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에 한상철 부사장 선임...성석제 대표이사, 제일약품 대표이사 유지
제일약품이 지주사 전환 막차에 올랐다.

제일약품은 1일 이사회를 열고 오너 3세인 한상철 부사장을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제일약품(신설법인)의 대표이사에 성석제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2일 공시했다.
투자사업부문을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로, 의약품 사업부문을 ‘제일약품(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한 것이다.
제일약품은 “경영효율성 및 투명성을 극대화하여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를 확립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핵심역량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사업부문의 전문화를 통하여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할 것”이라며 “지배구조 체계 변경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달성하고,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전환 요건 강화 전에 전환하자”
제일약품이 이처럼 지주사 전환을 서두른 데는 오는 7월 강화되는 지주사 요건 강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4월 제일약품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6월 1일자로 지주사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강화되는 공정거래법은 자산기준이 현행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된다.
이 때문에 제일약품은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승인받기 위한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 ▲상장 자회사 20%, 비상장 자회사 40% 지분 보유 등의 기준 충족을 위한 행보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일파마홀딩스가 갖고 있는 신설 제일약품의 지분율은 14.2%에 불과하기 때문.
제일파마홀딩스는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20% 이상 보유해야 하는 현행 기준 요건을 갖추기 위해 신설되는 제일약품과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약품, 본격적 오너 3세 경영 시작?
한편, 제일약품은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토대로 본격적인 오너 3세 경영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란, 종속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사업활동을 지배하는 핵심 회사다. 지주사 전환은 통상적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확대되는 만큼, 경영권 승계의 기초 작업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제일파마홀딩스에 새롭게 대표이사로 부임한 한상철 제일약품 전 제일약품 부사장은 한승수 회장의 장남이자 故 한원석 창업주의 손자다.
한 신임 대표이사는 미국 로체스터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친 후 2007년 제일약품 마케팅 이사로 입사, 마케팅본부 상무이사, 경영기획실 전무이사 등을 맡으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다만, 아직까지 한 신임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많지 않은 게 약점으로 꼽힌다.
제일약품에 따르면 한승수 회장은 총 405만 1400주를 보유, 27.28%의 지분율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상철 신임 대표이사는 4.66%(69만 2430주)로, 채 5%를 넘지 않는다.
비록 한승수 회장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43.5%에 달하는 상황이지만, 한상철 신임 대표이사의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하는 등 조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제일파마홀딩스는 오는 7월 17일 변경상장되며, 신설법인으로 재탄생하는 제일약품은 재상장된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제일약품 주식 1주당 0.71주의 주식을 배정받게 되며, 신주는 오는 7월 14일 교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