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례
◎ 나이 84세
◎ 성별 여성
◎ 주요증상
• 3개월 전부터 양측 하지에 점진적으로 발생한 저린 감각과 자기 전 가끔 찌릿한 통증
◎ 과거 치료력
• 고혈압, 경동맥 죽상경화증, 이상지질혈증, 당뇨병으로 약제 복용 중이다. 당뇨병 유병기간은 7년이며, 당뇨병 합병증으로 당뇨병 신장질환 이외에 다른 합병증은 없다. 수술력은 없으며, 흡연 및 음주는 하지 않는다.
◎ 검사항목
• 키: 156cm, 몸무게: 59kg, 체질량지수(BMI): 24.3kg/m²
• 혈액검사
백혈구: 5.64 10³/μL, 혈색소: 12.1g/dL, 혈소판: 2.26 10³/μL
칼슘: 9.0mg/dL, 인산염: 4.3mg/dL
혈당: 120mg/dL, 식후 2시간 혈당: 188mg/dL, 당화혈색소(A1C): 7.7%,
당화알부민: 22.0%
총콜레스테롤: 127mg/dL, 중성지방: 83mg/dL, HDL-C: 34mg/dL, LDL-C: 76.4mg/dL혈액요소질소: 18.3mg/dL, 크레아티닌: 0.65mg/dL, 추정사구체여과율(CKD-EPI): 82ml/min/1.73m2
갑상샘자극호르몬: 2.5uIU/mL, 비타민 B12: 500pg/mL, 엽산: 10pg/mL
• 소변검사
요 비중: 1.020, pH: 5.5, 요 적혈구: 음성, 요 아질산염: 음성
요 단백: 160mg/g, Creatinine 요 알부민: 31.8mg/g Creatinine
• 맥박전판속도 검사(팔과 발목): 정상(오른쪽: 1661cm/s, 왼쪽: 1677cm/s)
• 발목-상완 지수: 정상(오른쪽: 1.13, 왼쪽: 1.14)
• 신경전도속도 검사(하지): 경도 운동·감각 신경병증
◎ 진단명 당뇨병 말초신경병증(확진된 임상적 당뇨병 말초신경병증, Confirmed Clinical Diabetic Sensorimotor Polyneuropathy)
◎ 복용 중 약물
| 제품명 | 성분명 | 용량 |
일일 |
비고 |
| 트윈스타 |
telmisartan/ |
40mg/5mg | 1 | |
| 아스트릭스 | aspirin | 100mg | 1 | |
| 비바코 | rosuvastatin | 5mg | 1 | |
| 가브스메트 | vildagliptin/ metformin |
50mg/1000mg | 2 | 아침/저녁 식사 후 |
| 디아미크롱 서방정 | gliclazide | 30mg | 1 | 아침 식사 직전 |
◎ 투여 목적
• 환자는 문진 시 저린 감각, 발에 찌르는 듯한 화끈거리는 느낌이 밤에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당뇨병 신경병증에 대한 선별검사를 위해 시행하는 미시간 신경병증 선별도구(Michigan Neuropathy Screening Instrument, MNSI) 설문을 통해서도 4점 이상이며, 신경전도속도 검사에서도 경도의 운동·감각 신경병증을 동반한 상태였다. 따라서 신경생리학 검사에서 비정상적인 소견과 더불어 증상과 징후를 모두 보이는 당뇨병 신경병증을 진단할 수 있었다.
• 당뇨병 신경병증에 대한 병인치료 및 증상완화를 위해 덱시드정 480mg(R-thioctic acid, R-알파리포산)을 아침 식사 30분 전에 하루 한 번 투여를 시작했다. 또한 혈당, 체중 조절 및 알부민뇨를 감소시키기 위해 당뇨병 약제 중 추가로 자디앙 10mg(empagliflozin)을 하루 한 번 투여를 시작했다.
◎ 투여 결과
3개월 뒤 시행한 검사에서 A1C가 7.7%에서 6.8%로 감소했고, 단백뇨와 알부민뇨는 각각 120mg/g, Creatinine 요 알부민이 23.6mg/g Creatinine으로 정상화됐다. 당뇨병 신경병증에 대한 증상은 약제 사용 3개월 뒤 완화됐으며, 통증 및 감각 이상도 정상화됐다.
증례해설 및 고찰
당뇨병 말초신경병증(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DPN)은 1형과 2형당뇨병 환자 모두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만성합병증 중 하나로, 평생 유병률이 약 60%에 이르는 주요 질환이다.
국내 다기관 연구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당뇨병 신경병증 유병률은 25~53%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은 당뇨병의 미세혈관 합병증 중 하나로, 고혈당에 의한 혈관 손상이라는 공통적인 병태생리 기전을 다른 합병증들과 공유한다.
그러나 임상연구에 따르면, 특히 2형당뇨병 환자에서는 혈당조절만으로는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발병을 완전히 예방하거나 진행을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혈당 이외에도 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압과 같은 대사이상이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이 단순한 고혈당성 신경손상의 결과가 아니라, 복합적인 대사장애와 혈관 기능저하가 함께 작용하는 다요인성 합병증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혈당조절 뿐 아니라, 체중감량, 혈압 및 지질 조절 등 전반적인 대사건강 관리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발병을 지연시키고, 기존 환자의 증상악화를 방지하며,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은 다양한 감각 및 자율신경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신경병증 통증은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수면장애, 우울감, 삶의 질 저하 등 전반적인 정신·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환자의 약 50%는 무증상 상태로 진행돼 족부 감각저하에 따른 궤양 및 절단 위험이 높아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진단시점부터 1년에 한 번 이상 신경병증 선별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별도구로는 MNSI가 있으며, 설문조사(표 1)와 10g 모노필라멘트 검사, 128Hz 진동각 검사, 발목반사 검사 등을 포함한다.
