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JAK1/2 억제제 렉셀비, 성인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허가
JAK 억제제 블랙박스 경고 포함...올루미언트·리트풀로와 차이는?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승인된 치료법이 전혀 없었던 중증 원형탈모증에 3년 연속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했다. 경구용 JAK1/2 억제제 렉셀비(성분명 듀룩솔리티닙)가 세번째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로써 치료 옵션이 부족했던 원형탈모증 환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는 모두 JAK 억제제 계열 약물로 암과 심혈관질환에 대한 블랙박스 경고를 포함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FDA는 인도 썬 파마의 렉셀비를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는 2022년 6월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2023년 6월 리트풀로(리틀레시티닙) 승인 후 세번째 원형탈모증 치료제 승인이다.
렉셀비는 앞서 허가 받은 올루미언트, 리트풀로와 같은 야누스 키나아제(JAK) 억제제다. 1일 2회 경구 복용을 통해 탈모 유발과 관련된 JAK1, JAK2 신호 경로를 선택적으로 차단한다.
복용 24주차 SALT 20점 달성률 30%
모발이 두피 90% 이상 덮은 환자 25%
렉셀비의 이번 승인은 임상3상 THRIVE-AA1, THRIVE-AA2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두 연구에는 원형탈모증 중증도 평가도구(SALT)로 측정한 두피 탈모가 50% 이상인 18~65세 원형탈모증 환자 1220명이 등록했다.
SALT 점수 100점은 전체 두피가 탈모된 상태를, 0점은 두피 탈모가 전혀 없음을 뜻한다. 기준점에서 두 연구 참가자들의 평균 SALT 점수는 각각 85.9점, 87.9점으로, 평균적으로 두피의 13% 정도만이 두발로 덮여있었다.
해당 연구에서 환자들은 24주 동안 렉셀비 8mg, 12mg 또는 위약을 1일 2회 투여하도록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24주차 SALT 점수가 20점 이하인 환자의 비율이었다.
연구 결과 24주차에 렉셀비 복용 환자의 30% 이상에서 모발이 두피의 80% 이상을 덮으며 SALT 점수 20점 이하를 달성했다. SALT 점수 20점 이하를 달성한 환자 수는 24주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24주차에 모발이 두피 90% 이상을 덮어 거의 모든 모발을 되찾은 환자 비율도 25%에 달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임상2상, 3상 연구에서 1일 2회 렉셀비 8mg을 복용한 환자의 3.1%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세 가지 부작용은 두통, 여드름, 비인두염이었다. 100명 이상의 환자는 렉셀비를 3년 이상 계속 복용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 Natasha Mesinkovska 박사는 "심각한 원형탈모증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효과적인 치료를 통한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며 "입증된 결과를 제공하는 경구 JAK 억제제가 원형 탈모증 환자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JAK 억제제 안전성 우려는 여전
새로운 치료제가 속속 허가를 받으면서 치료 옵션이 부족했던 원형탈모증의 미충족 수요가 점차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는 모두 JAK 억제제 계열의 약물로 안전성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승인 받은 렉셀비 역시 심각한 감염 및 암, 혈전증, 위장관 천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렉셀비 복용으로 사망 및 주요 심혈관 사건의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렉셀비의 허가사항에도 다른 JAK 억제제와 마찬가지로 암과 심혈관 질환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블랙박스 경고가 포함됐다.
CYP2C9 대사가 원활하지 않은 환자나 강력한 CYP2C9 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렉셀비 사용이 제한된다. 더불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도 사용이 승인되지 않았다.
다만 JAK 억제제에 대한 블랙박스 경고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에 의해 추정된 것으로, 피부과 코호트에서 사용된 JAK 억제제에 대한 최근 메타 분석에서는 이러한 위험이 없다는 결과도 나왔다.
올루미언트·리트풀로와 경쟁 전망
한편 앞서 출시된 올루미언트와 리트풀로는 모두 1일 1회 복용하는 제제인 반면, 렉셀비는 1일 2회 복용이 필요하다.
이는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측면인 만큼 또 다른 경쟁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에 후발 주자인 렉셀비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12세 이상 청소년까지 허가를 받은 제품은 리트풀로 뿐으로, 성인 환자에게만 허가된 올루미언트, 렉셀비에 비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루미언트 역시 6~12세, 12~18세의 소아 및 청소년 대상 임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렉셀비의 소아·청소년 대상 적응증 확장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