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료 자살예방연구회, 우울증 조기 발견 위한 스크리닝 가이드라인 개발해 배포 예정

▲ 범의료 자살예방연구회 홍승봉 회장(성균관의대 신경과)

범의료 자살예방연구회(범자연)가 우울증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해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모든 의료진의 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자연 홍승봉 회장(성균관의대 신경과)은 "국내 우울증 치료율을 높이고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모든 의료진이 우울증 발견과 치료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에 전체 의료진을 대상으로 우울증 조기 발견과 자살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모든 의료진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국내 자살률은 지난 12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고수하고 있을뿐더러 최근 4년 동안 유의하게 변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사망 원인에 대한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 20대, 30대의 사망 원인 1위 및 40대, 50대 사망 원인 2위가 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에 대해 범자연은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자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우울증 진단과 치료율이 10%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의사가 병의원을 방문하는 일반 환자들에게 자살생각을 물어보지 않는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홍 회장은 "당뇨병, 신장질환, 폐질환, 간 질환, 심장병 등 신체질환 환자들의 자살 위험률은 정상인의 2~20배로 매우 높아 모두 위험군에 속한다"며 "또 우울증 환자들은 정신과뿐만 아니라 우울증의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내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신경과 등 비정신과를 더 많이 방문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범자연은 병의원을 방문하는 모든 환자에게 '2가지 질문하기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인 질문은 '지난 2주 동안 우울감을 자주 느꼈는가', '지난 2주 동안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로, 이 중 한 가지에 "예"로 대답하면 Mini-Plus 자살경향성 척도 및 성인, 청소년은 Beck 우울척도를 시행하도록 주문했다. 노인 환자는 Beck 우울척도 대신 노인우울척도를 시행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중등도 또는 심한 우울증으로 진단되면 항우울제 치료를 시작하고, 고위험군으로 진단 시 당일 정신과 진료를 받도록 연결하거나 '24시간 마음이음 위기상담 전화'에 꼭 인계할 것을 당부했다.

홍 교수는 "국내 자살률을 10% 줄이면 1년에 14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모든 의료진이 우울증과 자살 고위험군을 발견하는 데 동참한다면 지난 12년 동안 OECD 1위였던 자살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범자연은 대한뇌전증학회,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대한소아과학회, 대한가정의학회, 대한신경과의사회,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로 구성된 단체로, 지난달 창립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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