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0명당 1명 HCM 환자…HCM 환자 중 15% oHCM
전체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 중 85% 진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증상 완화 넘어 근본 치료 위한 심장 마이오신 억제로 환자 삶의 질 개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30대 이전 심장돌연사의 원인으로 꼽히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비대성 심근병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출시됐지만,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은 여전히 낮아 전문가들은 보험급여 적용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진단율 자체가 낮아 사회적 관심이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비대성 심근병증(HCM)은 여러 종류의 심근병증 중 심장근육의 비대를 일으킬만한 다른 원인 없이 심장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HCM, 85%가 제대로 진단 못 받는 희귀질환

HCM은 폐색성과 비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으로 나눠지며, 이 중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oHCM)은 두꺼워진 좌심실 근육으로 대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혈류가 나가는 통로인 좌심실 유출로(LVOT)가 좁아지거나 폐색된 유형이다.

HCM의 증상 발현 여부와 시기는 환자마다 다르며, 증상 역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는 심장 돌연사다. 특히 10~35세 사이의 젊은 성인이나 아동에게서 운동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최초 임상 증상으로 겪을 위험이 돌연사라는 점이 HCM의 무서움이다. 심장 돌연사는 경쟁적인 운동이나 심한 육체 활동과 관련돼 있으며, 35세 미만의 운동선수에서 발생하는 심장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전체 HCM 환자 중 85%는 진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관련 학회는 추정하고 있다. 

HCM 특성상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와 임상 경과가 환자마다 차이를 보여 오진 또는 미진단, 과소진단으로 HCM 질환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HCM은 전체 인구의 500명당 1명 꼴로 발생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에서 진단된 HCM 환자 수는 2만 824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캄지오스(마바캄템).
캄지오스(마바캄템).

그 중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 수는 2745명으로 희귀난치질환으로 지정돼 있다. 

진단받더라도 다른 관상동맥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CCB)를 사용해 단기적인 증상 완화와 관리를 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약물 치료로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은 경우는 두꺼워진 심장 근육을 수술로 절제하는 심근 절제술 정도가 있다.

A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HCM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으로, 증상이 발현된 환자의 90%에서 관찰되고 있다"며 "HCM의 경우 부정맥, 심부전 등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동반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HCM 환자의 심부전 동반 비율은 최대 43%까지 올라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심방세동 발생 위험도 일반인보다 약 4~6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700여 명 희귀질환 oHCM 환자 치료 혜택 위해 보험급여 시급

이런 상황에서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BMS의 oHCM 치료제 캄지오스(성분명 마바캄텐)다. 캄지오스는 oHCM의 병태 생리에 관여하는 심장 마이오신과 액틴의 교차 다리 결합 형성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가진 치료제다. 

마이오신과 액틴의 교차 다리 결합 수가 감소하면 과하게 수축했던 심장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다.

캄지오스는 증상성 oHCM 환자에 대한 EXPLORER-HCM 임상 결과, 위약군보다 1차 평가변수인 증상의 정도(NYHA 등급)와 운동 능력(pVO2)을 합한 평가변수를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1차 평가변수는 NYHA 등급 1단계 이상 개선과 pVO2 1.5mL/kg/min 이상 증가 또는 NYHA 등급 악화되지 않음과 pVO2 3mL/kg/min 이상 증가다.

1차 평가변수에 도달한 캄지오스 치료 환자 비율이 위약군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으며, 캄지오스 투여 30주 후 약 49.6%의 환자가 증상의 정도가 가장 낮은 NYHA 1단계에 도달했다.

또, 캄지오스 치료를 받은 환자의 74%는 운동 후 최대 좌심실 유출로 압력차가 중격축소술을 고려해야 하는 기준인 50mmHg 미만으로 수치가 개선됐다.

30주의 약물 투여 기간 동안 캄지오스와 위약군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내약성은 유사했으며, 캄지오스 투여 후 발생한 이상반응은 일반적으로 경증이었다.

순환기내과 전문의들은 oHCM 환자들이 각종 심혈관계 합병증과 돌연사 위험에 놓여 있다며, 심부전 동반 비율이 최대 43%, 심방세동 발생위험이 일반인 대비 약 4~6배, 20대 HCM 환자의 사망위험이 일반인 동일 연령대 대비 4배 이상 높다고 질환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캄지오스,  증상 완화 치료 넘어 근본적 치료 혜택 제공

특히 HCM을 비롯한 oHCM 질환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과 환자들의 치효 혜택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BMS는 캄지오스에 대한 보험급여 진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캄지오스는 희귀질환 치료제이지만 경제성평가 면제 트랙이 아닌 일반 치료제 등재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제성평가를 위한 자료를 지난해 말 제출했으며, 현재 경제성평가 소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심초음파학회 총무이사 겸 비후성 심근증 연구회 회장인 삼성서울병원 이상철 교수(순환기내과)는 그동안 oHCM은 제대로된 치료옵션이 없었다며, 상대적으로 질환의 심각성과 환자들의 고통이 과소평가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oHCM은 심혈관계 합병증을 넘어 최악의 경우 돌연사까지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다행히 oHCM 환자들의 증상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유일한 치료 옵션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아직 비급여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oHCM 환자들이 돌연사이 공포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보험급여가 하루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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