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에 국내 제약사도 '도전장'
대웅제약, BS사업본부 구성···동아ST,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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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 및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장에 힘입어 수익 구조 다변화 및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모양새다. 

바이오시밀러는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을 대체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 옵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가 연이어 만료되고, 주요국이 바이오시밀러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영향에 힘입어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마켓리서치컨설팅 그룹(IMARC Group)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지난해 36조원(265억 달러)에서 2033년 250조원(1851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바이오 기업을 넘어 전통제약사들도 하나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간 합성의약품 제네릭 사업에만 주력했던 전통제약사도 하나둘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도전장을 내고 있는 것. 
 

대웅제약,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

첫 목표는 듀피젠트 시밀러 개발

대웅제약은 지난 22일 바이오시밀러를 차세대 핵심 사업군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회사의 새 성장 동력으로 삼고,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본격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기존 단백질 의약품 연구개발 및 생산, 사업화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체 개발 역량 뿐 아니라 국내외 바이오시밀러 및 CDMO 기업과의 긴밀한 전략적 협력을 통해 빠른 시장 안착 및 판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사업 진행을 위해 BS사업본부를 꾸리고 셀트리온 출신인 홍승서 박사를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홍 본부장은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부터 글로벌 상용화까지 전주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셀트리온 연구부문 사장,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 로피바이오 대표 등을 역임했다. 

회사는 첫 파이프라인을 자가면역치료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바이오시밀러로 정하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BS사업본부 구성 후 시장성, 허가 가능성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한 결과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를 첫 파이프라인으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사노피와 리제네론이 공동개발한 듀피젠트는 지난해 약 21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국내에서는 아토피피부염과 천식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듀피젠트는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2029년, 2031년 물질특허 만료가 예정돼있다. 
 

시밀러 사업 수익화 시작된 동아ST

'수익구조 다변화·글로벌 진출' 효과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은 국내 제약사가 이미 레드오션을 맞은 제네릭·내수 중심의 기존 사업구조를 탈피하고, 파이프라인 다변화와 글로벌 진출을 앞당길 기회가 될 수 있다.

해당 사업에 일찌감치 뛰어든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기업은 물론이고, 비교적 늦게 진출한 전통제약사도 최근 바이오시밀러로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도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빈혈치료제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다베포에틴알파BS'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를 개발, 판매해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회사는 2019년 일본 파트너사 삼화화학연구소와 함께 다베포에틴알파BS를 일본 시장에 출시했다. 2022년에는 튀르키예 제약사 폴리파마와 계약을 맺고 독점 개발 및 판매권을 이전했으며, 올해 초에는 아랍에미리트 제약사 줄파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중동 시장 진출에 나서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4일 동아에스티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다베포에틴알파BS는 전년 동기 대비 71.7% 증가한 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은 44억원으로 상반기 누적매출은 108억원이다. 

지난해 허가를 받고 올해 1월 유럽 시장에 첫 발매된 이뮬도사는 2분기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은 40억원으로 상반기 누적매출은 90억원이다. 이뮬도사는 현재 독일 등 13개 국가에서 출시됐으며 오는 3분기 미국 발매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바이오시밀러 품목의 매출 증대에 힘입어 동아에스티 수익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회사의 해외사업 부문 주요제품 중 매출이 가장 큰 품목은 '캔박카스'로 지난해 21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 2분기에는 26.3% 감소한 16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다베포에틴알파BS와 이뮬도사 등이 빈자리를 채우면서 해외사업 부분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주요국 시밀러 규제 완화 경향 

5년 내 특허만료 블록버스터 줄줄이

바이오시밀러는 신약 대비 개발 기간이 짧고 개발 및 허가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허가의 문턱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신속 접근 법안', '바이오시밀러 레드테이프 철폐 법안' 등 허가 요건 완화 관련 법안이 속속 발의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올해 3월 임상3상 없이 품질 자료 및 임상1상 만으로 허가가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주요국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 정책과 더불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중 다수가 향후 5년 이내 특허만료를 맞는다는 점도 시장 확장에 불을 당길 전망이다. 

듀피젠트 외에도 2028년에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키트루다', 2029년에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와 다발성 경화증 신약 '오크레부스'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예정돼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국내 제약사의 시밀러 사업 진출도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제약사 중 하나인 종근당도 바이오시밀러 품목을 늘려가고 있다. 종근당은 2019년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네스벨'을 국내 및 일본에 출시한 데 이어 2022년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주'를 허가받고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최근 자체 개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 품목허가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캐나다 보건부로부터 SCD411의 품목허가를 승인 받았으며, 유럽 허가 신청을 마치고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품목허가 '긍정' 의견을 받아 2~3개월 내 최종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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