 곡을 접하기가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크게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기악곡과 관현악에 의한 교향시로 분류할 수 있다. 피아노곡은 거의 젊을 때 작품으로 초인적인 기교를 요구했던 작품들이다. 대표곡인 `헝가리 랩소디`와 기행문과 같은 `순례의 세월`은 인상파 음악의 길을 터 놓았다. 만년의 오케스트라 작품으로는 파우스트 교향곡, 단테교향곡 등 12곡의 교향시가 있다. 표제음악적 형식과 내용을 가지면서 교향시적 음악을 확립했다고 볼 수 있다.
 ▲ 헝가리 랩소디
 피아노 독주용으로 20곡을 썼는데 그중 6곡이 관현악으로 편곡되고 14번이 피아노와 관현악으로 편곡돼 `헝가리 판타지아`로도 불린다. 헝가리 집시 마사르인의 무용풍의 `차르다시(Csardsa)`를 기본으로 했다. 느리고 쓸쓸한 느낌의 라쑤(Lassu)라는 춤과 상당히 빠른 템포의 후리스카(Friska)로 이루어졌다. 이 두형태가 특유의 헝가리 음색을 나타내고 있다.
 △추천CD 1. 조르주 치푸라(피아노) EMI 5 75374 2 / 2. 헤르베르트폰 카라얀(지휘) 베르린 필 DG 447 415-2 / 3.안탈 도라티(지휘) 런던 심포니 MERCURY 432 0 15-2
 ▲교향시 제3번 전주곡 Les Preludes
 일정한 규격에 의한 소나타 교향곡 형식에서 벗어나 철학, 미술, 문학, 풍경 등을 음악으로 묘사하는 새로운 장르의 교향시는 단일 악장으로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는 곡중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전주곡이다.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의 전주곡이 시작된다는 철학적인 뜻이 담겨 있는 곡이다.
 △추천CD : Michael Halasz(지휘), Polish National Radio Symphony Orch, NAXOS 8 550487
 ▲ 교향곡 파우스트: Faust
 교향곡은 아니고 3개의 악장으로 된 교향시로 시적 소재를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많은 음악 작품이 있지만 리스트곡 만큼 시성(詩聖)의 본질에 접근한 곡은 없을 만큼 훌륭한 곡이다.
 굧 1악장 : 파우스트 / ·2악장 : 그레트헨(순진하고 사랑스런 처녀) / ·3악장 : 메피스토 펠레스(모든 것을 부정하는)
 각 장마다 개개인의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추천CD : 솔티(지휘) 시카고 심포니 DECCA 466 751-2
 ▲단테 교향곡
 단테의 `신곡`에 바탕을 둔 2악장으로 구성된 곡으로, 제1악장 지옥(Inferno) 제2악장 연옥(Purgatorio), 제3악장에 천국을 둘 예정이었으나 바그너의 반대로 중지 했다고 함.
 ▲피아노 협주곡 1번 Eb 장조
 19세때 구상하기 시작해 38세때 완성한 곡으로 `피아노의 파가니니`답게 기교와 장대한 악상을 보여주고 있다. 3악장에 트라이앵글이 나오는 것이 독특하여 `트라이앵글 협주곡`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추천CD 1.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피아노), 키릴 콘드라신(지휘), 런던 심포니, 필립스 434 163-2 / 2.마르타 아르헤리치(피아노) 클라우디 아바도(지휘), 런던 심포니 DG 449 719-2
 ▲피아노 소나타 b단조
 43세 작품으로 슈만에게 헌정했다. 숙명의 힘에 저항하는 인간의 투쟁을 표현했으며 마지막에는 무력해지는 인간의 단면을 나타낸곡.
 △추천CD 1.NIKOLAI DEMIDENKO(피아노), helios CPH 55184 / 2.에밀 길레스(피아노) RCA 09026-61614-2
 ▲파가니니에 의한 초절기교 연습곡 S 140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난곡을 피아노로 편곡한 곡(6곡으로 구성), 3번째곡 La Campanella가 유명하다.
 △추천CD 1.클라우디오 아라우(P) Nikita Magaloff(P), 필립스 4737 456 3392-2(2CD) / 2.조지 볼레트(P), DECCA 444 851-2
 ▲피아노 소곡 : 순례의 해(Annees de Pelerinage)
 전 4곡 26곡의 피아노 소곡집
 1835년부터 스위스로 사랑의 도피를 했던 시절 복잡한 세속을 떠나 편안한 마음으로 창작한 작품.
 굧 제1년 스위스 / ·제2년 이탈리아, 2년 보유(보충) / ·제3년 안젤루스 등
 △추천CD : LAZAR BERMAN(피아노) DG 471 447-2(3CD)-----------------------------------------------
◇김윤호 원장 약력
△63년 이화경향 콩쿨 입상 (첼로)
△65년 서울시교향악단과 협연
△한양의대 오케스트라 `CHIRON` 초대단장
△77년 한양의대 졸업
△87년 김윤호 내과의원 개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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