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노출된 지역 거주 산모에서 태어난 자녀, 텔로미어 길이 짧아

산모가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태어날 자녀의 노화도 그만큼 빠르게 진행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롬비아대학 Frederica Perera 교수팀이 JAMA Pediatrics 10월 16일자 온라인판에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 수치가 PM 2.5 이상인 도시 지역에 거주 중인 산모에서 태어난 자녀 641명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텔로미어 길이 차이를 비교·분석했다.

텔로미어는 체내 노화시계로도 불리는데, 염색체 밀단 부분에 해당하는 DNA 염기서열로 세포분열에 따라 계속 짧아져 어느 시점부터는 더는 짧아지지 않는다.

이때 세포분열이 멈추고 노화와 수명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결과 오염물질에 많이 노출된 산모에서 태어난 자녀의 텔로미어 길이가 더 짧고 끝이 마모됐음을 확인했다.

특히 산모가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가 5ug 증가할 때마다 자녀의 텔로미어 길이는 제대혈 내에서 8.8% 태반에서는 13.2% 더 짧아졌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아울러 미세먼지 노출로 인해 텔로미어 손상 정도가 심했을 때는 태아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알려진 임신 4~6개월 때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만으로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노출만으로 모든 자녀의 노화를 촉진시킨다고 볼 수 없다"면서 "다만 미세먼지가 태아의 DNA 등에 악영향을 끼치는 점은 분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뇌 노화의 주범

한편 미세먼지가 태아 뿐만 아니라 고령의 뇌도 급격히 퇴화시킨다는 보고가 있어 눈길을 끈다(Stroke 4월 23일자 온라인판).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커네스 의료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Elissa H. Wilker 박사팀이 1995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보스톤, 뉴욕 등에 거주한 이력이 있는 뇌졸중 또는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60세 이상 성인 900여 명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대상군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뇌를 촬영했다. 여기에 더해 대상군의 주거지 도로 인접 여부, 주변의 대기속, 뇌용적, 해마부피, 초미세먼지(fine particulate matter, PM2.5) 등을 조사해 대기오염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봤다.

분석결과 PM 2.5에 장기간 노출될 수록 뇌 크기가 약 32% 감소했고, 무증상 뇌경색 발병 위험도는 46% 가까이 상승했다.

아울러 오염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과 비교했을 때 뇌 용적 손실률이 더 높았다. 즉 오염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한 노인의 뇌가 1년 더 빨리 퇴화했다는 것.

Wilker 박사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장기간 노출되면 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노인의 경우 대기오염 농도가 낮아도 건강에 직격타가 될 수 있음을 각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무증상 뇌경색은 더욱 악화되면 인기지능저하와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데, 대기오염 노출 정도가 심해지면 이 같은 질환 발병 위험도가 그만큼 증가할 것"이라면서 "대기오염에 따른 뇌 수축, 뇌졸중, 치매 등을 더욱 포괄적으로 연구해 더 많은 위험요인을 찾을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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