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Simvastatin+Fenofibrate 복합요법의 효과”

▲ 고광곤
가천의대 교수
길병원 심장내과

이상지질혈증은 심혈관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2013년도에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우리나라의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자료에 의하면 LDL-C 160 mg/dL 이상 또는 콜레스테롤 저해제를 복용 중인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15.5%, 중성지방이 200 mg/dL 이상인 고중성지방혈증의 유병률은 18.6%, HDL-C 40 mg/dL 미만인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28.4%이다. 일찍부터 LDL-C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임은 잘 알려졌고, statin 제제를 사용하여 LDL-C를 감소시키면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도 많은 무작위 임상연구에서 입증되었다.
Statin 제제의 LDL-C 감소 효과는 용량의존적이지만 statin을 두 배로 증량 해도 약 6%만의 LDL-C를 감소시킨다. 또한, statin 약물을 증량할 경우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도가 증가한다. 에디포넥틴(adiponectin)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서 에너지 대사와 더불어 인슐린 저항성을 조절하며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의 연관성에 관여하는데, 당뇨병 및 허혈성 심질환 환자에서 에디포넥틴이 감소되어 있음이 증명된 바 있다. 따라서 에디포넥틴은 인슐린 저항성 발생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한편 에디포넥틴은 항동맥경화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고 교수 연구에 의하면 statin 제제는 용량에 의존하여 고용량일수록 인슐린 분비를 감소시키고 혈장 에디포넥틴을 감소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며, 당대사를 악화시켜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그림 1). 따라서 무조건 고용량의 statin 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또한, statin 제제를 복용한다 하더라도 약 50% 이상에서는 여전히 심혈관사건이 발생한다. 이는 statin이 심혈관 잔여 위험인자를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대표적인 심혈관 잔여 위험인자로는 대사증후군의 구성요소인 복부비만, 인슐린 저항성, 고중성지방혈증 등이 있다. 과거에는 저HDL콜레스테롤혈증도 잔여 위험인자로 간주되었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중성지방이 풍부한 지단백(triglycerides-rich lipoprotein)이 중요한 잔여 위험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성지방이 풍부한 지단백을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아 혈중 중성지방 수치로 대체하곤 한다. Statin 제제는 LDL-C 감소에는 좋은 효과를 보이나 중성지방 감소에는 다소 미약한 효과를 보인다. 강력한 중성지방 감소 효과를 나타내는 약제로는 fenofibrate가 있는데, 고 교수 연구 결과에 의하면 fenofibrate는 혈장 에디포넥틴을 증가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킨다(그림 2).

 

 

고 교수의 '복합형 고지혈증 환자에서 fenofibrate/atorvastatin 복합요법의 효과'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atorvastatin은 혈장 에디포넥틴을 증가시키지 못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지 못하였지만, 복합요법은 혈장 에디포넥틴을 증가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켰을 뿐만 아니라 LDL-C 및 중성지방 수치도 현저히 감소시켰다(그림 3).

 

 


실제 대규모 임상연구인 VA-HIT 연구†에서 fenofibrate는 LDL-C를 감소시키지는 않았지만 중성지방을 감소시키고 HDL-C를 증가시킴으로써 허혈성 심질환의 발생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최근의 statin을 사용한 무작위 임상연구(PROVE IT-TIMI 22, MIRACL, dal-OUTCOMES)에서도 LDL-C 수치에 상관 없이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환자군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낮은 환자군 대비 심혈관 사건이 훨씬 많이 발생하였다. FIELD 연구의 하위 분석에서도 만성 신장질환이 심할수록 심혈관 사건이 많이 발생하였지만, fenofibrate 사용군에서 위약군 대비 심혈관 사건이 적게 발생하였다.
하지만, statin만큼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약물은 없다. 따라서 statin 제제 중 임상 연구에 가장 많이 사용되어 효과가 입증된 simvastatin을 중심으로 fenofibrate를 추가한 병용요법을 사용한 대단위 무작위 임상연구가 진행되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ACCORD 연구의 하위 분석 결과, simvastatin이 LDL-C 수치를 81 mg/dL 감소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중성지방이 209 mg/dL 이상, HDL-C가 35 mg/dL 이하인 환자에서 심혈관 사건이 70% 많이 발생하였다. 반면 동일한 환자군에서 fenofibrate를 추가한 병용요법군의 경우 심혈관 사건 발생이 31% 감소하였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명을 일으키는 망막병변의 진행을 막기 위한 ACCORD EYE 연구에서 인슐린 치료군과 고혈압 치료군에서는 망막병변의 진행을 막지 못했지만, simvastatin/fenofibrate 병용요법군에서는 망막병변의 진행이 40%나 감소되었다(그림 4).

 

 


이전에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statin과 fibrate 병용요법의 효과를 관찰한 몇몇 연구 보고에 의하면 statin과 fibrate의 병용요법이 혈중 지질을 교정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나 심한 근질환, 특히 치명적인 횡문근융해증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횡문근융해증은 대부분 gemfibrozil을 사용한 연구에서 보고되었고, fenofibrate의 경우 약동학이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횡문근융해증을 증가시키지 않으며 그 외의 크게 우려할만한 다른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여러 대단위 연구에서 판명되었다.

결론적으로 simvastatin과 fenofibrate 병용요법은 당뇨병, 대사증후군, 비만 환자뿐만 아니라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심각한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LDL-C 및 중성지방을 동시에 교정하고, 혈관확장 향상과 혈장 에디포넥틴을 증가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킴으로써 statin 단독 투여에 비해 심혈관 사건을 현저히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Veterans Affairs 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Interven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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