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025] VISIONARY 임상3상 중간분석 결과, 9개월째 UPCR 절반 줄여
시베프렌리맙 치료 시작 4주 만에 UPCR 감소 효과 나타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새로운 면역글로불린A(IgA) 신병증 치료제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주인공은 오츠카의 장기 지속형 피하주사제인 시베프렌리맙이다.

시베프렌리맙의 VISIONARY 중간분석 결과, 9개월째 소변 단백질-크레아티닌 비율(UPCR)을 절반가량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치료 시작 4주 만에 UPCR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4~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ERA 2025)에서 발표됐다.

IgA 신병증 치료제 속속 등장

시베프렌리맙, 지난달 FDA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

IgA 신병증은 매년 10만명당 2.5명에게서 발생한다고 추산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20~40세에 진단되며, 최대 2명 중 1명은 증상 발생 후 20년 이내 말기 신질환으로 진행된다. 

최근 다양한 기전의 IgA 신병증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21년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인 네페콘(성분명 부데소니드)과 2023년 엔도텔린-안제오텐신 수용체 길항제인 필스파리(스파르센탄)에 이어 지난해 파브할타(입타코판)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신속승인을 받았다. 이와 함께 선택적 엔도텔린 A 수용체 길항제인 반라피아(아트라센탄)도 개발 단계를 거치며 IgA 신병증 치료제 진입을 노리고 있다. 

시베프렌리맙은 IgA 신병증 환자의 APRIL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로 개발됐다. APRIL은 점막 상피세포와 골수세포에서 생성돼 B세포에 결합하는 증식 유도 리간드로, 병원성 갈락토스 결핍 IgA1(Gd-IgA1) 생성과 면역 복합제 형성을 촉진해 IgA 신병증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 

시베프렌리맙은 APRIL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억제해 IgA와 Gd-IgA1 수치를 감소시킨다. ENVISION 임상2상 결과를 근거로 FDA로부터 지난해 2월 혁신치료제로, 지난달에는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11월 28일까지 시베프렌리맙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럽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ERA 2025) 전경. 홈페이지 발췌.

9개월째 UPCR, 위약군 대비 시베프렌리맙군 51.2% 유의하게 감소

"IgA 신병증 근본적 문제에 접근하는 정밀한 치료전략 될 것"

VISIONARY 임상3상은 31개국 240곳 의료기관에서 생검으로 확인된 IgA 신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베프렌리맙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고자 진행 중이다. 이들은 UPCR이 0.75g/g 이상이거나 소변 단백질 배설량이 1일 1.0g 이상 그리고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30mL/min/1.73㎡ 이상이었다. 또 선별검사 전 SGLT-2 억제제 투약과 관계없이 ACEI 또는 ARB 안정용량을 3개월 이상 복용 중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시베프렌리맙군과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돼 100주 동안 치료받았고 이후 12주간 추적관찰이 이뤄졌다. 사전에 지정한 중간분석에서는 시베프렌리맙군 152명 위약군 168명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9개월째 24시간 UPCR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위약군은 9개월 추적관찰 동안 UPCR이 2.1% 증가했으나 시베프렌리맙군은 50.2% 감소했다. 위약군 UPCR을 보정한 시베프렌리맙군의 감소 효과는 51.2%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었다(P<0.0001). 게다가 시베프렌리맙군의 UPCR 감소는 치료 시작 4주 만에 나타났고 추적관찰 동안 효과가 지속됐다.

연구를 진행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Vlado Perkovic 교수는 "지금까지 보고된 IgA 신병증 치료제 관련 임상3상 중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단백뇨 감소 효과가 가장 컸다"며 "시베프렌리맙 치료 시작 이후 8주 이내 UPCR이 유의하게 줄었고 52주 동안 감소 효과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측면에서 치료 관련 응급 이상반응(TEAE) 발생률은 시베프렌리맙군 32.9%, 위약군 31.0%로 조사됐다.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TEAE 발생률은 시베프렌리맙군 0.7%, 위약군 2.4%였으며 중증 및 심각한 TEAE 발생률은 시베프렌리맙군이 더 낮았다.

Perkovic 교수는 "감염 관련 이상반응에 중점을 두면, 시베프렌리맙군의 이상반응 발생률이 위약군보다 수치상 약간 더 높았고 전반적으로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COVID-19) 감염이 조금 더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는 임상2상에서 확인한 것과 다른 것으로, 우연한 결과로 분석된다"고 추정했다.

이어 "지금까지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감염 위험 증가를 시사하는 근거가 없으며, 기회감염 및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추적관찰 동안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야 하지만, 최종 결과에서 시베프렌리맙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다면 IgA 신병증의 근본적 문제에 접근하는 정밀한 치료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VISIONARY 임상3상은 내년 12월 종료될 예정으로 eGFR 등 2차 목표점을 포함한 데이터는 2026년 공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