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4] SHASTA-2 임상2b상, siRNA 치료제 플로자시란 효능 등 평가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환자 대상, 위약 대비 24주째 중성지방 57%·ApoC3 77% 감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3달에 1회 피하주사만으로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의 중성지방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미국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플로자시란(ARO-ApoC3)은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의 24주째 중성지방과 아포지단백C-III(ApoC3) 수치를 절반 이상 낮췄고 효과는 48주까지 이어졌다.

SHASTA-2로 명명된 플로자시란의 임상2b상 결과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6~8일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4)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JAMA 4월 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플로자시란, ApoC3 표적 siRNA 치료제

중성지방 수치가 500mg/dL 이상인 중증 고중성지방혈증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뿐만 아니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급성 췌장염 등 위험을 높인다. 중성지방을 낮추는 치료제가 임상에 도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중증 고중성지방혈증으로 인한 ASCVD와 급성 췌장염 등 문제는 여전하다. 

플로자시란은 중성지방과 ApoC3 수치를 낮추는 ApoC3 표적 짧은 간섭 RNA(siRNA) 치료제다. ApoC3는 간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로 중성지방 등 지방을 체외로 제거하는 간의 능력을 억제한다. 플로자시란은 ApoC3 생성을 줄여 간에서 중성지방 등 지방 제거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플로자시란군, 중성지방 500mg/dL 미만 도달률 '90.6%'

이번 SHASTA-2 위약 대조 용량 결정 무작위 임상2b상은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지질저하치료의 추가요법으로서 플로자시란의 효과와 안전성, 치료용량 등을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2021년 5월 31일~2023년 8월 31일 미국, 유럽,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등의 74곳 의료기관에서 공복 중성지방 수치가 500~4000mg/dL이며 안정적인 지질저하치료를 받고 있는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환자 229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 중 226명이 1차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55세였고 남성이 78%(176명)를 차지했다. 등록 당시 평균 중성지방 수치는 897mg/dL, 혈장 ApoC3 수치는 32mg/dL였다.

전체 환자군은 플로자시란 10, 25, 50mg 피하주사군 또는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돼 1일차와 12주째에 치료받았고 48주까지 추적관찰됐다. 

1차 목표점은 24주째 중성지방 변화율로, 플로자시란군과 위약군을 비교했다. 2차 목표점은 24주째 ApoC3 변화율과 등록 당시부터 48주까지 4주 간격으로 평가한 ApoC3 그리고 중성지방 수치 변화율로 설정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Daniel Gaudet 박사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6~8일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4)에서 플로자시란의 SHASTA-2 임상2b상 결과를 발표했다. ACC 학술대회 강의 화면 캡처.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Daniel Gaudet 박사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6~8일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4)에서 플로자시란의 SHASTA-2 임상2b상 결과를 발표했다. ACC 학술대회 강의 화면 캡처.

조사 결과, 24주차 평균 중성지방 감소율은 플로자시란군 74%, 위약군 17%였고 두 군 간 차이는 57%로 유의미했다(95% CI -71.9~-42.1; P<0.001). 특히 48주차에는 가장 고용량 플로자시란군의 평균 중성지방 감소율이 58%였으나 위약군은 7%에 그쳤다.

24주차 평균 ApoC3 감소율은 플로자시란군 78%였지만 위약군은 1%에 불과했다. 두 군 간 평균 ApoC3 감소율 차이는 77%로 의미 있었다(95% CI -89.1~-65.8; P0<0.001). 48주차 가장 고용량 플로자시란군의 평균 ApoC3 변화율은 48% 감소했지만 위약군은 4% 증가했다. 

아울러 플로자시란군 90.6%(159명 중 144명)가 24주차에 중성지방 수치 500mg/dL 미만에 도달했다. 이들 환자의 77%는 48주차에도 여전히 중성지방 수치가 500mg/dL 미만이었다. 또 고용량 플로자시란군의 절반 이상이 24주차 중성지방 수치가 정상 범위인 150mg/dL 미만을 달성했다.

단, 플로자시란군에서 용량 의존적으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했다. 이는 고용량군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나, 위약군 대비 60% 높았다(95% CI 31~89; P0<0.001).

하지만 플로자시란군에서 아포지단백B(ApoB) 수치는 증가하지 않았고, 비HDL-콜레스테롤 수치는 모든 용량에서 의미 있게 감소했다. 특히 고용량 플로자시란군과 위약군의 비HDL-콜레스테롤 차이는 20%로 벌어졌다. 이 같은 차이는 48주째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Daniel Gaudet 박사. ACC 사진 제공.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Daniel Gaudet 박사. ACC 사진 제공.

플로자시란군은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플로자시란군과 위약군이 비슷했고, 심각한 이상반응은 경도~중등도 수준으로 치료와 관련됐다고 판단되지 않았다. 치료 중단이나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무작위 연구는 플로자시란이 중성지방 저하에 잠재적으로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10명 중 9명이 급성 췌장염의 역치값(threshold)인 중성지방 500mg/dL 미만에 도달했고 중성지방 연관 지단백 지표도 개선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연구를 주도한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Daniel Gaudet 박사는 "ApoC3와 중성지방의 유의미하고 지속적인 용량 의존적 감소는 플로자시란을 두 번째 투약한 이후 36주까지 나타났다"며 "중성지방 수치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줄이면서 췌장염 발생 위험을 낮추는 약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플로자시란이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관련 합병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는지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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