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곳 다국적사 감사보고서 분석...상위사 위주 판관비 줄여

다국적제약사들이 지난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의 경영 실적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본지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15개 다국적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4조 477억원으로 전년도 3조 7858억원 보다 6.9% 성장했다. 

화이자, 부동의 1위...베링거, 유한양행 손잡고 매출 '쑥쑥'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화이자는 지난해 6815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리베이트 이슈가 있는 한국노바티스가 4484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으나 매출은 전년 4553억원보다 1.5% 감소했다.

한국로슈와 바이엘코리아가 3675억원과 3347억원의 매출을 올려 뒤를 이었으며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000억원대에 진입했다. 

다수의 다국적사들이 두자릿 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로슈와 바이엘코리아가 14.2%, 11.5%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13.1% 늘어난 26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탄탄한 한국로슈는 지난해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 트라스트주맙)에 대해 1026억원(허셉틴150mg 548억원·허셉틴피하주사600mg 483억원)을 청구했고, 아바스틴(성분 베바시주맙)은 668억원을,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인 맙테라(성분 리툭시맙)는 252억원을 청구했다.

아울러 독감 유행시기가 빨라지고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134억원을 청구한 타미플루 활약이 돋보였다. 

바이엘코리아는 경구용항응고제 자렐토와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활약이 컸다. 자렐토는 작년 323억원을 청구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으며, 아일리아도 2015년 190억원에서 지난해 246억원으로 청구액이 수직상승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성분 텔미사르탄/암로디핀), 당뇨병 약 트라젠타(성분 리나글립틴) 등 대형품목에 대해 유한양행과 공동판매를 진행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실제 트윈스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2010년 매출 1291억원에서 2011년 1482억원, 2012년 1753억원, 2013년 2050억원, 2014년 2300억원, 2015년 2356억원까지 매년 두자릿 수 성장했다. 제품력과 유한양행의 영업력을 톡톡히 본 셈이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회사는 머크였다. 머크는 2015년 1710억원에서 19.9%의 성장폭을 보이면서 2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대장암 치료제인 얼비툭스(성분 세툭시맙)는 위험분담제 적용 이후 2014년 144억원의 청구액이 2015년 288억원으로 두 배 증가했으며 지난해는 319억원을 청구해 머크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오츠카의 매출은 15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늘었으며 항혈전제 프레탈정(성분 실로스타졸)의 꾸준한 처방이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 외에 1000억원 미만의 젠자임코리아(861억원)와 노보노디스크제약(853억원), 한국애브비(761억원) 등도 10% 이상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한국GSK는 3000억워 턱걸이로 노바티스와 함께 역성장한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다국적사 15곳의 감사보고서 재구성(단위: 억원)

동반성장 다국적사, 희비 엇갈린 영업이익

다수의 다국적사가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경영실적 지표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화이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널뛰는 모습이다. 2015년 영업손실 25억원, 순손실 96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된지 1년만에 다시 영업이익 61억원 순이익 63억원으로 흑자전환됐다. 

매출이 소폭 감소한 노바티스는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9.6%, -21.2%를 기록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GSK는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 흑자전환, 순이익 3.1% 성장해 노바티스와 대조를 이뤘다.  

한국얀센의 작년 영업이익은 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77.1% 증가했으며 순이익의 증가율은 150%를 기록했다. 한국오츠카제약도 영업이익 63.6%, 순이익 169%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적자가 지속되거나 적자전환된 회사도 다수 눈에 띄었다. 

한국로슈와 머크는 영업이익 적자가 지속됐고 한국애보트와 노보노디스크제약, 한국애브비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15개사 중 5곳, 판관비 줄여 

이와 함께 15곳의 다국적사 중 판매관리비를 줄인 곳은 5곳뿐이었지만 합산했을 때 총 비용은 전년 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관비는 회사 판매와 관리, 유지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통틀어 칭하며, 여기에는 제품 판매에 필요한 유통, 관리 홍보 등의 비용을 비롯해 급여와 복리후생비도 포함된다.

판관비가 1000억원이 넘는 상위사들에서 감소현상이 두드러졌다. 화이자는 1931억원으로 전년 보다 4.1% 줄였으며 노바티스도 5.1% 감소한 1219억원을 판관비로 지출했다. GSK는 2015년 1653억원에서 지난해 1095억원으로 33.8% 대폭 줄였다.

반면 3분의 2를 차지하는 10곳의 회사에서는 판관비가 증가했다. 특히 노보노디스크와 머크,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전년 보다 10% 이상 판관비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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