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EASD 2025서 경구용 비만치료제 HM101460 전임상 결과 발표
일동제약, 29일 ID110521156 임상1상 우월성 결과 발표
글로벌 GLP-1 시장규모 2030년 217조원까지 확대 전망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비만 및 MASH 치료제 부각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개발에 국내 제약기업들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GLP-1 제제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4년 74조원에서 2030년 21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화이자, 일라이릴리, 로슈 등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LP-1 제제는 주사제와 경구제가 개발되고 있다. 이 중 경구용 GLP-1 제제는 펩타이드와 저분자 화합물로 양분화되고 있다.
펩타이드는 흡수율이 낮지만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저분자 화합물은 흡수율은 높지만 부작용이 많아 중단율이 높은 상황이다.
저분자 화합물로는 일라이 릴리 오르포글리프론이 임상3상을 마치고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글로벌사들이 집중적인 개발에 맞춰 국내사들도 비만치료제 및 MASH 치료제로 GLP-1 제제를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전임상을 비롯해 임상2상까지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빅파마 대세 GLP-1 제제 개발 한미·일동 선두
특히 한미약품과 일동제약은 GLP-1 제제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에서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LA-GLP/GCG, HM15275)와 신개념 비만치료제(LA-UCN2, HM17321), 경구용 비만치료제(HM101460) 등 3개 비만 신약의 비임상 연구 6건의 결과를 발표했다.
HM17321은 동물모델의 근육 단백질 연구를 통해 분자생물학적으로 근육 증가 기전을 규명하고, 대사 적응을 통한 혈당 조절 효과를 입증했다.
단순한 근손실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GLP-1을 비롯한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2 유사체로, 잠재적 독성 위험이 낮고 근육의 양적, 기능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기전 연구를 통해 계열 내 최초 신약의 도전 과제인 동물-인간 재현성 문제를 극복하며 임상 성공 가능성을 한층 올렸다"고 설명했다.
한미, 비만·당뇨 넘어 MASH까지 영역 확대
또 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 이후 차세대 HM15275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HM15275는 글루카곤 작용이 지방조직의 갈색화를 촉진하고 에너지 대사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GLP-1 수용체 결손 동물을 활용한 연구에서는 기존 비만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 대비 월등한 체중 감소 효능과 혈당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장기 투약 시 삼중작용 기전을 갖는 레타트루타이드 보다 탁월한 체중 감소 효능을 보였으며, 근육량은 유사하게 유지하면서 지방량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차별성을 확인했다.
제약업계는 EASD 2025에서 한미약품의 UCN2 영장류 데이터의 긍정적 결과에 따라 올해 하반기 진입 예정인 임상1상 데이터 역시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UCN2는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약물로, 기존 비만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최근 GLP-1 수용체 작용제가 MASH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확인한 상황에서 한미약품의 임상2상 완료 예정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개발 성공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일동 ID110521156, 임상1상서 13.9% 감량 확인
일동제약은 9월 29일 경구용 GLP-1 제제 ID110521156의 임상1상 결과를 발표했다.
오르포글리프론과 같은 저분자 화합물이지만 예상 유효용량보다 높은 200mg 단회 투여에서 위장관계 관련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4명의 일반인 대상으로 100mg 용량에서 28일 투여 시 6.89%의 감량효과를 보였다.
이번 임상1상 연구는 ID110521156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리적 특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방식으로 시행됐다.
단회 투여 후 단계적 증량(SAD) 시험과 반복 투여 후 단계적 증량(MAD) 시험 두 단계로 설계됐다.
SAD 연구결과, 혈중에서 18시간 이상(최대 24시간까지) 효능 농도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약물 노출이 유지됐으며, 반복 투여 시 약물의 체내 축적성이 없고, 식이 영향을 받지 않는 등 1일 1회 경구 투여 용법에 적합한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했다.
MAD 연구에서는 체중 감소와 혈당 강하 등 ID110521156의 약력학적 효능도 함께 확인됐다.
MAD 연구는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임상기관에 입원한 상태에서 시행했으며, 투약 용량에 따라 △50mg △100mg △200mg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코호트 당 피험자를 12명씩 배정해 ID110521156을 1일 1회 4주(28일)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MAD 결과, 50mg과 100mg 투여군에서 4주 평균 각각 5.5%와 6.9%의 체중 감소 효능이 나타났으며, 특히 200mg 투여군의 경우 평균 9.9%, 최대 13.8%의 우수한 체중 감량을 보여 투약 용량 의존적인 약물 유효성을 확인했다.
4주 투여 후 5% 이상 체중 감소를 보인 피험자 비율은 위약군이 0%이 반면, 50mg 투여군과 100mg 투여군의 경우 각각 55.6%와 66.7%, 200mg 투여군은 87.5%로 나타나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또 체내 혈당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OGTT)와 연속 혈당 모니터링(CGM) 등을 통해 ID110521156의 투약 용량 의존적인 혈당 강하능도 확인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약물 적응을 위한 용량 적정 과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장관 부작용은 모든 코호트에서 중대한 이상사례 없이 경미한 수준으로만 관찰됐으며, 약물로 인한 임상 중단이나 중도 탈락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반복 투여 시에도 ALT와 AST 등 간 효수 수치가 모든 대상자에서 정상 범위 이내로 유지됐으며, 약물 유발 간 손상(DILI)이 우려되는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일동제약 관계자는 "ID110521156은 GLP-1 RA 계열로서는 드문 비(非)펩타이드 기반의 경구용 저분자 합성 신약물질이라는 차별점에 더해 이번 연구를 통해 내약성과 효능 면에서도 우수한 경쟁력을 확인했다"며 "후속 임상개발 활동과 라이선스 아웃 추진 등 상용화 작업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먹는 제형임에도 불구하고 체내 흡수와 혈중 농도 유지가 잘 되면서 약물 축적성이 없는 물질 특성을 갖고 있으며, 합성 등 제조 공정에 있어 효율성이 탁월하고 생산 단가가 월등히 낮아 상업화에 매우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일동제약그룹은 내년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ID110521156에 대한 후속 개발 작업을 추진하는 한편, 현재 논의 중인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등 상용화와 관련한 파트너링 활동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