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윤영희 교수팀, 망막 혈관 검사로 심혈관질환 선별 가능성 제시
표재 모세혈관총 혈관 밀도 낮을수록 죽상경화 위험 증가
[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눈 망막 혈관 밀도를 확인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망막 혈관 밀도가 가장 낮은 군은 가장 높은 군 대비 죽상경화 위험이 최대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윤영희·양지명(안과), 이승환(심장내과), 양동현 교수(영상의학과)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으면서 안과질환으로 인해 망막 혈관 검사를 받은 성인 128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2015~2020년에 가족력, 생활 습관 등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어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은 환자 중 망막 혈관 검사(OCTA)를 시행한 성인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망막 혈관 밀도가 낮을수록 관상동맥 칼슘 점수나 죽상반 존재, 혈관 협착 정도 등 죽상경화 지표가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망막 표면 가까이에 존재하는 표재 모세혈관총의 혈관 밀도는 죽상경화의 강력한 예측 인자로 확인됐다. 표재 모세혈관총 혈관 밀도가 가장 낮은 군은 가장 높은 군보다 죽상경화 위험이 최대 3배 이상 높았다.
폐쇄성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약 2.9배, 중증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약 3.3배, 심한 혈관 협착 위험도 3배가량 증가했다.
망막 혈관 밀도가 낮으면 전신의 혈류 공급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관상동맥과도 연관성이 있는 만큼,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반영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망막 혈관 밀도가 낮은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판단해 임상 현장에서 추가적인 심장 검사를 받음으로써 심혈관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영희 교수는 "망막 혈관 검사를 통해 무증상 성인에서 관상동맥 죽상경화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지를 대규모로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망막 혈관 검사는 안과 진료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어 향후 심혈관질환을 조기 선별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환 교수는 "관상동맥 죽상경화는 대부분 무증상을 유지하다가 급작스럽게 혈류 순환이 막힐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높다"며 "현재 무증상이어도 가족력이나 생활 습관의 영향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거나 망막 혈관 밀도가 낮아져 있는 상태라면, 관상동맥 CT 검사상 죽상경화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Cardi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