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24] FLOW,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 대상으로 오젬픽 신장 보호 효과 확인
SGLT-2 억제제 치료 여부 따라 분석한 결과, 오젬픽 효과 일관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신장약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한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신장 보호 효과가 SGLT-2 억제제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성 콩팥병 동반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 대상의 FLOW 연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환자군과 복용하지 않은 환자군 모두 오젬픽 치료 시 일관되게 신장 예후가 개선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21~24일 미국 올란도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4)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Nature Medicine 6월 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FLOW 전체 결과, 오젬픽군 1차 목표점 위험 24%↓

FLOW 연구는 오젬픽이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의 신장과 심혈관에 혜택이 있음을 확인한 연구다. 이를 통해 오젬픽이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를 위한 첫 번째 GLP-1 제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FLOW 전체 결과는 NEJM 지난달 5월 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에는 중등도~중증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 3533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오젬픽군 또는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돼 표준치료와 함께 치료받았다. 

1차 목표점으로 등록 당시 대비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50% 이상 지속 감소, eGFR 15mL/min/1.73㎡ 미만 지속 시작, 투석 또는 신장이식 등 만성 신대체요법 시작, 신장질환에 의한 사망,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 5가지를 종합해 평가했다. 2차 목표점은 eGFR 변화,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오젬픽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24% 낮았다. 이 같은 위험 감소는 평가요인인 만성 콩팥병 그리고 심혈관계 사건 등에서 모두 관찰됐다. 오젬픽의 내약성은 이전 임상연구와 유사하게 좋은 수준을 보였다. 

이 연구를 통해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GLP-1 제제의 권고등급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됐다. 

하지만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자리 잡은 SGLT-2 억제제 복용 여부에 따라 오젬픽의 치료 효과가 달라지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오젬픽군, SGLT-2 억제제 치료 따른 eGFR 기울기 차이 없어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에게 오젬픽·SGLT-2i 병용 고려할 수 있을 것"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분석에서는 FLOW 연구 참가자들을 등록 당시 SGLT-2 억제제 치료 여부에 따라 분류해 오젬픽 효과를 평가했다. 등록 당시 SGLT-2 억제제 치료군은 550명, 비치료군은 2983명이었다. 

1차 목표점으로 신부전, eGFR 50% 이상 지속 감소, 신장질환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조사 결과, SGLT-2 억제제 치료군에서 1차 목표점은 오젬픽군 277명 중 41명(14.8%), 위약군 273명 중 38명(13.9%)에게서 발생했다. 두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차이는 없었다(HR 1.07; 95% CI 0.69~1.67; P=0.755).

SGLT-2 억제제 비치료군에서 1차 목표점은 오젬픽군 1490명 중 290명(19.5%), 위약군 1493명 중 372명(24.9%)에게서 확인됐다. 이들의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오젬픽군이 위약군보다 27% 의미 있게 낮았다(HR 0.73; 95% CI 0.63~0.85; P<0.001).

또 SGLT-2 억제제 치료군과 비치료군 간 오젬픽군의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interaction 0.109).

아울러 FLOW 전체 결과에서는 오젬픽군의 평균 연간 eGFR이 더 느리게 감소하는 기울기를 보였는데, SGLT-2 억제제 치료 여부에 따른 eGFR 기울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eGFR 기울기가 완만할수록 신장기능이 느리게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젬픽군의 평균 연간 eGFR 기울기는 SGLT-2 억제제 치료군이 0.75mL/min/1.73㎡, SGLT-2 억제제 비치료군이 1.25mL/min/1.73㎡로 조사됐다. 두 군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interaction=0.237). 

또 오젬픽군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 위험은 SGLT-2 억제제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감소했다(각 P-interaction=0.741과 0.901). 

연구 결과를 발표한 독일 에를랑겐-뉘른베르크대학 Johannes F.E. Mann 교수는 "FLOW 전체 결과에서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신장 예후에 오젬픽이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분석 결과, SGLT-2 억제제 치료 여부에 따라 오젬픽이 신장, 심혈관 그리고 생존에 미치는 혜택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eGFR도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FLOW 연구가 2019년 시작돼 환자 모집 당시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진 않았다"면서 "오젬픽과 SGLT-2 억제제의 상당한 치료 혜택을 고려하면,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에게 두 약제를 병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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