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질 나쁘면 뇌 속 노폐물 쌓이면서, 뇌세포 손상 염증 생성

 

미 연구진이 수면장애와 치매의 연관성을 입증할 새로운 근거를 찾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위스콘신대학 Barbara Bendlin 교수팀이 Neurology 7월 5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수면의 질이 나쁘면 뇌 속 노폐물이 쌓여 치매 발병 위험도 그만큼 상승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위스콘신대학 치매 예방 프로젝트에 등록된 성인 101명을 무작위로 추려내, 설문조사 및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했다. 대상군의 평균나이는 63세였으며,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건강한 성인이었다. 

대상군에 제공된 설문지 중 1개는 실제 수면장애 진단을 위해 쓰이는 평가척도로, 12개의 질문으로 현재 환자의 수면의 질 평가가 가능하게 돼 있다. 

또 다른 질문서인 Epworth Sleepiness Scale (ESS)는 졸음을 초래할 수 있는 8가지 상황을 설정하고, 각 상황에 따른 졸음의 정도를 4단계로 선택할 수 있게 구성돼 졸음의 전반적인 평가가 가능한 주간 졸음 자가평가방법이다. 11점 이상이면 비정상적인 과다 졸음으로 판정한다는 게 연구팀의 부연이다. 

연구팀이 설문지와 뇌척수액 검사결과를 종합 분석했더니, 수면의 질이 매우 나쁜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특히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낮에 자주 졸려 하는 등의 증상도 치매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성인의 경우 치매 발병 원인 단백질로 꼽히는 타우 등이 뇌에 축적돼 있었고, 뇌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염증 역시 발견됐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수면 부족…노화, 인지기능 저하 촉진하는 세포 활동 촉진 

국내 연구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수면 부족이 인기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기전을 밝혀냈다(Neuroscience 2015; 301:403-14).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 시간을 개인차가 크긴 하지만 대개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 게 된다.

문제는 수면 부족 상태가 장기간 지속할 경우, 인지기능과 면역력이 감소하면서 감염성 질환과 당뇨병 암 등 각종 질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데 있다. 노인에서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도 그러한 영향이 크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연구는 먼저 낮과 밤이 정반대로 바뀐 환경에서 실험쥐가 4주간 지내도록 한 뒤 96시간 동안 깊은 잠을 자지 못하게 유도했다. 주변이 물로 둘러싸인 가운데 지역에 화분을 뒤집어 높은 섬 같은 환경을 만들어 놓고, 쥐들이 렘(REM)수면에 빠지면 중심을 잃고 물속에 빠지게 하는 방식이다. 

총 5일간 5번에 걸쳐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정상 대조군보다 수면 부족 상태에 있는 그룹이 섬을 찾기까지 걸린 시간과 탐색 중 오류, 경로의 길이, 수영속도는 모든 면에서 수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수면 부족 상태인 그룹에서는 해마의 염증세포 반응을 비롯해 산화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4-hydroxynonena(4-HEEL)와 7, 8-dihydro-8-Oxo-deoxyguanosine(8-Oxo-DG) 수치도 증가했다.

산화스트레스가 체내 지속해서 쌓이면 세포가 손상되면서 면역체계가 약화하기 때문에 암 등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고 노화를 촉진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 교수는 "수면결핍이 뇌세포에 산화 스트레스성 염증반응을 유도하고 신경세포에 FMRP 표현을 감소시킨다"면서 "이는 인지기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치매, 자폐와 같은 신경질환 발생과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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