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024] FLOW 임상3상,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 신장 예후·생존 등 개선
혈당 조절·심혈관 혜택·체중 감량에 이어 신장 보호 효과 입증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로 개발된 노보노디스크의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이 신장약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만성 콩팥병 동반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를 모집해 진행한 FLOW 임상3상 결과, 오젬픽은 주요 신장 사건 발생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오젬픽은 혈당 조절 효과에 이어 GLP-1 제제 계열 최초로 심혈관 혜택을 입증했고 체중 감량 효과도 있다. 용량만 달리한 같은 성분 치료제인 위고비는 15%의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하며 전세계 비만치료제 열풍을 일으켰다.

이에 더해 오젬픽은 FLOW 임상3상에서 신장 보호 효과도 입증하면서 임상에서 쓰임새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23~26일 스웨덴에서 개최된 유럽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ERA 2024)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NEJM 5월 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GLP-1 제제 신장 보호 효과 명확히 할 연구로 'FLOW' 주목

▲노보노디스크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노보노디스크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는 신부전, 심혈관계 사건 그리고 사망 등 위험이 높은 환자군이다. 

GLP-1 제제는 주요 가이드라인에 RAS 억제제와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SGLT-2 억제제 등과 함께 신장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약제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1차 목표점으로 신장 관련 예후를 확인한 대규모 연구가 없어 신장 보호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단서가 달렸던 상황이다. 학계가 GLP-1 제제의 신장 보호 효과를 명확하게 정리할 연구로 FLOW 임상3상에 주목한 이유다.

오젬픽, 1차 복합 목표점 발생 위험 24%↓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에는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50~75mL/min/1.73㎡이면서 요 알부민-크레아티닌 비(UACR)가 300~5000mg/g △eGFR이 25~50mL/min/1.73㎡이면서 UACR이 100~5000mg/g 등에 해당하는 중등도~중증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 3533명이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66.6세였고 여성이 30.3%를 차지했다. 평균 eGFR은 47.0mL/min/1.73㎡, UACR 중앙값은 567.6mg/g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오젬픽 주 1회 1mg 피하주사군(오젬픽군, 1767명)과 위약군(1766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는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가 실시한 중간 분석에서 사전에 지정한 유효성 기준을 충족해 조기 종료됐다.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은 3.4년이었다.

1차 복합 목표점으로 투석, 신장이식, 등록 당시 대비 eGFR 최소 50% 지속 감소, eGFR 15mL/min/1.73㎡ 미만, 신장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2차 목표점은 eGFR 변화,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1차 복합 목표점 발생 위험은 오젬픽군이 위약군보다 24% 유의하게 낮았다(HR 0.76; 95% CI 0.66~0.88; P=0.0003). 1차 목표점 발생 건수는 오젬픽군 331건, 위약군 410건이었다. 오젬픽군에서 환자 1명이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약물을 투약했는지 보여주는 최소치료환자수(NNT)는 3년 동안 20명으로 집계됐다.

1차 목표점 중 신장 관련 평가요인의 발생 위험은 오젬픽군이 위약군 대비 21%(HR 0.79; 95% CI 0.66~0.94) 낮았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 역시 오젬픽군이 29%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HR 0.71; 95% CI 0.56~0.89).

확증적 2차 목표점도 오젬픽군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 평균 연간 eGFR 기울기는 오젬픽군이 위약군보다 1.61mL/min/1.73㎡ 덜 가파르게 감소해 신장이 천천히 악화됨을 시사했다(P<0.01).

MACE 발생 위험은 오젬픽군이 위약군 대비 18%(HR 0.82; 95% CI 0.68~0.98; P=0.029),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20% 유의하게 낮았다(HR 0.80; 95% CI 0.67~0.95; P=0.01).

안전성 평가에서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오젬픽군이 49.6%로 위약군(53.8%)보다 낮았다. 중증 감염이나 기생충 감염 발생률은 오젬픽군 17.9%, 위약군 21.3%였고, 중증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각 15.4%와 18.1%로 조사됐다. 다만, 중증 안질환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오젬픽군이 3.0%로 위약군(1.7%)보다 높았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Vlado Perkovic 박사는 "오젬픽은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의 임상적으로 중요한 신장 사건 발생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며 "약제가 안전하다는 결과를 고려하면, 신장, 심혈관 그리고 생존에 오젬픽의 혜택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오젬픽 사용 순서·우선 순위 등 고려해야"

이번 연구에 따라 향후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의 치료전략으로 오젬픽 사용 시 기존 약제와의 치료 순서와 우선 순위 등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초기 치료전략으로 오젬픽과 다른 약제를 병용해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Perkovic 박사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약물치료(GDMT)로 제시되는 RAS 억제제, SGLT-2 억제제, MRA인 피네레논 등이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에게 치료 혜택이 있다. 이에 의료진과 환자는 오젬픽 사용 순서와 우선 순위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또 오젬픽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이번 연구가 만성 콩팥병 동반 당뇨병 환자의 초기 치료전략으로 오젬픽과 다른 약제의 병용요법을 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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