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활용 고도의료기술 접근성 높인다

전문병원은 전문·표준화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신속·정확하게 제공하고 고난이도의 의료기술을 집중적으로 제공하게 되는데,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21개 병원들은 오랜기간 진료 경험과 과별간 협진체계 등을 통해 대학병원 수준의 전문치료를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 도입은 의협이 6개 전문과목에 대해 `특정질환`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개원가의 존립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은 여전할 전망이다.
 중소병원은 현재 의료전달체계 중간단계의 의료공급주체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치열한 경쟁과 함께 역할을 충분히 담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병원이나 지금까지 전문병원을 표방하고 있는 병원들을 `전문병원`으로 기능전환·육성을 하여 대형병원과 의원에 대응하여 경쟁력을 갖춰 본래의 역할을 수행토록 하자는 것이 이 제도의 목적.
 복지부는 의원은 간단한 질병치료, 전문병원은 특정질환의 전문 의료서비스 제공, 대형병원은 고난이도 질환의 치료·교육·연구 중심으로 기능을 설정, 효과적인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표>.



또 전문병원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중소병원의 경우 `의료법에 따른 진료과목 의무개설` 등으로 인해 병원관리 및 시설운영이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판단, 이 제도를 통해 전공의 및 수가 지원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국민들의 경제수준 향상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 정보화 발달로 의료 지식 향상, 가격보다는 서비스 질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소규모 병원에서도 고도의 표준화된 의료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전문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전공의 기피 또는 국가정책적으로 필요한 진료과목을 전문병원으로 집중 육성하여 진료과별 의료인력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전문병원제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은 의료신임평가위원회의 평가와 인정을 통해 운영되며, 2~3년 단위의 주기적 평가 실시등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도시지역 중소병원 경영전략의 하나로 등장했는데, 별도의 시설·인력기준, 차별화된 수가 적용, 전공의 교육병원 인정등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복지부는 내년 6월30일까지 1년간 시범사업을 통해 전문병원 인정기준의 적정성 및 경제적 효과등을 분석, 제도 도입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시범사업에는 외과(대장질환):송도병원·한솔병원, 신경외과(척추질환):우리들병원·21세기병원, 정형외과(관절질환):장산의료재단 이춘택병원·세일병원·서울성심병원·현대병원, 산부인과(산부인과질환):미즈메디병원·산본제일병원·효성병원·울산보람병원, 안과(안과질환):건양의료재단 김안과병원·한길의료재단 한길안과병원, 소아과(소아과질환):소화아동병원·미래아동병원, 심장질환:부천세종병원, 뇌혈관질환:명지성모병원, 화상질환:베스티안병원·하나병원, 알코올질환:다사랑병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 추진 일지

 이 제도는 의원과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나뉘어, 의료전달체계상 2차기관인 중소병원 역할이 애매해지면서 의료자원의 과잉공급과 수급불균형이 이뤄졌고 특히 중소병원 진료 전문화와 경영악화에 따른 대안의 필요성으로 제기되면서 1990년대부터 도입이 논의됐다.
 이어 지난 2003년 `전문병원 제도도입에 관한 연구(보건산업진흥원·인제대)`가 나오면서 논의에 불을 당겼고 그해 9월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섭 의원에 의해 전문병원 도입을 위한 의료법개정이 추진됐으나 법안심사소위에서 시범사업 실시후 도입방안을 검토키로 하고 법 마련은 뒤로 미뤄졌다.
 복지부와 병협은 지난 3월 11개 병원을 대상으로 특정진료과목 또는 특정질환 표방 병원 실태조사를 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보건복지부는 4월 전문병원 시범사업 계획(안)을 발표했다.
 5월엔 정부·학계·연구기관·의료계·건보공단·심평원·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발족되고 이 위원회에서 시범사업 대상 의료기관의 범위 등 지정기준을 심의·의결하도록 하면서 궤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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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질환 전문병원-강서미즈메디
단일과목 진료실적만 기준 삼는 건 불합리

 "시범사업 참여병원이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전문병원으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달부터 시행되고 있는 전문병원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병원은 모두 21곳. 6개 전문과목과 4개 특정질환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이 제도는 이미 `전문병원`을 표방해왔던 중소 및 종합병원이 참여, 시범사업을 위한 새로운 투자보다는 보완과 체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산부인과질환 전문병원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강서미즈메디병원(원장 정규병)도 마찬가지. 시범기관에 선정된 것을 홈페이지에 소개한 것을 제외하고는 눈에 띌만한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
 이 병원은 강남 미즈메디병원부터 50년 역사의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전국 50여 곳에 이르는 산부인과 전문병원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의료기관 중 한곳이다.
 미즈메디병원이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전문병원제도 도입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이번 사업에 참여를 결정한 것은 산부인과 영역에서 인력과 장비를 갖춰 새로운 자원의 중복투자없이 양질의 진료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 특히 임상이나 연구면에서 대학병원 그 이상의 성적을 보이고 있어 국가의 다양한 정책지원(전공의 및 수가지원)은 곧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 양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병원은 황우석 교수팀이 난치병 환자로부터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할 수 있도록 공동연구자로 적극적인 활동을 했으며, 체외수정·미세조작수정·미성숙난자이용한 수정·냉동난자 및 정자를 이용한 수정 등 불임환자 치료, 15종류의 인간배아줄기세포주를 확립, 국내외 연구진에 제공하는 등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지명도가 높다.
 병원은 현재 분기별로 환자진료·경영실적등 분석 및 평가자료를 제출하기 위한 자료준비를 갖추어 나가고 있으며, 세브란스병원과 모·자관계를 맺고 양질의 선택·집중된 표준화된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시범운영을 하면서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노성일 이사장은 특정진료과목 또는 질환자의 진료실적이 총진료실적의 60% 이상 이어야 한다는 기준과 관련 산부인과·소아과 환자가 67%에 이르고 있으나 산부인과만 보면 50%를 약간 밑돌고 있어 다음에 탈락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산부인과 전문병원은 신생아도 볼 수 있는 소아과와 여성건강의 또 다른 축인 비뇨기과가 함께 있어야 한다며, 단일 전문과목 환자수 기준의 개선을 희망했다. 또 임상과별 기준을 환자수로 할 것인지, 총진료수익으로 할 것인지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실적으로 개인이 운영하는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 공동개원을 통한 전문병원 설립, 또는 법인·타인 자본의 도움을 받아 개원하는 영리의료법인을 함께 묶어 전문병원제도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개원의들에게 시설장비를 개방하는 개방병원제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부인과전문병원으로서 이 기관은 의료인에 대한 교육과 학습활동 강화, 의학도서관을 통한 최신 저널 제공, 리서치 참여, 환자와 산모교육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주산기, 일반부인과 및 부인비뇨기과, 불임, 타과 진료와의 협진 등으로 나눠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미즈메디병원은 산부인과 소아과 내과 비뇨기과 가정의학과 등에서 430명의 직원(의사 61명 중 산부인과 전문의 23명, 간호사 190명)이 하루 평균 110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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