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 36만 리터 규모 공장 조성...2030년까지 약 4조 6천억 투자
미국 시라큐스·송도 두 바이오 캠퍼스 제조 역량 결합해 글로벌 시장 공략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36만 리터 규모의 송도 바이오 캠퍼스 건설에 착공하면서 본격적인 의약품위수탁개발(CDMO) 사업 진출을 위한 첫 삽을 뜬다.
회사는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기존에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기술과 노하우를 흡수해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 착공식을 하루 앞둔 2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회사는 이날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주요 시설 및 미국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의 연계 운영 방안을 소개하며 향후 CDMO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4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제조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 골자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에는 이번에 착공하는 1공장을 포함해 각 12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3개가 건설된다. 1공장은 2026년 내로 모든 공정을 마무리하고 2027년 1월 본격적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1~3공장 총 연면적은 약 6만 1191평 규모로, 전체 가동 시 생산 역량은 36만 리터다.
여기에 현재 운영 중인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의 생산 역량인 4만 리터를 더하면 총 40만 리터가 된다. 회사는 2022년 12월 미국 뉴욕 동부 시러큐스에 위치한 BMS의 생산공장을 인수하며 CDMO 시장에 진입했다.
이날 강주언 사업기획부문장은 "롯데그룹은 바이오를 성장산업으로 선정해 중점적으로 투자, 사업을 키우기로 결정했다"며 "투 트랙으로 성장 방향을 설정해 기존 바이오 공장을 CDMO로 전환하고 원가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자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인수를 완료한 시러큐스 공장은 BMS 직원 99.2%를 고용 승계해 생산노하우와 품질 노하우를 흡수했다"며 "현재 배치 성공률 99%로 매우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고객사로부터 높은 평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라큐스 바이오 캠퍼스는 글로벌 규제 기관으로부터 62개 이상의 GMP 승인을 획득했으며, 18년 이상의 항체/단백질 생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120회 이상의 배치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숙련된 GMP 인력과 품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정우청 EPC 부문장은 "롯데가 처음으로 바이오 산업에 진입하지만 기존 시러큐스의 건설, 운영 노하우를 송도 캠퍼스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시러큐스 공장의 기술 도입을 위해 월 1회 이상의 기술 교류 및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시러큐스 바이오의 사업 역량 및 노하우를 확보한 송도 바이오 캠퍼스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엔드 투 엔드 서비스'가 가능한 최신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1공장에는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생산 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1만 5000리터 규모의 스테인리스 스틸 바이오 리액터와 고역가(High-Titer) 의약품 생산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3000리터 바이오 리액터를를 함께 설계하는 시스템(TiterFlex Quad System)도 마련된다.
정우청 EPC 부문장은 "최근 고역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1만 5000리터 바이오 리액터 세포주 배양의 중간 단계에 활용되는 3000리터 바이오리액터를 자체적인 본 배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며 "별도 고역가 설비를 구축하는 것에 대비해 유연한 생산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며 효율성 또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는 현재 ADC 생산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2025년부터 본격적인 ADC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시러큐스 캠퍼스를 북미 최고의 ADC 전문 위탁 생산 서비스 센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에는 바이오 벤처 회사들과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도 조성된다. 이를 통해 바이오 벤처와의 기술 협력을 도모하고 연구 시설 제공, 투자자 네트워크 활성화, 법률 서비스 등 안정적 운영 환경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CDMO 분야의 후발주자인 만큼 생산능력보다 품질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형덕 사업부문증설장은 "통상적으로 CDMO는 생산규모를 가지고 순위를 매기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데 얼마나 양질의 의약품을 제공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경쟁력 있는 회사들이 규모가 커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후발주자지만 품질 측면에 초점을 맞춰 저희 갈길을 가겠다"며 "이를 위해 인력 로테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을 숙련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원직 대표 역시 "매출 기준으로는 2030년 1.5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10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공장 운영은 실험실 사이즈, 인력의 경험치 등 전량적으로 평가하기 쉽지 않은데, 현재까지는 바이오 리액터 사이즈만 가지고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착공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시장 내 K-바이오의 새로운 기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작점"이라며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갖춘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TOP 10 CDMO로서 입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