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곤 원장 “피타바스타틴은 인슐린저항성 개선으로 당대사 부작용 최소화”

케이하트내과 고광곤 원장이 일본고혈압학회 연례학술대회 정규세션에서 강연하고 있다.
케이하트내과 고광곤 원장이 일본고혈압학회 연례학술대회 정규세션에서 강연하고 있다.

올해로 47회를 맞은 일본고혈압학회(JSH) 연례학술대회는 ‘지속 가능한 도전이 전통을 만든다(Sustainable challenges create tradition)’를 주제로 지난 10월 17~19일 도쿄에서 성대히 개최됐다. 이번 학회는 환자ㆍ의료계ㆍ산업계ㆍ정부가 함께 협력해 쌓아온 고혈압 진료의 역사와 전통을 되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통해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국내에서는 고광곤 원장(케이하트내과, 전 심장대사증후군학회 회장)이 정규세션 연자로 초청돼, ‘You should know how to use statins widely; otherwise, there could be legal consequences’ 주제로 강연해 주목받았다. 고 원장은 “당뇨병과 비만 창궐의 시대에서 ‘cardio-metabolic cardiology’가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며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피타바스타틴을 활용한 치료전략의 유용성에 대해 설명했다.

스타틴, 심혈관질환 예방의 핵심

고 원장은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합성에 관여하는 HMG-CoA 환원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콜레스테롤 합성을 감소시킨다”며 “다수의 연구에서 혈관내피기능 개선과 고민감도 C반응성단백질(hsCRP) 감소효과를 입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작용은 단순한 지질강하를 넘어 혈관기능과 대사조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스타틴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에 근거해 학계에서는 인슐린저항성과 내피세포기능장애(endothelial dysfunction)의 밀접한 연관성이 제안되기도 했다.

고 원장은 이와 관련한 근거로 로사르탄 단독요법과 로사르탄+심바스타틴 병용요법이 혈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연구(Circulation. 2004)를 소개했다. 분석결과, 두 치료 모두 혈류매개 확장(flow mediated dilation, FMD)을 개선했다.

다만 심바스타틴은 혈관기능 개선에도 불구하고 아디포넥틴 증가나 인슐린감수성 개선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고 원장은 “스타틴이 혈관기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위험군 등에서 신규당뇨병발생(new-onset diabetes, NODM)이 나타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현저히 높아진다”며 “이러한 환자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곧 심혈관질환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혈당상승 위험

한편 2000년대 초부터 스타틴이 NODM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돼 왔다. 고 원장은 “특히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은 용량이 높을수록 혈당수치가 악화되고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근거인 JUPITER 연구(NEJM. 2008)에서 로수바스타틴이 당뇨병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섯 개의 주요 스타틴 연구를 종합한 결과, 고강도 요법은 중강도 요법 대비 당뇨병 위험을 약 10~15%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고 원장은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gut microbiota)의 변화가 스타틴 관련 대사 부작용의 새로운 기전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스타틴에 의해 유발되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이 인슐린저항성과 혈당상승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위험에서 안전한 피타바스타틴

이어 고 원장은 “스타틴의 효과는 다른 병태생리학적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다른 관점을 언급했다. 대사적으로 정상이거나 초기 대사증후군인 경우 인슐린저항성에 반응하기 때문에 혈당(glycemia)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진행된 대사증후군이나 당뇨병 환자에서는 인슐린저항성 때문에 인슐린 분비에 실패하면서 혈당수치가 악화된다는 것이다.

그는 “피타바스타틴은 다른 스타틴과 달리 인슐린저항성을 개선시키는 특성이 있다”며 “당뇨병이 있거나 당뇨병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선호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사례로 한국인 1400만명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 피타바스타틴은 아토르바스타틴이나 로수바스타틴 대비 NODM 위험이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그는 연이어 “Lancet에 발표된 23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의 메타분석에서도 고강도 스타틴이 위약 대비 당뇨병 위험을 36%, 혈당악화 위험을 24% 증가시켰다”는 결과를 언급하며 “LDL-C를 강하게 낮추는 치료라도 부작용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중강도 스타틴 + 에제티미브

고 원장은 스타틴의 NODM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LDL-C를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중강도 스타틴인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제안했다.

‘Rule of Six’ 법칙에 따르면, 스타틴 용량을 2배로 늘리더라도 LDL-C 추가 강하효과는 약 6%에 불과하다. 반면 초기부터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면 한 단계의 조합만으로 약 18%의 추가 강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는 국내에서 시행된 연구에서 병용요법이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 대비 LDL-C 강하효과는 비열등하면서 당뇨병 발생위험은 낮았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고 원장은 강연의 말미에서 “심장대사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저·중강도 스타틴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하고, 목표 LDL-C에 도달하지 못하면 에제티미브나 PCSK9억제제 등 다른 계열약제를 추가로 투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도 목표수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잔여 콜레스테롤, Lp(a), hsCRP 등 잔여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