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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②] '새장'에 갇힌 주치의제도개원가 여전히 반대 "국내 현실과 괴리" ... "충분한 진료시간으로 라포 형성 우선돼야"
박선재 ·고신정 기자  |  sunjae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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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07.25  12: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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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패러다임 열어줄 열쇠는 어디에

- 표류하는 정부 시범사업, 의료계 왜 망설이나?                 

2. 새장에 갇힌 주치의제도 

3. "지불제도 바꿔야 예방의료로 나아갈 수 있다"
   -정가정의원 정명관 원장                          

   
▲ GF소아과 김우성 원장은병원이 치료만 해주는 공간이 아니라 건강증진(Health Promotion), 건강유지(Maintenance), 질병예방(Prevention)의 의 3가지 콘셉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치료에서 예방·관리로 가는 길목에 '주치의제도'가 있다. 그러나 주치의제도라는 용어에 발목이 잡혀 '새장 속에 갇힌 새'가 되고 말았다. 가정의학과 의사들은 조금의 온도차가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 목소리를 낸다. 반면 그 외 다수 개원의는 주치의라는 단어만으로도 알레르기반응을 보인다. 

가톨릭의대 이재호 교수는 일차의료를 강화하면서 주치의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변화의 완성이라고 주장했다. 정가정의원 정명관 원장도 행위별수가제에서 일정 부분 인두제 요소를 가미하고 포괄수가제를 도입해 결국에는 지역총액예산제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지금과 같은 자영업자 형태의 개원가나 병원은 아파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만 보게 된다. 아프더라도 병원에 오지 못하는 환자, 현재는 아프지 않지만 건강 위험요소가 있는 환자는 제외되는 것"이라며 주치의제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치의는 만성질병이 있는 사람, 질병에 걸릴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 건강한 사람으로 나눠 각각에 맞는 최선의 치료와 예방 활동을 모색할 것"이라며 "주치의 모형에서는 환자가 적을수록 병원이 이익이고 아무리 환자가 많이 오더라도 병원에 이익이 되지 않고 오히려 손해가 되므로 예방에 더 주력할 동기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현 상황에서 주치의제도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 

의협은 오랫동안 주치의제도를 반대해왔다. 주치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기에 아직 사회적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김형수 연구조정실장은 "주치의라는 용어를 쓰기에는 우리 사회가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며 "이는 의사, 환자 모두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금은 그냥 환자가 느끼기에 편한 의사, 자신에게 잘 맞는 의사를 찾아가는 형태"라며 "이를 갑자기 틀로 묶어버리면 의사도, 환자도 모두 불편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실과 괴리가 있는 주치의제도를 무리하게 도입하기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의협의 주장이다.  

김 실장은 "현 프레임에서 주치의제도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나 다름없다. 생각이 다르니 모두 다른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우리 의료문화를 볼 때, 공급자에 초점을 맞춰 억지로 환자를 선택·등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환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의사를 찾아가도록 하고 정부는 그에 필요한 적절한 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환자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좋은 의사를 찾아가고, 의사는 찾아온 환자와 충분한 시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라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면 굳이 주치의라는 이름과 제도를 이식하지 않아도, 그와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의사와 환자가 충분히 대화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마련된다면, 그 이름이 주치의가 되든 단골의사가 되든 무관하다"며 "일각에서 얘기하는 주치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지만, 최소한 지금보다 나아지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차의료기관, 의료체계 문지기·조정자로서 역할 필요"

한림의대 조정진 교수(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의 시각도 이와 비슷하다.

조 교수는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분야에 대한 명의가 아니라, 자신의 곁에서 꾸준히 자신을 관리해 줄 의사"라며 "때문에 자신을 잘 아는 동네의사가 환자를 전담해 관리하는 주치의 제도는 개념적으로만 보자면 굉장히 좋은 얘기"라고 평했다.

다만 국내 의료현실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조 교수의 생각이다. 주치의제도 개념을 살려 나가되 조금씩 변화를 꾀하는 방식이 더 나은 접근법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다. 

조 교수는 "다른 나라처럼 모든 환자가 반드시 주치의 등록을 하고 주치의 병원 또는 주치의가 정해주는 병원을 이용하도록 하는 방식은, 그간의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저항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일차의료기관이 의료전달체계의 문지기이자 조정자로서 역할을 하게 하고, 환자가 자발적으로 단골의사를 정해 의사의 내비게이션을 받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일차의료 영역에서 일차진료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진료나 교육 등을 연계하는 조정자, 관리자로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 조언을 제공함으로써 의료기관 선택 등에 있어 환자의 갈등을 줄여줄 수 있다"며 "의사와 환자 간 신뢰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의사가 환자와 길게 대화하며 관계를 만들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랫동안 주치의제도를 반대해온 의협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란 냉정한 시선도 있다. 

가톨릭의대 이재호 교수는 이미 시장 영향력에 잠식돼 있어 의협이나 개원의들을 설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봤다. 

이 교수는 "정부는 의사들이 반대한다는 핑계를 들면서 주치의제도를 미뤄왔다. 정부가 이들을 설득해 제도를 시행하려는 것은 권위주의 정책이고 반발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의료계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여론형성을 통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는 시작됐다…패러다임 시프트 선도하는 개원가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있다. 치료에서 예방으로 가는 패러다임이든, 주치의제도나 단골의사 등 이름과 무관하게 소아청소년과, 내과, 치과 등을 중심으로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 서울방배동에 있는 GF소아과는 건강한 아이와 아픈 아이를 구분해 진료를 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GF소아과 김우성 원장은 건강한 아이와 아픈 아이를 구분해 진료하는 통로를 만들어 의료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주인공이다.

김 원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진료실 옆에 공간을 만들어 엄마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신생아 돌보기, 영양, 발육 등을 교육하고, 현장에서 엄마들의 고민을 듣는 시간도 진행한다. GF소아과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직접 교육을 이끌어간다. 

김 원장은 병원이 치료만 해주는 공간이 아니라 건강증진(Health Promotion), 건강유지(Maintenance), 질병예방(Prevention)의 의 3가지 콘셉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Health PMP 개념이라고. 

   
▲ GF소아과는 병원에서 영양사를 채용해 이유식 만들기, 건강강좌 등 예방 진료를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어쩔 수 없는 우리나라 특수성 때문에 질병 치료로 돈을 벌지만 병원은 Health PMP 개념으로 지역 커뮤니티 아이들의 건강을 유지, 증진, 예방해야 그 병원의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에서 별도로 영양사를 채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고정비용이 들어 현실적으로 어렵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병원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콘셉트라 고집하고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가장 어려운 점은 수가와 수익의 문제"라며 "정부에서 교육과 예방사업에 대해서 수익이 분명히 나는 부분이 있는데도 그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지 않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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