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신증연구회 김난희 회장(고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말기신질환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당뇨병 유병률 증가와 고령화로 인해 발병률 증가 및 질환 이행 역시 증가하고 있어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대개 당뇨병 발병 후 10년이 경과하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 30%에서 당뇨병성 신장질환이 발생하며, 당뇨병 환자의 약 1%는 만성신부전으로 투석 치료를 받게 된다.

대한당뇨병학회 산하 당뇨병성신증연구회는 지난 2010년 당뇨병성 신장질환 발병 원인과 진단 및 치료 방법을 연구하고 교육 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김난희 회장(고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서양에 비해 아시아에서 더 많이 발병한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미국 신장 데이터 시스템(USRDS)은 매년 세계 말기신부전 발생 데이터를 발표한다"며 “2001년과 2011년의 만성신부전 유병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성 신장질환 발병 원인과 위험인자 등을 학술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2010년 연구회가 창립됐다”며 “최동섭 교수님이 초대 회장, 하원주 교수님이 2대 회장을 맡으셨고, 2022년부터 제가 3대 회장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성신증연구회는 매년 1월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3개월 마다 웨비나(webina)를 통해 학문적 연구 성과를 교류하고 있다. 또, 대한당뇨병학회 춘추학술대회에서 분과 세션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3년은 당뇨병신장질환 팩트시트를 처음으로 발간했다.

김 회장은 당뇨병성신증연구회가 지난 2015년부터 10년간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얼리버드 임상연구 결과가 내년 쯤 논문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얼리버드는 2015년부터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성 신장질환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해 600명 환자를 대상으로 시작한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다.

김남희 교수는 “얼리버드 연구는 1기, 2기 신장질환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350명만 추적관찰 중"이라며 “아쉬운 것은 얼리버드 임상연구가 예상보다 잘 진횅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350명을 10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50~60명 정도만 신장질환이 진행됐으며 나머지는 질환이 진해행되지 않았다.

김 회장은 “한국이 당뇨병 치료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곧 나이, 성별을 매칭해 케이스 컨트롤 연구로 질환 진행자와 비진행자의 바이오마커 비교 연구를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면 내년 쯤 논문 형식으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처음 시도한 10년 대규모 임상연구인 얼리버드에 참여한 환자 규모를 더 많이, CKD 병기 역시 1기, 2기가 아닌 3기 이상으로 설정해 진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난희 회장은 “이번 얼리버드 연구는 초기 신장질환 환자들이 대상으로 질환이 많지 않아 바이오마커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CKD 3기를 대상으로 말기신부전(ESRD) 진행을 보기 위한 또 다른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기대와 달리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를 위해서는 재원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장기간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위해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김난희 회장의 고민이다.

그는 “장기간 코호트에 재원을 지원할 곳도 없고, 제약사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관련된 것에만 지원한다"며 “결국 학회에서 지원해줘야 하는데, 학회 역시 지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대한당뇨병학회 산하 각 연구회들이 추진하고 있는 중요한 연구 중 필요성과 성과를 고려해 학회 이사장이 전향적인 결정 내려 재정적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김난희 회장은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에서 연구비 부족과 각 병원의 연구 관장 및 샘플 관리, 모니터링, 데이터 관리 등 연구 진행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는 CRO 부재가 큰 애로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김난희 회장은 당뇨병성신증연구회 회원들의 연구동향도 설명했다.

그는 “연구회 회원들은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많이하고 있으며, 멀티오믹스 싱글 셀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뢰도가 높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는 투입되는 노력 대비 파급력이 크고, 임팩트 팩트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피레네논(finerenone) 글로벌 PMS 연구인 fine real study와 국내 신약 엔블로(envlo)의 CKD 3기에서 혈당강하효과 검증 연구인 Envlo-CKD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CKD 치료를 위한 약제 보험기준의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내 보험기준은 치료 약제 허가를 위한 임상 설정 기준보다 좁게 인정되고 있어 임상 현장에서 치료할 수 있는 옵션의 한계가 있어 보험기준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신장질환 치료를 위해 활용될 수 있는 RAS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피네레논, 세마글루타이드의 급여기준 한계성의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난희 회장은 당뇨병성신증연구회 회원들의 연구가 국제적인 연구 트랜드에 발맞춰 진행될수 있도록 지원하고, 심도있는 학술활동을 위해 웨비나 및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당뇨병 환자들에게서 다른 나라 당뇨병 환자들 보다 신장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는 원인을 우리 연구회 힘으로 규명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