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원인 입증 안돼…다른 요인 있을 수도


 항우울제와 청소년 자살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우울증 청소년의 자살성향 증가가 약물로부터 기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보건과학센터 로버트 발럭 교수팀은 `CNS Drugs(2004;18:1119-1132)룑 최근호에 이같은 조사내용을 발표,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우울증 청소년들이 약물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보다 더 자살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우울증의 심각성 정도와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여타 요인들을 면밀히 검토하면 약물이 원인은 아니라는 판단에 이르게 된다"고 밝혔다.
 미국 CBS 방송보도에 인용된 발럭 박사의 발표에 의하면, 6개월 또는 그 이상 항우울제를 복용한 어린이들에서는 자살성향이 오히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항우울제와 자살성향의 상관관계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 "하지만 자살시도를 유발하는 모든 요인들을 제거하게 되면 둘 사이의 상관관계는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항우울증제가 우울증 청소년의 자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제임스 케이 교수는(보스턴의대) "항우울증 치료 이후에 자살성향이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이전 연구와 일치하지만, 약물이 자살시도를 자극하는지 아니면 약물치료 시점의 환자들이 중증의 최악단계에 있었는지 등 여타 요인에 대한 명확한 입증은 아직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약물 보다는 여러 다른 요인쪽에 무게를 두는 견해에 가깝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연구에 참여한 앤 리비 박사는 항우울증제 치료를 마친 청소년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자살성향이 적게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분석대상 중 최소 6개월(치료완료) 동안 항우울증제 치료를 지속할 경우 자살위험이 66%까지 감소하기도 했다.
 한편, 12~18세 우울증 청소년 2만4000명에 대한 처방약 보험청구 내역을 분석한 이번 연구에서는 의사들이 청소년 환자의 3분의 1 정도에게 항우울증제를 처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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