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안스데반 교수, 교모세포종 위험 높이는 NK세포 수용체 유전자 다형성 증명
"NK세포 유전적 변이가 한국인 교모세포종 발달 영향 줄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과 체내 암세포나 바이러스를 자체적으로 공격하는 NK세포(Natural Killer cell, 자연살해세포) 활동을 조절하는 유전자 변이의 상관성을 규명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교신저자), 가톨릭의대 미생물학교실 최혜연 연구강사(제1저자) 연구팀은 NK세포 활동을 조절하는 주요 수용체인 킬러 Ig-유사 수용체(KIRs)와 교모세포종 발병 간 연관성을 한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KIRs는 암세포를 죽이기 위한 NK세포 활동을 조절하는 주요 수용체 중 일부로 중요한 유전적 변이를 가지고 있다. KIRs는 암세포 및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는, 우리 몸에서 경찰 및 군인역할을 하는 면역세포가 나쁜 세포를 인지하는 데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수용체다.
KIRs 유전자 다형성에 따라 질환 발생에 대한 면역반응이 달라지고, 질병 발생 위험과 연관성을 보인다. 면역반응이 중요한 병인으로 밝혀진 자가면역질환 및 혈액질환에서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으나,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과의 연관성은 현재까지 잘 정립되지 않았다.
특히 KIR 유전자 다형성은 인종마다 다른 분포를 보이는데, 동양인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KIRs 유전자 다형성 연구는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연구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교모세포종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군 77명과 건강한 한국인 200명(대조군)을 비교·분석한 결과, KIR-2DL1, 3DL1, 3DS1와 그들의 리간드 유전자(각각 HLA-C2, HLA-Bw4/6, Bw4)를 모두 보유한 경우 교모세포종 발생 위험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 단, 교모세포종 환자군과 대조군 간 KIR 유전자와 KIR 유전자형 빈도에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흔한 원발성 악성 뇌종양으로 수술 및 항암 방사선 표준치료를 모두 받더라도 평균 생존율은 2년이 안 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불치에 가까운 교모세포종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면역항암치료제가 제시되고 있다.
학계에서 교모세포종과 면역시스템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이번 연구로 밝혀진 유전자를 통해 NK세포와 교모세포종의 상호작용을 조사하는 심도 깊은 연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스데반 교수 "이번 연구는 KIRs와 그들의 리간드 유전자의 유전적 변이가 한국인에서 교모세포종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제안했다"며 "향후 KIRs 유전자와 그들의 리간드 유전자의 유전적 변이에 따른 교모세포종 세포에 대한 다양한 면역 반응을 입증하기 위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치에 가까운 교모세포종 병인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제 특히 면역항암치료제 개발 및 이를 위한 교모세포종과 면역시스템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연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가 주관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과학기술분야 기초연구사업(창의도전연구 기반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