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E 2017년 이상지질혈증 관리 가이드라인 발표, "극위험군 LDL-C 목표치는 55mg/dL 미만"

심혈관질환 위험 분류에서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우두머리인 위험군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보다 더 위험하다고 정의한 새로운 위험군이 등장하면서 지질관리 전략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기존 심혈관질환 위험 분류에 '극위험군(extreme risk)'을 추가한 '이상지질혈증 관리 및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Endocr Pract 2017;23(Suppl 2):1-87). 2012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저위험군 △중등도 위험군 △고위험군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했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위험 수준이 더 높은 환자군을 추가한 것이다.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서는 극위험군의 명확한 정의 및 치료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2월 발표된 'AACE 제2형 당뇨병 관리 알고리듬'에서 심혈관질환 극위험군인 당뇨병 환자의 치료전략을 간략하게 정리한 데 이어(Endocr Pract 2017;23(2):207-238), 포괄적인 치료전략을 명시한 것이다.

특히 전체 환자군의 LDL-콜레스테롤(LDL-C) 목표치를 이전 가이드라인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이번 가이드라인은 임상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극위험군 LDL-C 목표치 '55mg/dL 미만' 첫 제시

AACE에서 정의한 심혈관질환 극위험군은 LDL-C를 70mg/dL 미만으로 조절한 후에도 불안정 협심증을 포함한 진행성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다. 당뇨병, 3기 또는 4기 만성콩팥병,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동반된 심혈관질환 환자도 여기에 해당된다. 아울러 조기 심혈관질환 발병 가족력이 있는 55세 미만 남성 또는 65세 미만 여성도 극위험군에 속한다.

이들의 치료 목표는 LDL-C, 비 HDL-콜레스테롤(non HDL-C), 아포지질단백질(Apo) B로 세분화해 제시했다. 2012년 가이드라인에서는 LDL-C 목표치만 명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LDL-C뿐만 아니라 다른 요인들의 중요도가 커진 셈이다.

구체적으로 극위험군의 LDL-C 목표치는 55mg/dL 미만으로 권고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가장 높은 위험군이었던 초고위험군의 LDL-C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주문했지만, 극위험군은 이보다 더 강력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비 HDL-C 목표치는 80mg/dL 미만, Apo B 목표치는 70mg/dL 미만으로 제시했다.

AACE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태스크포스을 이끈 Paul Jellinger 의장은 "그동안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가 LDL-C를 더욱 낮춰야 한다고 제시했지만 이를 권고한 가이드라인은 없었다"며 "LDL-C를 기존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으로 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가이드라인의 의미를 강조했다.

비스타틴 계열 연구로 강력한 LDL-C 저하요법 혜택 입증

그렇다면 심혈관질환 위험군에 극위험군이 새롭게 추가되고 강력한 LDL-C 저하요법에 힘이 실린 근거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비스타틴 계열 관련 임상시험의 공이 크다. 특히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심혈관질환 이차 예방 효과를 입증한 IMPROVE-IT 연구가 가이드라인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것이 AACE의 설명이다.

IMPROVE-IT 결과를 살펴보면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 시 스타틴 단독요법과 비교해 평균 LDL-C를 53mg/dL까지 더 낮췄고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6.4% 감소했다(N Engl J Med 2015;372:2387-2397). 

Jellinger 의장은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스타틴으로 LDL-C를 강력하게 조절한 환자군에서 예후가 좋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IMPROVE-IT 연구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 시 심혈관질환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음을 증명했다. 즉 LDL-C를 '낮추면 낮출수록 좋다'는 전략을 입증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제66차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FOURIER 연구도 이번 권고안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PCSK9 억제제인 에볼로쿠맙과 스타틴을 병용해 48주간 치료한 결과 LDL-C를 평균 30mg/dL 미만으로 낮추더라도 위약 대비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평균 59% 감소했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 극위험군 치료는 고용량 스타틴을 투약하거나 스타틴을 기반으로 에제티미브 또는 PCSK9 억제제를 병용할 것을 권고했다.

심혈관질환 위험군 LDL-C 목표치, 2012년보다 하향 조정

강력하게 LDL-C를 조절해야 한다는 기조는 극위험군뿐만 아니라 모든 위험군에게 적용된다. 전체적으로 지난 2012년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LDL-C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고 비 HDL-C, Apo B 목표치를 추가로 제시했다.

먼저 심혈관질환 저위험군의 LDL-C 목표치는 160mg/dL 미만에서 130mg/dL 미만으로 낮아졌다. 새롭게 권고된 비 HDL-C 목표치는 160mg/dL 미만으로 주문했다. Apo B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중등도 위험군의 LDL-C 목표치는 이전 130mg/dL 미만에서 100mg/dL 미만으로 조절했고 비 HDL-C는 130mg/dL 미만, Apo B는 90mg/dL 미만으로 권고했다. 고위험군의 LDL-C, 비 HDL-C, Apo B 목표치는 중등도 위험군과 동일하다.

아울러 기존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높은 위험군이었던 초고위험군의 LDL-C 목표치는 변동 없이 70mg/dL 미만으로 제시했다. 비 HDL-C 및 Apo B 목표치는 각각 100mg/dL 미만, 80mg/dL 미만으로 권고했다.

한편 2012년 가이드라인에서 명시했던 중고위험군(moderately high risk)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됐다.

AACE의 Pauline M Camacho 회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은 전체적으로 LDL-C를 강력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며 "최근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가이드라인과 다른 기준을 제시한 중요한 성명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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