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백동원 교수팀, Blood Research에 리얼월드 데이터 결과 발표
건보공단 빅데이터 1만 2000명 전수 분석···CHOP+에토포사이드 병용요법 효과 입증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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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표준치료법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T세포 림프종 환자의 생존율을 두고 'CHOP+에토포사이드 병용요법과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대병원 백동원 교수(혈액종양내과) 연구팀은 최근 Blood Research에 한국 T세포 림프종 환자의 장기 치료 성적에 관한 리얼월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한국인 리얼월드 데이터를 통해 CHOP+에토포사이드 병용요법의 효과를 입증하면서 표준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냉혹한 현실, 5년 생존율 43.5%···표준치료 변화올까

경북대병원 백동원 교수(혈액종양내과)
경북대병원 백동원 교수(혈액종양내과)

연구팀은 2005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T세포 림프종 환자 1만 2573명의 데이터를 전수 조사했다.

평균 6.7년 장기주척 관찰 결과, 치료를 받은 환자 전체의 3년 무진행생존(PFS)은 44.0%, 5년 PFS는 39.5%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3년 전체생존(OS)은 48.6%, 5년 OS는 43.5%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생존율 분석을 위해 1차 항암화학요법의 성적을 비교했다. 수십여년 동안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독소루비신+빈크리스틴+프레드니손 병용요법(CHOP 요법)이 T세포 림프종 치료의 기준으로 자리해왔지만, 그에 비해 치료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고 CHOP 요법에 에토포사이드를 추가하는, 즉 CHOEP 요법을 두고서는 이해득실을 놓고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CHOP 요법 투여군(2859명)과 CHOEP 요법 투여군(577명)을 비교한 결과, CHOEP 요법군은 CHOP 요법군에 비해 PFS와 OS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p<0.0001).

CHOEP 요법이 기존 스웨덴 림프종 레지스트리 연구 등에서 60세 미만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이득이 있다고 보고된 것과 달리 리얼월드 데이터를 통해 한국인 환자 전반에서 에토포사이드의 임상적 효용성을 입증한 것이다.

이에 1차 치료에 실패한 T세포 림프종 환자들은 구제요법의 효과가 제한적인 특성을 고려해 첫 치료부터 CHOEP 요법을 전략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 공고요법으로 명확화

치료를 마친 후 재발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공고요법의 종류도 명확해졌다. 1차 치료 후 관해 상태에서 시행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린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 발병 빈도가 높은 비정형 T세포 림프종(PTCL-NOS)와 AITL 아형에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의 생존 이득은 뚜렷했다.

반면,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 대비 생존율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이는 1차 치료 후 관해 상태인 환자라면 이식편대숙주질환 등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높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보다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표준진료지침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T세포 림프종은 아형에 따라 예후와 치료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는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는 한국인 환자에게 최적화된 진료 전략, 즉 에토포사이드 병용요법의 적극적인 도입과 선별적인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시행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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