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신약개발 기업 슈뢰딩거, 혈액암 임상시험 개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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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인공지능(AI)이 설계한 신약이 세상에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주인공은 미국 AI 신약개발 기업 슈뢰딩거다.

최근 슈뢰딩거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점막 관련 림프조직 림프종 전위 단백질1(MART1) 억제제 계열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개시를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AI 설계 신약 개발 시작

이 후보물질은 슈뢰딩거의 물리학 기반 플랫폼이 활용됐다.

MALT1은  NF-kB 신호전달 경로의 BTK 하류에 존재하는 프로테아제로, 여러 비호지킨 B세포 림프종의 잠재적 치료 표적으로 간주된다. NF-kB의 지속적인 활성화는 림프종 하위 유형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슈뢰딩거는 지난 10개월 동안 후보물질로서의 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 82개의 화합물을 분류, 가장 유망한 후보물질 발굴을 위해 전임상을 진행, 78개를 식별했다.

SGR-1505로 명명된 이 후보물질은 MALT1 억제제다. MALT1 억제제는 신체 면역반응을 제어하는 생물학적 경로를 구동하는데 도움이 되는 표적이다. 앞서 재발했거나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B세포 관련 혈액암에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슈뢰딩거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비호지킨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임상1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임상1상에서는 SGR-1505의 안전성과 활성을 입증하기 위한 용량증량시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슈뢰딩거는 권장 용량을 발견하면 연구를 B세포 악성 종양을 가진 환자로 추가적으로 확장하고 BTK 억제제, BCL-2 억제제를 포함한 다른 약물과의 병용요법 가능성까지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슈뢰딩거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B세포 림프종은 상당한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며 "올해 말 SGR-1505의 임상1상이 진행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슈뢰딩거 시작으로 AI 신약개발 다시 붐업?

그동안 슈뢰딩거는 물리학(physics) 기반 소프트웨어와 AI 플랫폼으로 다양한 화합물을 디자인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슈뢰딩거는 소프트웨어 사업과 신약 약물발굴 사업 등 크게 두가지의 사업 분야를 진행 중이다. 매출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판매로부터 나오지만, 최근 약물 발굴 사업분야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는 약물발굴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의 9%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22%까지 올랐다.

이에 슈뢰딩거는 향후 약물발굴사업 매출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 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슈뢰딩거는 지난해 바이엘, 써모피셔사이언티픽, 아스트라제네카, BMS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바이엘과 1000만유로의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아스트라제네카와는 계약을 확장했다. 이후 써모피셔사이언티픽과는 전략적 협업을, BMS와는 27억달러의 빅딜을 체결했다.

투자업게 한 관계자는 "슈뢰딩거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전임상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지만, 후보물질 도출까지 기존 신약개발 과정보다 1~2년 단축됐다는 점에서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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