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치료에 참여하는 인력의 의견 교환 및 협력 자리로 21일 열려
권역심뇌혈관센터와 인적네트워크 사업 기반으로 뇌졸중 치료 현황 및 개선 방안 논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한뇌졸중학회(회장 가톨릭의대 김용재, 이사장 성균관의대 김경문)가 제2회 한국 뇌졸중 네트워크 심포지엄을 성료했다.
심포지엄은 뇌졸중 치료에 참여하는 인력의 의견 교환 및 협력 자리로 21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렸다.
한국 뇌졸중 네트워크(KSN)는 뇌졸중 안전망 구축을 위해 필요한 뇌졸중 네트워크 기반 마련을 목적으로 대한뇌졸중학회가 2023년 시작했으며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됐다. 대한뇌졸중학회 이외에 유관학회 임원진과 보건복지부, 소방청 등이 참석해 뇌졸중 안전망 구축을 위해 현안을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는 뇌졸중 진료에 참여하는 인력 195명이 참석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중증질환을 적기에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증질환 취약지역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2월부터 시작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네트워크, 인적네트워크 사업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현재 국내에는 10개 권역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가 운영 중이다.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총 954건의 환자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급성기 치료를 받았으며, 그 중 뇌경색은 총 471건, 뇌출혈은 143건이었다.
강원대병원 김성헌 교수(신경과)는 "의료 취약지역 중 하나인 강원 지역 권역네트워크 경우 강원대병원 중심으로 총 6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력 부족 문제와 함께 119에서 권역센터가 아닌 초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어려운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되는 경우가 아직도 많아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성 심뇌혈관질환의 경우 권역센터 각 전문진료과 의료진이 주도하는 환자분류시스템(triage system)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아대병원 김대현 교수(신경과)는 "현재 뇌졸중 의심 환자가 119 신고 후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30분 이상 소요된 경우가 전체 65.5%로 이 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뇌졸중 의심 환자의 수용 여부를 응급실에서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경남 지역의 경우 뇌졸중 핫라인을 이용하게 되면 병원 선정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인력 등 문제로 이러한 핫라인이 전국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부산경남 지역 권역센터인 동아대병원의 경우 뇌졸중 환자 중 전체 33.4%는 타병원에서 전원 오는데 이는 2015년에 개정된 119 구급대원 현장응급처치 표준지침에서 '병원 전 뇌졸중 선별검사가 양성인 경우에는 즉각적인 혈전용해치료가 가능한 지역응급의료기관 이상의 의료기관으로 이송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지역응급의료기관 중 30% 이상은 24시간 급성기 뇌졸중 진료가 불가능하므로 초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 센터 확충과 동시에 표준지침의 개선이 필요하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인적네트워크 사업 경과도 공유됐다.
올해 2~8월 총 295명의 환자가 치료받았고 이 중 108건이 뇌경색 환자였다. 인적네트워크로 매칭돼 치료받은 뇌경색 환자의 89%가 적절하게 매칭돼 전원 후 진료를 받았으며, 매칭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대부분 10분 이내로 현재 여러 인력난이 있는 상황에서도 뇌경색 인적네트워크 경우 제 기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역 뇌경색 인적네트워크의 책임자인 인하대병원 박희권 교수(신경과)는 "지속적으로 인적네트워크 담당자들과 소통하고 모임하면서 뇌경색 환자 치료를 위해 협력을 지속하고 치료 질 관리를 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하지만 해당 시스템을 장기간 유지하려면 정부의 인력 유지와 시스템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소방청 구급역량개발팀 오희석 과장은 "119 구급대원이 병원 방문 전 연락하는 것은 수용 여부보다는 병원에 알리는 목적"이라며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응급실 수락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변질돼 환자들이 응급실 방문시간을 지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소방청은 뇌졸중과 같은 중증응급질환 환자들을 신고 당시부터 조기 평가하고자 상황실에서부터 환자분류작업을 하는 사업을 2024년 계획하고 있다"면서 "해당 사업이 적절하게 실현돼 더 많은 환자가 골든타임 내 초급성기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한뇌졸중학회 이경복 정책이사(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현재 적절한 뇌졸중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 뇌졸중센터가 부족한 상황이고 현재 네트워크 사업 지원 비용도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권역/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365일 24시간 유지되는 뇌졸중 안전망을 구축하려면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뇌졸중학회 차재관 KSN 위원장 및 부이사장(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뇌졸중 센터 인증을 더 많은 병원으로 확대하는 것 못지않게 인증된 뇌졸중 센터 질 관리를 꾸준하게 하는 것이 전국 뇌졸중 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부분"이라며 "학회에서 꾸준하게 뇌졸중 센터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뇌졸중학회 김경문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현재 여러 인적네트워크와 권역심뇌혈관센터 네트워크 사업의 지속 및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병원 전단계부터 적절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면서 "뇌졸중 치료는 응급실 도착하기 전 119 이송하는 과정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병원 전단계에서 119 구급대와 뇌졸중 의료진 간 소통이 환자를 파악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하고, 이러한 소통을 통해 적절한 뇌졸중 센터로 이송하고 병원으로 전원해야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회는 지속적인 한국 뇌졸중 네트워크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 뇌졸중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뇌졸중 치료에 참여하는 의료진, 소방청 의견을 경청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