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고혈압 동반, 당뇨병, 간손상 고위험군 등”

한림의대 한규록 교수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은 동반이환율이 상당히 높으며, 이러한 병태생리가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배가시킨다. 따라서 두 위험인자의 동반이환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강력하게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의 패러다임이다. 하지만 다중 위험인자의 엄격한 치료는 순응도와 안전성 측면에서 몇 가지 맹점을 노출하고 있다. 다중 위험인자 치료에 따른 약물개수의 증가, 그리고 고강도 스타틴 사용에 따른 부작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순응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중 위험인자 치료시 순응도 및 안전성 측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피타바스타틴/암로디핀/발사르탄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단일제형복합제(SPC)가 국내 최초로 오는 12월 출시를 앞두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 심장학계의 석학이자 해당 복합제의 3상임상에 참여했던 한림의대 한규록 교수(강동성심병원 순환기내과, 대한심장학회 회장)로부터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과 신규 3제복합제 치료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Q. 위험인자 동반이환의 병태생리는?

이상지질혈증·고혈압·고혈당·복부비만 등 위험인자들이 상호작용하며 동반이환돼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가시킨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이 동반될 경우 혈관의 손상(구조·기능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 죽상동맥경화증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곧 심혈관질환 이환 및 사망으로 귀결되는 만큼, 두 위험인자의 만남은 물론 상호교류를 차단해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 및 진행을 예방·억제·퇴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Q. 위험인자 동반이환시 치료 패러다임은?

위험인자 동반시 궁극의 치료목적은 개별 위험인자들의 통합치료를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에 초점이 맞춰진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다중 위험인자 치료시에 단일 위험인자와 비교해 보다 엄격하고 강력한 목표치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여러 위험인자를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을 동반한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LDL-C를 70mg/dL까지 낮춰야 하는 사례도 있다.

Q. 다중 위험인자 치료의 맹점이 있다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 환자에게는 각각의 위험인자를 관리할 약물을 별도로 투여해야 한다. 이 경우 늘어나는 약물개수가 맹점으로 자리할 수 있다.

두 만성질환의 동반시에는 항고혈압제도 2제 이상의 병용, 지질치료도 스타틴에 비스타틴계를 더하는 병용요법이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뒤따른다. 순응도는 항고혈압제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같은 혈압강하력의 두 항고혈압제를 놓고도 순응도에 따라 최종적인 유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

순응도를 놓고 본다면 두 가지 이상 약제(항고혈압제, 스타틴)를 하나의 정제에 혼합한 고정용량복합제(FDC)가 선호된다.

약물개수를 줄여 치료 편의성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진료현장에서도 처방 약물개수를 줄여주면 환자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실제로 약물도 훨씬 더 잘 드신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는데, 늘어나는 약물개수에 따른 순응도 악화의 위기를 복합제 처방으로 돌파할 수 있다.

Q. 복합제 선택시 항고혈압제 CCB와 ARB의 이점은?

항고혈압제 중 칼슘채널차단제(CCB)는 혈압강하 효과가 우수한 계열로 잘 알려져 있다.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계열은 다각적인 심혈관계 보호효과를 검증받았다.

특히 ARB 중 발사르탄은 피타바스타틴에서 관찰되는 당뇨병 위험감소 혜택까지 보고된 바 있어,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기여도가 더 높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병용조합으로서도 두 약제의 상호보완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우선 권장되는 병용요법으로 ARB와 CCB의 조합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ARB가 속해 있는 RAS억제제는 항교감신경 효과를 통해 디하이드로피리딘계 CCB에 동반될 수도 있는 심박동 증가를 완화시키며, 말초부종 역시 부분적으로 누그러뜨리는 안전성 측면의 시너지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Q. 복합제의 스타틴 선택시 피타바스타틴의 이점은?

피타바스타틴은 LDL-C 강하력 측면에서 중등도로 분류되기 때문에, 고강도 스타틴 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강도 스타틴의 LDL-C 강하력은 비스타틴계 에제티미브의 병용으로 당뇨병 위험증가 없이 안전하게 보완할 수 있다.

한편 스타틴 치료의 최근 이슈는 안전성에 집중되고 있다. 용량에 비례해 증가하는 신규당뇨병발생(NODM), 간수치 증가, 근육병증 등이 대표적이다.

피타바스타틴은 아토르바스타틴이나 로수바스타틴 등과 비교해 NODM 위험이 가장 낮은 약제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을 동반한 상황에서 당뇨병전단계 또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 피타바스타틴이 최적의 지질치료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피타바스타틴의 당뇨병 위험감소 혜택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임상연구(RCT)를 통해 잘 입증돼 있다.

Q. 피타바스타틴/항고혈압제 복합제에 대한 평가는?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피타바스타틴에 항고혈압제 암로디핀과 발사르탄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3제복합제(제품명 리바로하이정)가 국내 처음으로 소개됐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피타바스타틴 4mg에 암로디핀/발사르탄 10/160mg 병용투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고자 3상임상이 진행됐고, 본인도 참여해 일부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연구에서 피타바스타틴 3제복합제 요법은 투여 8주차 시점에서 기저치 대비 수축기혈압(SBP)을 22mmHg, LDL-C는 38% 감소시켰다.

Q. 최적 처방 대상은 어떤 그룹이 될 것으로 보는지?

리바로하이정은 기존의 아토르바스타틴이나 로수바스타틴이 주를 이루던 3제복합제(스타틴/항고혈압제)의 안전성 우려를 보완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용량에 비례하는 당뇨병 위험을 줄여줄 수 있는 피타바스타틴이 복합성분의 한 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피타바스타틴은 다른 스타틴에서 관찰되는 간수치 증가 또는 근육손상 등의 부작용 측면에서도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간수치와 관련해서는 피타바스타틴이 위험도를 낮춘다는 보고도 있다.

기전특성과 임상근거에 기반했을때,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상태에서 당뇨병전단계 또는 당뇨병 위험이 높은 그룹, 그리고 간수치가 높거나 이미 간손상이 진행돼 있는 고위험군에게 리바로하이정을 처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판단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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