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S 세포 이용 파킨슨병 증상 개선, 원숭이 실험 한계점 지적도 나와

일본 연구진이 역분화줄기세포(iPS 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일본 교토대학 Jun Takahashi 교수팀이 Nature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파킨슨병 유사질환을 앓는 원숭이들에게 iPS 세포를 이식했더니, 증상이 개선됐고 부작용도 없었다"고 밝힌 것이다(Nature 548, 592-596(31 August 2017).

 

유도만능줄기세포라고도 불리는 역분화줄기세포는 성인의 피부나 혈액 등 이미 어른이 된 자기 자신의 세포를 거꾸로 되돌려 미분화 상태의 세포로 역분화시켜서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전분화능을 가지게 된 세포를 말한다.

이 경우 타인의 난자를 사용하는 데 따른 윤리적인 문제가 없고, 체세포로부터 복제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환자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세포로 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되는 세포다. 2012년도에는 역분화 기술에 노벨의학상이 수여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Takahashi 교수팀은 역분화줄기세포를 파킨슨병에 어떻게 적용했을까?

논문에 따르면 파킨슨병이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해 발생하는 뇌 신경 질환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iPS 세포가 사멸한 도파민 신경세포를 대체해 파킨슨병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등에서 추출한 iPS 세포를 도파민 생성 세포로 다시 만들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원숭이의 뇌에 이식한 후 2년간 추적·관찰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원숭이 뇌에 이식된 도파민 생성세포들이 2년 이상 생존했으며, 이식된 세포들이 종양을 형성한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

치료 효과를 평가한 결과에서도 파킨슨병의 주된 증상들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는데, 증상 개선도를 측정한 척도에서 줄기세포를 이식한 후 점수가 10.4점에서 최대 53.6점까지 상승했다. 2년 뒤 줄기세포 치료 효능이 떨어지거나, 면역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현재 연구팀은 내년 말을 기점으로 임상시험을 계획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배아줄기세포 이용…윤리문제 무시 못 해

중국 연구진도 올해 초부터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치료의 효능 및 안전성 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국 정저두 대학 Pei Xuetao 교수팀이 주도하는 이번 연구는 2015년 중국에서 새롭게 마련된 배아줄기세포 치료 연구 규제 하에 이뤄지는 첫 번째 연구다.

그동안 중국은 규제가 잘 형성돼 있지 않은 틈을 타 승인되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들이 성행했다. 이 때문에 2015년부터 줄기세포 임상시험을 시행하는 모든 병원은 정부가 승인한 베아줄기세포주만을 사용해야 하며, 병원 내 심의를 거친 후 연구 진행이 가능하다.

중국 당국 임상 조건을 모두 충족한 Xuetao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뉴런전구세포(neuronal precursor cell)를 파킨슨병 환자 뇌에 주입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과거 원숭이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절반의 치료 성공을 보였다.

파킨슨병 증상을 동반한 원숭이 16마리에게 줄기세포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다시 만들어 주입했다. 그 결과 초기에는 원숭이 16마리 중 15마리에서 증상 개선도가 전혀 없었지만, 1년이 지난 후 이들 원숭이의 뇌를 다시 검사했더니,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되지 않고 생존해 증상 역시 절반 가까이 완화됐음을 확인했다.

원숭이 실험 한계 있다…효능 단정짓기 일러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일 연구팀의 원숭이 실험에 한계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한림의대 민영기 교수(강남성심병원 신경과)는 "원숭이 같은 영장류 실험의 경우 비용이 굉장히 비싼 만큼 소수의 대상(10마리 내외)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만큼 치료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줄기세포치료의 단기 효능도 언급했다.

민 교수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파킨슨병 치료는 수십 년 전부터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실패했다. 이유는 줄기세포 효능이 아주 단기간 밖에 못가고 면역 반응, 변이 등의 부작용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줄기세포 치료 가능성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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