또한 신경전도 검사(NCV)는 말초신경 기능을 가장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비전형적 증상이나 감별이 필요한 경우에 활용된다.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치료는 병태생리 기반의 약물치료와 증상조절 중심의 약물 병용요법이 필요하다.
항산화제(예: 알파리포산, 감마리놀렌산), 혈관확장제, 벤포티아민, 알도스환원효소억제제 등은 신경세포 손상을 줄이고 임상경과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그림 1).
또한 신경병증의 통증완화를 위해 항경련제(α2δ리간드), 삼환계 항우울제(TCA),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SNRI), 아편유사제 등이 사용되며, 이는 수면장애와 우울 증상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약물효과가 미미하거나, 어지럼증, 체중증가, 졸음, 부정맥, 심질환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있어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시행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경구용 알파리포산(alpha-lipoic acid, ALA)이 당뇨병 감각운동 말초신경병증(DSPN) 환자의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미세혈류를 개선함으로써 신경병증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총 10편의 무작위 대조시험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했으며, 총 1242명의 DSPN 환자가 포함됐다.
총증상점수(TSS), 신경학적 장애점수(NDS), 전반적 만족도에서 ALA 복용군이 위약군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특히 총증상점수 및 만족도는 용량증가에 따라 효과가 증가하는 용량 의존성 경향을 나타냈다.
알파리포산 용량별 효과 분석결과, 600mg·1200mg·1800mg/일 모두 일정한 개선효과를 보였으나, 고용량에서 총증상점수 개선이 더 뚜렷하게 나타남이 관찰됐다.
이러한 결과는 경구용 알파리포산이 감각이상과 통증 등 주관적 증상개선 및 삶의 질 향상에는 유의한 효과가 있지만, 신경전도와 같은 객관적 신경기능 회복에는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경구용 알파리포산은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의 조기개입 및 통증 관리전략으로서 의미 있는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 특히 용량에 따라 증상개선 반응이 달라지는 특성은 임상에서 개별 맞춤용량 설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본 사례에서 환자는 당뇨병 말초신경병증으로 진단됐으며, 혈당조절은 2형당뇨병 환자의 목표치보다는 높았지만 고령과 노쇠도를 고려했을 때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당뇨병 신장병증 및 말초신경병증 진단을 통해 미세혈관 합병증이 진행 중임이 확인됐으며, 이에 따라 미세혈류를 개선할 수 있는 약제의 조기투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간·신장 기능에 대한 부담이 적고 병태생리 기반의 작용기전을 갖는 알파리포산을 선택해 치료를 시작했고, 3개월 후 증상호전을 확인했다. 이는 알파리포산이 실제 임상에서도 병인치료와 증상완화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는 치료옵션임을 보여준다.
당뇨병 신경병증은 50%에서는 무증상 상태로 진행되며, 외래에서 문진을 하지 않는 이상 환자들의 증상 및 징후를 놓치게 될 수 있다.
신경병증이 진행될수록 신경손상의 근본적인 회복은 어려울 수 있으며, 현재 나온 약제들로는 신경기능의 근본적 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알파리포산의 항산화 효과가 향후에는 병인억제 기전에 대한 추가 임상연구가 요구되며, 추후 기존 치료제 간 병용전략 및 복합치료 접근법에 대한 연구도 활성화가 필요하다.
당뇨병 신경병증의 조기 발견, 다중 치료전략, 삶의 질 중심의 환자 맞춤 관리는 향후 당뇨병 합병증 예방과 관리의 핵심이 될 것이다.
References
1. Korean Diabetes Association. Diabetic neuropathy manual. Seoul: Korean Diabetes Association; 2020.
2. Kim SS, Won JC, Kwon HS, Kim CH, Lee JH, Park TS, et al. Prevalence and clinical implications of painful 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in type 2 diabetes: results from a nationwide hospital-based study of diabetic neuropathy in Korea. Diabetes Res Clin Pract 2014;103:522-9.
3. Moon SS, Kim CH, Kang SM, Kim ES, Oh TJ, Yun JS, et al. Status of diabetic neuropathy in Korea: a National Health Insurance Service-National Sample Cohort Analysis (2006 to 2015). Diabetes Metab J 2021;45:115-9.
4. Ismail-Beigi F, Craven T, Banerji MA, Basile J, Calles J, Cohen RM, et al. Effect of intensive treatment of hyperglycaemia on microvascular outcomes in type 2 diabetes: an analysis of the ACCORD randomised trial. Lancet 2010;376:419-30.
5. Hsieh, R.-Y.; Huang, I.-C.; Chen, C.; Sung, J.-Y. Effects of Oral Alpha-Lipoic Acid Treatment on Diabetic Polyneuropathy: A Meta-Analysis and Systematic Review. Nutrients 2023, 15, 36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