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 8월 30일~9월 2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
총 12개 핫 라인 세션에서 38개 최신 연구 결과 공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자들이 주도한 임상연구가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4) 메인 세션을 빛낸다.

8월 30일~9월 2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안정민 교수(심장내과)와 남기병 교수(심장내과),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교수(심장내과)가 전 세계 심장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핫 라인(Hot Line) 세션에서 각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학계의 큰 관심이 모인는 핫 라인 세션은 총 12개로 구성돼 38개 주요 연구 결과가 베일을 벗는다.

PACEN 지원 국내 ASSURE DES 연구 결과 발표

안정민 교수는 ASSURE DES 연구 결과를 31일 발표한다. ASSURE DES는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이 지원한 연구로, 관상동맥 약물방출 스텐트 삽입 후 12개월 이상 경과한 환자가 비심장성 수술을 받을 경우 항혈소판제 치료에 따른 수술 전후 임상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했다.

ASSURE DES 연구는 수술 전후 아스피린 투약 유지가 중단에 비해 주요 심장사건 예방에 우월한지 평가했다. 

안 교수는 2022년 열린 대한심장학회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PACEN 공동 심포지엄에서 "이 연구를 통해 비심장성 수술 전 심장내과 의사와 외과 의사가 논의할 때 아스피린 사용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며 "의사결정 과정을 간단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기병 교수는 9월 1일 심방세동이 있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릭시아나(성분명 에독사반) 단독요법과 릭시아나+항혈소판제 병용요법의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한 EPIC-CAD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EPIC-CAD는 연구자 주도 다기관 오픈라벨 무작위 연구로 디자인됐다. 1차 목표점으로 무작위 배정 이후 1년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뇌졸중, 전신 색전증, 심근경색, 계획되지 않은 재관류술 시행, 주요 또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비주요 출혈 등을 평가했다.

학술대회 마지막 날인 9월 2일에는 김병극 교수가 복합병변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광간섭 단층촬영 유도 관상동맥 중재술의 임상적 혜택을 평가한 OCCUPI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연구는 광간섭 단층촬영 유도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의 혜택을 입증한 명확한 연구가 없다는 점에서 이뤄졌다. 1차 목표점으로 광간섭 단층촬영 또는 혈관조영술 유도 PCI 이후 12개월째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비교했다.

ATTR-CM 치료제 등장할까?…암부트라 임상3상 공개
ABYSS, 베타차단제 장기 치료가 최선인지 답 제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학술대회 핫 라인 세션의 문을 여는 주인공은 미국 제약사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의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 치료제 암부트라(성분명 부트리시란)다. 학술대회 첫 날인 30일에는 암부트라의 HELIOS-B 임상3상 결과가 베일을 벗는다.

지난달 발표된 HELIOS-B 임상3상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암부트라는 위약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및 심혈관계 사건 재발 등 1차 목표점 위험을 28% 유의하게 낮췄다.

또 등록 당시 빈다맥스를 투약하지 않고 단일요법을 진행한 환자 395명에서는 암부트라군의 1차 목표점 위험이 위약군보다 33%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HELIOS-B 임상3상의 구체적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앨나일람은 올해 말 미국식품의약국(FDA) 등 규제당국에 ATTR-CM 환자의 암부트라 사용에 관한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박출률이 감소하지 않고 심부전이 없는 안정형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베타차단제 장기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ABYSS 임상4상 결과가 공개된다.

ESC 연례학술대회 프로그램 위원회 John McMurray 위원장은 "수년 동안 심장마비를 경험한 환자에게 베타차단제를 투약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치료제가 있다"며 "베타차단제 장기 치료가 여전히 최선인지 확신할 수 없다. ABYSS 연구는 모든 심장내과 전문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edMed·-Frail, 항고혈압제 최적 복용 시간은?

31일에는 고혈압에 중점을 둔 연구들이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먼저 최적 항고혈압제 복용 시간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BedMed와 BedMed-Frail 연구 결과가 공개된다. 

BedMed 연구는 항고혈압제를 취침 전 또는 아침에 복용했을 때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비교한다. BedMed-Frail 연구는 저혈압 위험이 높은 노쇠한 환자를 대상으로 항고혈압제 복용 시간을 아침에서 취침 전으로 바꿨을 때 위험과 혜택을 평가한다. 아울러 두 연구 개별 환자 데이터의 메타분석 결과도 공개될 예정이다.

세 가지 약제를 한 알에 합친 새로운 항고혈압제 복합제 등장에도 관심이 모인다. 영국 조지메디슨이 개발한 GMRx2는 칼슘채널차단제 암로디핀/이뇨제 인다파미드/안지오텐신II 수용체 차단제(ARB) 텔마사르탄 복합제로, 임상연구에서 주요 효능 및 안전성 목표점을 달성했다고 보고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구체적 결과가 공개된다. 

이와 함께 항고혈압제 4제 복합제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QUADRO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

콩팥병 치료제 케렌디아 적응증 '심부전'까지 확대되나

▲바이엘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
▲바이엘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

바이엘의 만성 콩팥병 치료제인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케렌디아(피네레논)의 적응증 확대에도 관심이 모인다. 

9월 1일에는 심부전 치료제로서 케렌디아의 가능성을 확인한 FINEARTS-HF 임상3상 결과가 발표된다. 이 연구는 좌심실 박출률 경도 감소 또는 보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달 발표된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케렌디아 치료 시 심혈관계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응급 내원으로 정의한 최초 및 재발 심부전 사건의 복합 목표점 발생 위험이 통계적·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또 케렌디아의 양호한 내약성 확인했으며 기존에 잘 확립된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관성을 보였다.

이와 함께 심부전 치료에서 MRA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 연구의 개별 환자 데이터를 메타분석한 결과가 공개된다. 또 케렌디아의 FINEARTS-HF와 FIDELIO-DKD, FIGARO-DKD 연구를 토대로 만성 콩팥병, 2형 당뇨병 또는 심부전을 동반한 1만 9000여명 환자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평가한 FINE-HEART 연구 결과가 나온다.

한편 지난해 조기 중단이라는 비운을 맞이한 바이엘의 제11혈액응고인자(factor XI, FXI) 억제제 아순덱시안의 OCEANIC-AF 임상3상 결과가 같은 날 발표된다.

이 연구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예방에 대해 아순덱시안과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인 엘리퀴스(아픽사반)의 효능을 비교했다. 

임상3상은 엘리퀴스 대비 아순덱시안의 효능이 열등한 것으로 나타나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 권고에 따라 지난해 11월 조기 종료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구체적인 OCEANIC-AF 임상3상의 추가분석 결과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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