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신중하게 논의하고, 의료인력 정상화 필요
소청과醫·전의총, 의대정원 논의 가능성 두고 반발

30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서울 달개비에서 의료현안협의체 제1차 회의를 가졌다.
30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서울 달개비에서 의료현안협의체 제1차 회의를 가졌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의정협의가 시작되면서 의료계는 의대정원 논의가 협상 아젠다로 설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소청과의사회 및 전의총 등 의료계 일부에서 의대정원 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이필수 집행부에 대해 강한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여한 이상운 부회장은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협상을 최우선으로 가치로 삼고 있다며,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30일 달개비에서 의료현안협의체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31일 확정 발표될 필수의료 지원대책 논의와 의료체계 개선 관련 과제에 대해 협의가 진행됐다.

이날 회의 직후 복지부 차전경 보건의료정책과장과 의협 이상운 보험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회의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이상운 부회장은 "필수의료가 한번에 해결되지 않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과 산적한 지역의료 현안에 대해 함께 개선할 것을 요청했다"며 "일차적으로 필수의료 대책이 의료현장에서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의협, 비정상 의료체계 정상화 전환 의지 내비쳐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대책 설명에 대해 이 부회장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이제 시작됐다며, 의협은 추가적인 의견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의협이 제안한 사항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해 단계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차전경 과장은 이번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끝이 아닌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라며, 의협에서 제시한 의견을 검토해 대책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이번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통해 이제까지 정상적이지 않았던 의료체계를 정상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문제점이 노출돼 있는 필수의료 분야를 하나, 둘 개선한다는 마음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의협 회원 권익을 위해 계속 정책적인 협의를 통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상운 부회장은 비대면 진료와 필수의료 인력 논의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비대면 진료도 논의될 것이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의협만의 방안이 있다"며 "비대면 진료는 그동안 첨예한 문제였고, 회원들의 우려가 있다. 이번 협의체 회의에서 회원들의 우려를 반영해 신중하게 논의할 것이다.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필수의료 인력 논의와 관련해 그는 "의료인력도 논의해야 한다"며 "의료인력 부분이나 수련체계 개선, 인력 불균형 등은 정상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에는 의료 공동화 지역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 공동화 현상은 안 된다. 필수의료에 대한 의료진의 부족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의료인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운 부회장의 판단이다.

차전경 과장은 "다음주 2차 회의에서 앞으로 협의체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논의할 것인지 우선순위를 설정하게 될 것"이라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할 범위가 매우 넓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차근차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일부, 의료현안협의체 의대정원 논의 우려 반발

그러나,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번 의료현안협의체에 대해 반발하는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30일 14만 회원 기만하는 의정협의 즉시 중단하라는 성명을 통해 의대정원 논의에 대해 피하지 않겠다는 이필수 회장의 발언을 두고 비판하고 나섰다.

소청과의사회는 "정부가 대놓고 (의대정원)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이필수 회장이 의대정원 문제를 더 이상 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의협 회장이 앞장서서 의대정원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계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인 대의원회와 상의는 했는가?"라며 "그게 아니라면 회원에 대한 중대한 배신이고, 의협 회무의 정통성과 절차를 무시하는 탄핵사유"라고 비판했다.

또 소청과의사회는 "이필수 회장은 회원을 기만하는 협상을 즉시 중단하고 먼저 회원들의 우려에 책임있는 해명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전국의사총연합도 9.4합의 위배하는 의정협작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의총은 최근 정부는 코로나 안정화 선언은 커녕 9.4합의를 완전 잊어버린 듯한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며, 의협 이필수 회장은 정부의 발언에 대해 피해가지만은 않겠다는 발언으로 호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의총은 "의대정원 논의는 피하고 자시고 하는 문제가 아니고, 반드시 의정간에 논의해야 할 주요 아젠다"라며 "단, 9.4합의 정신을 지키면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의총은 "2020년 4대악보다 훨씬 심각한 의료정책 들이 쏟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 이필수 집행부는 아직도 파업은 선택지가 아니라고 공언하고, 합의 정신마저 위배하려는 정부를 상대로 비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정부 시책을 오히려 회원들에게 설득하겠다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의원회는 이런 현 의협 집행부의 행보에 동의하는 것인가?"라며 "14만 의사회원을 위한 대의원회의 책무를 잊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대의원회의 역할론을 제기했다.
 
이런 일부 의료계의 지적에 대해 이상운 부회장은 "의협 부회장으로서 의료현안협의체 협상이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후 결정했다"며 "의협은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협상에 참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협의체에서 회원들에게 성과물을 제시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관철시키고 회원들의 의료환경이 개선되길 바라는 심정으로 신중하게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의료계 일각의 지적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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