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 "국회 증액 합의했으나 끝내 미반영 '국회 삭감' 맞다"
박 의원 "정부안 0원, 국회 탓은 고의적인 가짜뉴스...국회 차원 대응할 것"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고대구로병원 수련센터 예산 삭감을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또 한번 설전을 벌였다.
오 시장은 20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 참석해 "고대구로병원 수련센터 예산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가 함께 증액하기로 한 것은 맞으나, 예산결산위원회 통과 과정에서 반영이 안 돼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그래서 국회 삭감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예산 삭감으로 수련센터가 문을 닫을 뻔했다는 자신의 발언이 틀리지 않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SNS는 글을 다 쓰기에 한계가 있어 되도록 줄여서 간략히 쓴다"며 "오해를 낳았는지는 모르겠으나, 민주당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고 과민하게 대응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국회 복지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즉시 반발했다. 박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오세훈 시장, '사기꾼의 거짓말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오 시장의 발언을 맹렬히 비난했다.
박 의원은 오 시장의 발언을 두고 '괴변'이라며 "삭감의 정의도 모르는 것이냐"고 받아쳤다.
박 의원은 "애초에 국회에 넘어온 해당 예산이 0원으로, 결과적으로 정부 안대로 예산이 반영된 것"이라며 "0원인 예산을 국회가 삭감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며칠전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도 예산을 정부안에 담아오지 않았다고 밝혔다"며 "거짓으로 밝혀졌음에도 또다시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다분히 '고의적'"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사기꾼의 거짓말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오 시장의 말을 그대로 돌려준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과 박의원은 중증외상센터 예산 삭감 논란을 두고 한바탕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오 시장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원 예산 9억원이 전액 삭감돼 국내 유일 중증외상 수련센터인 고대구로병원 수련센터 운영이 중지될 위기"라며 "이에 서울시가 재난관리기금 5억원을 투입해 수련 기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 의원은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 예산은 지난해 예산에서 전액 삭감된 0원이었다"며 "이것을 되살린 것이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의원들이지만 정부여당의 증액 협상 거부로 끝내 반영되지 못한 것"이라 반박했다.
이후 오 시장은 다시 "여야가 증액을 합의했으나, 민주당이 예결위, 본회의에서 합의 없이 감액 예산안을 처리하는 최악의 예산 폭주를 저질러 지원 예산 9억원이 최종 무산됐다"며 "민주당은 예산 통과 뒤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다가 서울시가 급하게 나서서 지원을 하자 '삭감'이라는 말꼬리를 붙잡고 가짜뉴스 운운하며 공세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복지위에서 해당 예산 증액 의견을 낸 의원 중 하나가 바로 나"라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가짜뉴스 운운한다'며, 남 탓부터 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 18일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오 시장의 발언에 국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