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애브비, 10일 아큅타 출시 기념 간담회 개최
편두통 전문가들 적절한 '급여기준 설정' 필요성 제기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아시아 최초 경구용 편두통 예방약 애브비 아큅타(성분명 아토제판트)가 국내 출시되면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환자 혜택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애브비는 10일 안다즈서울강남에서 한국애브비 아큅타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세브란스병원 주민경 교수(신경과)는 "한국의 편두통 유병률은 6~11.5%로 높지만 기존 치료제로 치료를 받더라도 환자들은 내약성과 효과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며 "아큅타는 현실적으로 건강보험 급여 조건을 설정해 많은 편두통 환자에게 치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두통 치료는 급성기와 예방 치료로 구분된다. 이 중 예방치료는 그동안 항우울제, 항경련제, 항고혈압제 등으로 치료해왔다.
하지만 편두통을 특정한 약물이 아닌 만큼 치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는 CGRP 단클론항체가 개발됐지만,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을 비롯해 50~60%는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 6개월 이내 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반면 아큅타는 성인 만성 편두통 또는 삽화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아큅타를 평가한 임상3상 PROGRESS, ADVENCE 연구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아큅타는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국내에서 만성·삽화성 편두통 예방 치료를 위해 허가된 유일한 1일 1회 경구용 GCRP 수용체 길항제다.
아큅타는 PROGRESS, ADVENCE 등 두 연구 모두에서 12주 치료기간 동안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월평균 편두통 일수를 줄이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또 12주 치료기간 동안 월평균 편두통 일수가 최소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하면서 주요 2차 목표점도 달성했다.
PROGRESS 연구에서 아큅타는 베이스라인 대비 월평균 편두통 일수를 6.9일 줄인 반면, 위약군은 5.1일 감소에 그쳤다(P<0.0001). 월평균 편두통 일수가 최소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각각 41%, 26%였다(P<0.001).
ADVENCE 연구에서는 아큅타 투여군이 베이스라인 대비 월평균 편두통 일수를 4.2일 줄이면서 위약군 2.5일 대비 감소 폭이 더 컸다(P<0.001). 월평균 편투동 일수가 50% 감소한 환자 비율은 아큅타군이 61%, 위약군이 29%였다(P<0.001).
최근에는 임상3상 확장 연구를 통해 장기 사용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번 확장 연구는 임상3상 PROGRESS 연구와 ELEVATE 연구를 완료한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이 이뤄졌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연구 시작 시점 월 편두통 부담 일수는 14.5일이었다.
분석 결과, 월평균 편두통 일수는 13~16주차에 평균 8.5일 개선됐고, 이는 48주 동안 지속됐다. 13~16주차 월평균 편두통 일수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70%였다.
이상반응은 이전 연구에서 공개된 것과 일치했고, 새롭게 발견된 이상반응은 없었다.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비인두염, 변비 등이었다.
노원을지대병원 김병건 교수(신경과)는 "아큅타는 경구제가 갖는 장점, 짧은 반감기 등 다양한 이점을 통해 편두통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하는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옵션 활용 관건은 '급여기준'
아큅타가 경구용 CGRP 수용체 길항제로서 효능과 안전성을 보이며 국내 출시했지만,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려면 급여기준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료 현장에서는 앞서 시장에 진입한 CGRP 계열 주사제 급여기준의 까다로운 점을 지적, 급여기준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CGRP 계열 주사제인 한국릴리 엠겔러티(갈카네주맙) 한독 아조비(프레마네주맙)를 건강보험 급여 처방을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편두통 병력 △투여 전 최소 6개월 이상 월 두통일수가 15일 이상이면서, 그 중 한 달에 최소 8일 이상 편두통형 두통 △투여 시작 전 편두통장애척도(MIDAS) 21점 이상 또는 두통영향검사(HIT-6) 60점 이상 △최근 1년 이내에 3종 이상의 편두통 예방 약제에서 치료 실패를 보여야 하는 등 복잡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특히 급여 처방이 이뤄져도 최대 투여기간은 12개월이고, 투여 시작 후 3개월마다 반응평가, 두통일지 등을 진행해야 한다. 때문에 까다로운 건강보험 급여기준으로 인해 차라리 비급여로 처방받겠다는 환자들도 있다고.
김병건 교수는 "일각에서 경구용 CGRP 수용체 길항제가 위약 대비 월평균 편두통 일수를 2일 미만 감소시킨 게 의미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지만 실제 환자들에게 듣는 이야기는 다르다"며 "약을 투여하기 전에는 편두통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던 환자들이 아큅타를 복용하고 난 이후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는 수치로만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편두통 환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 기준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