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심장·혈관학계 국제학술대회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력하면서도 안전한 지질치료 전략에 대한 강연이 화제를 모았다.
고려의대 홍순준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지난 9월 20~21일 양일간 대만 타이페이서 열린 ‘아·태 동맥경화 및 혈관질환학회 학술대회(APSAVD 2025)’에 초청돼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차세대 지질치료 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홍 교수는 ‘The Lower, The Better’ 패러다임에 따른 강력한 LDL콜레스테롤(LDL-C)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용량에 비례하는 스타틴의 부작용 위험을 지적, 안전성 측면의 보완을 위한 스타틴+비스타틴계 병용요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의 안전성을 보완할 수 있는 대체전략으로는 강력한 LDL-C 강하력을 그대로 이어 가면서 당뇨병 위험 등 부작용 측면의 개선까지 가능한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주목을 받았다.
더 나아가서는 순응도까지 고려한 전략으로, 피타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단일제형복합제(SPC, Single Pill Combination)가 차세대 지질치료 전략으로 소개됐다.
특히 올해 말 대만에서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4/10mg) 복합제가 발매될 예정이어서 청중들로부터 더 큰 호응을 얻었다.
The Lower, The Better
홍순준 교수는 강력한 LDL-C 치료의 패러다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에게 유효성과 안전성을 두루 갖춘 치료가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현장에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여전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홍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동향과 관련해 ‘The Lower, The Better’ 전략이 여전히 중요한 치료원칙이자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틴을 통해 LDL-C를 낮게 조절할수록 심혈관질환 위험감소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으로, 일련의 연구를 통해 심혈관사건 개선혜택이 입증된 바 있다.
CTT 연구에서는 LDL-C를 39~40mg/dL 낮출 때마다 전체 사망률은 12%, 관상동맥심장질환은 19%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스타틴 단독요법
‘Lower is better’ 패러다임을 거치면서 한국과 대만, 그리고 서구를 비롯한 전세계 심장학계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이나 극위험군(extreme high risk)에게 LDL-C를 70mg/dL, 더 나아가서는 55mg/dL 미만까지 조절하도록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홍 교수는 심혈관질환 예방효과와 관련해 스타틴 단독요법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안전성 또는 내약성 측면에서 한계를 지적했다.
대만의 등록연구 T-SPARCLE에 따르면,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등 심혈관질환 2차예방 대상의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스타틴 단독치료로 LDL-C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60%에 달한다.
홍 교수는 스타틴 치료의 순응도 또는 내약성을 원인으로 지적, 낮은 조절률을 극복하기 위한 대체전략으로 스타틴과 비스타틴계의 병용요법, 특히 안전성을 제고하면서 복약 편의성을 증대시킨 단일제형복합제(SPC) 전략을 추천했다.
고강도 스타틴
한편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2차예방을 위해서는 1차부터 고강도 스타틴을 사용하는 것이 표준이다.
그런데 한 메타분석에서는 고령층, 여성, 아시아인, 고강도 스타틴 투여군일수록 스타틴 치료에 대한 내약성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홍 교수는 스타틴 단독요법의 증량효과를 설명하며 유효성 측면의 한계를 설명했다.
‘Rule of Six’ 법칙에 따라 초기용량에 더해지는 2배 증량의 추가적인 LDL-C 조절효과는 6%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초기부터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더할 경우, 단 한 번의 병용으로 18%에 달하는 추가 조절효과를 획득할 수 있다
용량에 비례하는 당뇨병 위험상승의 문제도 스타틴의 한계 중 하나로 지목됐다. 한 연구에서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시 위약군 대비 신규당뇨병발생(NODM) 위험도가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비스타틴계
홍 교수는 이상의 근거에 기반해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의 유효성·안전성 관련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타틴에 비스타틴계를 더하는 병용요법, 궁극적으로는 순응도 및 내약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단일제형복합제 전략을 차세대 지질치료 전략의 새로운 선택으로 제시했다.
홍 교수는 특히 스타틴과 비스타틴계의 단일제형복합제 전략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은 물론 순응도까지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REAL-CAD
먼저 피타바스타틴 제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 및 당뇨병 위험 관련 안전성을 설명하기 위해 REAL-CAD 연구를 인용했다.
연구는 동아시아인 관상동맥질환(CAD) 환자를 대상으로 피타바스타틴 1mg과 4mg의 심혈관 혜택을 비교했다.
결과는 피타바스타틴 4mg군의 심혈관사건 발생률이 19% 유의하게 낮았다. 아울러 피타바스타틴 4mg군과 1mg군은 NODM 측면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스타틴 치료시 용량에 비례해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다.
3상임상
한편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4/10mg) 복합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3상임상도 소개됐다.
먼저 12주간 치료관찰을 진행한 3상임상에서는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4/10mg) 복합제가 LDL-C, 중성지방(TG), HDL콜레스테롤(HDL-C)에서 유의한 개선혜택을 나타냈다.
특히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4/10mg은 12주후 기저치 대비 LDL-C를 57.8%까지 강력하게 감소시켰다.
HIJ-PROPER
홍 교수는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사례로 HIJ-PROPER 연구도 언급했다.
STEMI 환자 대상의 하위분석에서는 복합제군이 단독군에 비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23% 유의하게 낮췄다(P=0.02).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4/10mg
홍 교수는 이상의 임상근거에 기반해 고강도 스타틴 대비 순응도 개선 및 심혈관사건 위험감소를 위해 중강도 스타틴(피타바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에제티미브를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단일제형복합제를 고려하도록 장려했다.
특히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4/10mg 복합제를 통해 LDL-C를 60% 가까이 강하시킬 수 있었고 약물개수를 늘리지 않고 안전성 및 내약성까지 제고할 수 있었다며 스타틴/비스타틴계 SPC 전략을 차세대 지질치료 선두주자로 내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