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2025년 새해가 어느 때보다 어두운 분위기에서 시작을 맞았다. 비상 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안이 가중된 상황에 연말 연초 발생한 흉흉한 사건들까지 겹치며 희망찬 분위기로 새해를 맞기란 어려워졌다. 희망의 메시지로 가득차야 할 제약업계 주요 인사들의 신년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다름아닌 '불확실성'이었다. 

국내 정치 상황 변화가 최근 경제 불안의 가장 직접적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나 사실 징조는 이전부터 시작됐다. 내수 회복이 더뎌지고 수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올해부터 1%대의 저성장이 예견됐다. 이달 예정된 미국 도널트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도 글로벌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주요 요소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1.7%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제시한 1.9%, 정부가 제시한 1.8%을 밑도는 수준이다. JP모건은 1.3%대까지 기대치를 낮췄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이 '버티기'에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쟁력 강화뿐이다. 잠잠히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신약 개발 성과에 도달하는 것이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업계 주요 인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공격적 R&D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쉬운 점은 현재 국정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정부 투자에 일부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제약바이오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출범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기로 계획했다. 대통령 직속에 정부 주요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위원회 출범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매우 컸다.

그러나 위원장인 대통령의 거취가 불분명해지면서 지난해 말 예정이었던 위원회의 출범은 무기한 연기됐다. 2023년 출범한 국무총리 직속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있으나 최근 국무총리 탄핵으로 업무 연속성이 끊겼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 지원과 관계없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올해도 R&D 투자를 지속하고 신약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의 성과가 단기에 나타나기 어려운 산업의 특성상 경제적 혹한기가 길어질수록 업계의 버티기는 힘에 부칠 것이다. 하루 빨리 국정운영이 정상화되고 신약 연구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