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3배 늘려 중증외상환자 수용률 90% 목표
경기도 국내 최초 예방가능외상사망률 10% 미만 달성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정경원 센터장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정경원 센터장.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정경원 센터장(외상외과).

[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권역외상센터는 365일 24시간 교통사고와 추락, 다발성 골절 등 신체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국 권역별로 총 17개의 권역외상센터가 있다. 중증외상환자가 전국 어디서나 1시간 이내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권역외상센터에는 중증외상환자를 처치하는 전문 외상팀이 24시간 상주한다.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은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환자를 살리겠다는 목표와 자긍심 하나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이에 본지는 보건복지부 주관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8년 연속 최고 등급을 획득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1> 그들의 열정이 환자를 지킨다

<2> “경기 남부 권역 중증외상 수용률 90% 목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2013년 권역외상센터 설치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2016년 6월 정식 개소했다.

아주대 외상센터는 경기 남부 권역의 중증외상환자 치료를 전담한다. 지난 2022년 기준 3473명의 외상환자를 처치했으며, 외래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외상중증도 점수(Injury Severity Score, ISS) 15점이 넘는 중증외상환자도 2015년 477명에서 2022년 1333명으로 증가 추세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100병상에서 300병상으로 늘린다

개소 후 보건복지부 주관 전국외상센터 평가에서 8년 연속 최고 등급을 획득했지만, 정경원 센터장(외상외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고자 했다. 아주대 외상센터의 경기 남부권역 중증외상환자 수용률은 현재 60% 수준인데, 9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정경원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2016년 ISS 15점이 넘는 중증외상환자를 566명 치료했다. 당시 관할지역의 중증외상환자를 30%가량 커버했고, 최근 자체 조사 결과는 60% 수준”이라며 “중증외상환자 수용률은 증가 추세인데, 우리 센터가 환자를 받지 못하면 환자분들이 치료나 처치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우리 센터는 총 100병상이지만, 재원환자가 병상보다 많다. 또 외상집중치료실(중환자실) 병상이 꽉 차 있어, 우리 센터에 오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바이패스’하는 사례도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원일수도 줄여 봤지만, 궁극적으로는 병상을 늘려 중증외상환자 수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아주대병원은 외상센터 병상을 기존 100병상에서 300병상으로 3배 늘리기로 결정하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환자실 병상은 기존 40병상에서 60병상으로, 일반 병상은 60병상에서 240병상으로 늘어난다. 병상이 총 300개로 늘면 세계 최대 규모의 권역외상센터가 된다.

정경원 센터장은 “중환자실과 일반 병상이 각각 3배씩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중환자실에 머무는 기간은 2~3일 정도고, 일반 병실은 중환자실보다 3~4배 정도 길게 머문다”며 “통계를 근거로 일반 병상이 중환자실 병상보다 3~4배 정도 많아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됐다. 그래야만 병상이 돌아갈 수 있고, 환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가능외상사망률 5% 아주대 외상센터, 
경기도 예방가능외상사망률도 낮춘다

아주대 외상센터가 병상을 늘리면 경기도의 예방가능외상사망률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은 외상환자가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 받지 못해 사망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수치가 낮을수록 더 많은 외상환자를 살렸다는 뜻이다.

아주대 외상센터의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은 2022년 기준 5.5%이며, 최근 자체 조사결과는 5% 미만이다. 아주대병원이 소속된 경기도의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은 2021년 기준 9.1%로, 우리나라 최초로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을 10% 미만으로 낮췄다.

정경원 센터장은 아주대 외상센터와 경기도의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을 함께 낮추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정 센터장은 ‘경기도 외상체계지원단’ 단장을 겸임하며, 지역이송체계 구축과 외상진료 질 관리, 교육 등을 관리하고 있다.

사업의 핵심은 중증외상환자의 이송체계를 구축해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외상협력병원 지정을 확대하고 있다. 중증외상환자가 이송 중 사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역외상협력병원은 환자가 권역외상센터로 안전하게 이송될 수 있도록 긴급 처치를 담당하고, 외상센터는 닥터헬기 등으로 환자를 신속히 이송, 처치한다.

정경원 센터장은 “과거 우리나라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은 상당히 높았던 반면, 선진국들은 외상 시스템을 구축해 낮은 상태였다. 제가 샌디에이고 외상센터에 연수를 갔는데,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이 2.4%였다”며 “선진국은 최상위급 리더가 되는 대학병원 외상센터가 인구가 제일 밀집된 공간 중앙에 위치하면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점을 착안해 권역외상센터를 중심으로 응급센터와 의료기관 등을 활용하면 환자 이송과 처치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시작한 것이 외상체계지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역외상센터로 집중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지역마다 포인트(협력병원)를 지정하고, 외상센터로 오지 않아도 될 환자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체계를 만들었다. ‘허브 앤 스포크(Hub&Spoke)’ 방식이다. 아직 포함되지 않은 지역이 있지만, 최적화된 이송체계를 만들어 최대한 많은 환자를 커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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