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E 2024] 세마글루타이드 vs 시타글립틴 위마비 발생률 비교 후향적 연구
세마글루타이드 치료 6개월 이내 위마비 위험 증가하지 않고 발생률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지난해 항당뇨병제이자 비만치료제로 활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의 위마비(위무력증, gastroparesis) 위험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GLP-1 제제 안전성에 힘을 더하는 근거가 제시됐다.

미국 트라이넷X(TriNetX) 전자건강기록 데이터베이스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 GLP-1 제제인 세마글루타이드와 DPP-4 억제제인 시타글립틴 간 위마비 발생 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에 따라 GLP-1 제제가 다른 항당뇨병제보다 위마비 발생 위험이 높은지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한 전향적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구 결과는 9~11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임상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AACE 2024)에서 공개됐다.

지난해 미국에서 GLP-1 제제 위마비 사례 보고

지난해 미국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오젬픽 또는 위고비를 투약한 환자 2명이 음식 소화가 상당히 느려져 잠재적으로 중증 구토 및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는 중증 위마비를 경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미국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는 오젬픽과 또 다른 GLP-1 제제인 터제파타이드를 투약하면서 위마비를 경험했고 건강에 문제가 나타났다며, 오젬픽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와 터제파타이드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개발사가 두 약제의 위장관계 관련 문제 심각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GLP-1 제제는 위 배출 속도를 지연시켜 포만감을 오래 느끼도록 하기에 이상반응으로 위장관계 사건이 주로 보고된다. 위마비는 GLP-1 제제가 위 운동을 느리게 해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키는 효과에 따라 나타날 수 있지만,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거나 신경병증 등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국 버팔로대학 William Jenkins 박사는 "당뇨병이 없는 비만한 성인 대상의 사례 분석과 후향적 분석에서 GLP-1 제제 치료 시 위마비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럼에도 전통적으로 위마비 위험과 관련 없는 DPP-4 억제제 등 다른 항당뇨병제와 비교해 GLP-1 제제의 위마비 발생률은 문헌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항당뇨병제 치료 시작 후 초기 6개월에 중점을 두고 세마글루타이드가 시타글립틴보다 위마비 발생률이 높은지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6개월 이내 위마비 사례, 세마글루타이드 154건 vs 시타글립틴 137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트라이넷X 데이터베이스에서 치료 시작 전 5년 동안 위마비에 대한 ICD-10 질병코드가 없고 세마글루타이드 또는 시타글립틴으로 치료받은 당뇨병 환자를 확인했다. 

세마글루타이드 치료군 5만 4951명과 시타글립틴 치료군 11만 8123명을 확인했고, 나이, 성별, 음주, 흡연, 비만 등 잠재적 교란요인을 완화하고자 성향점수매칭을 통해 각 5만 3989명의 코호트를 구성했다. 

분석 결과, 치료 시작 이후 6개월 이내 발생한 위마비 사례는 세마글루타이드군 154건으로 시타글립틴군 137건에 비해 약간 많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아니었다(P=0.3183).

세마글루타이드군의 위마비 위험은 시타글립틴군보다 1.124배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RR 1.124; 95% CI 0.893~1.415).

아울러 치료 시작 1년 이내 위마비 발생률도 세마글루타이드군과 시타글립틴군 간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Jenkins 박사는 "당뇨병 환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시타글립틴 대비 치료 시작 이후 6개월 이내 위마비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고 전반적 발생률도 낮았다"며 "GLP-1 제제가 다른 항당뇨병제에 비해 위마비 위험을 높이는지 밝히기 위한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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