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I가 H2RA 대체할 때와는 상이한 반응
상호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처방역할 찾아야

고려의대 박종재 교수
고려의대 박종재 교수

위장관질환 임상의학 분야의 석학인 고려의대 박종재 교수(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에 따르면, 위장관질환 약물치료는 최근까지 두 차례의 전환점을 경험했다.
첫번째 전환점은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등장한 시점이다. PPI 이전에는 위식도역류질환(GERD), 위염, 위궤양 등의 치료에 H2수용체차단제(H2RA)가 주로 사용됐다. 그런데 박 교수는 과거의 H2RA 처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대 만큼 약효가 강력하지 않고, 치료기간이 늘어날수록 효과가 반감되는 내성(tachyphylaxis)의 문제가 처방의 발목을 잡았다.
그런데 약효, 내성 등의 문제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PPI가 등장하면서 GERD 약물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됐다. 박 교수는 “H2RA 대체제로서 PPI의 역할과 효과에 환자와 의사 모두 100% 만족감을 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까지도 PPI는 장기간 처방경험을 토대로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믿고 쓸 수 있는 약제로 자리하고 있다. 
박 교수는 GERD 치료에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가 가세한 최근의 상황을 두번째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GERD 치료에 다양한 해법을 장착한 P-CAB의 등장으로, PPI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견해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時機尙早)며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P-CAB이 유효성 측면에서 PPI 대비 우수하다(superior)는 것이 입증된 바 없다. 짧은 처방경험으로,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임상근거가 미약하다는 점도 한계다. 반면 PPI는 오랜 처방역사에 기반해 장기적인 투여시 안전성이 검증돼 있다는 점을 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특히 PPI의 전성기를 이끌어 온 넥시움정(성분명 에소메프라졸)의 선도적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박 교수는 “최근까지 P-CAB을 경험한 환자와 의사들도 신약이 PPI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에는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데, PPI가 H2RA를 대체했을 때와는 상이한 반응”이라며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현시점에서 P-CAB은 PPI의 대체 보다는 상호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처방역할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Q. PPI 시대에 넥시움정이 가져온 변화는?

PPI가 등장한 후에도 본격적으로 임상에서 다빈도 처방되기 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했다.

PPI는 1~4세대까지의 발전과정을 거쳤는데, 1세대 오메프라졸의 한계를 극복한 2세대 에소메프라졸(제품명 넥시움정)이 처방되기 시작하면서 위장관질환 치료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넥시움정은 오메프라졸의 S-isomer 만을 포함한 제형으로, 다른 PPI 제제와 비교해 약동학적 일관성이 뛰어나다.

위내 산성도(pH)를 4 이상으로 유지하는 시간이 다른 PPI 제제들 보다 길어 증상조절뿐 아니라 점막치유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day-to-day variability가 적어, 임상현장에서 보다 안정적인 약효발현을 기대할 수 있다.

Q. 넥시움정의 검증된 효과와 적응증은?

GERD의 초기치료 및 유지요법 모두에서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GERD 치유율과 증상개선 속도에서 타 제제 대비 높은 성과를 보인 것에 주목한다. 유지요법 시 재발률이 낮은 것도 강점이다.

이러한 효과는 다양한 임상시험(clinical trials)뿐 아니라 실제 진료현장(real world)에서도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넥시움정은 GERD 및 역류성 식도염을 비롯해 소화성 궤양,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위궤양의 예방 및 치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 Zollinger-Ellison 증후군 등 폭넓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허가기준에서도 가장 많은 적응증을 갖춘 PPI 제제로 분류된다.

Q. 다른 적응증 영역에서 치료효과는?

넥시움정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에서 대표적인 PPI 기반 3제요법(에소메프라졸 + 클라리스로마이신 + 아목시실린)의 핵심 구성약제로 오래 사용돼 왔다.

위산억제 효과가 강하고 일정해, 다른 PPI 대비 항생제의 위내 활성도 확보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한편 NSAIDs 유발 위궤양에 대한 예방 및 치료효과는 넥시움정의 주요 강점 중 하나다. 다수의 연구에서 NSAIDs와 병용시 위궤양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개선 및 점막치유 속도 또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국내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NSAIDs 등의 약물복용 환자는 비복용군 대비 소화성 위궤양 발생률이 약 2.3배 더 높다.

진료지침에서도 NSAIDs를 장기간 투여하는 고위험 환자의 소화성 궤양 및 합병증 예방을 위해 저용량 PPI의 투약을 권고하고 있다.

연구에서는 넥시움정 20mg을 6개월간 복용한 결과, NSAIDs 복용군에서 위·십이지장 누적 궤양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Q. PPI와 P-CAB의 상호보완적인 처방팁을 준다면?

두 계열은 유효성 측면에서 어느 한 쪽이 우수하다기 보다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 모두 90% 이상의 효과 내에서 1~2%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연구에서 우수성(superiority)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수치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쉽게 체감하기 힘든 수준이다.

한편 장기적인 안전성 측면에서는 PPI가 보다 많은 임상근거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두 약제를 처방할 때는 상호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각각의 역할을 찾아야 할 것이다.

P-CAB은 빠른 약효발현과 야간 위산분비 억제에 강점이 있으나, 장기복용 시 안전성 데이터는 아직 제한적이다.

반면 PPI는 수십년간의 임상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확보돼 있어, 장기간 유지요법이나 예방 목적에서 여전히 우선 고려되는 치료제다. 두 계열은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종적인 결론이다.

Q. 향후 넥시움의 처방전략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넥시움은 정제와 주사제(넥시움주, IV 제형)를 모두 갖춘제제이기 때문에, 임상에서 제형전환이 용이하고 연속성 있는 치료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입원환자에게 넥시움주를 통해 초기 위산억제 치료를 시행한 후, 퇴원시에는 넥시움정으로 전환해 경구제 유지요법으로 연계할 수 있다.

이러한 제형 간 전환의 용이성은 위장관 증상이 만성화 되거나 재발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 실질적인 치료 연속성을 보장할 수있다는 점에서 크나큰 편의를 제공한다.

더불어 향후 넥시움정은 P-CAB과의 보완관계 속에서 급성기 치료는 P-CAB, 장기 유지치료는 넥시움정으로 구성하는 단계적 전략(step-down approach)의 핵심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넥시움은 고령자, 신장·간기능 저하 환자 등에서도 용량조절 없이 사용 가능하고 real world 처방경험도 축적돼 있어, 이러한 임상적 유연성이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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