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GC녹십자 등 대기업 이어 보령·제일 등 중견기업도 자회사 설립
개발 속도 강점 vs 리스크 감수...양면 존재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 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해 항암 신약 개발이 중점이다.
신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 자회사를 이용하는 게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입증되면서 오로지 항암 신약을 개발하는 기술집약형 자회사 출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기업, 항암신약 개발 자회사로 경쟁력 확보
유한양행은 2016년 전략적으로 항암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바이오회사 소렌토와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를 설립했다.
이뮨온시아는 모 회사인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와 소렌토의 항체 라이브러리에서 유망 후보물질을 공급받아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신약 가치를 극대화한 후 기술수출하는 사업 모델을 구사한다.
2019년 파라투스에스피 사모투자합자회사로부터 총 43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을뿐더러 든든한 모회사 덕분에 자금 걱정 없이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이뮨온시아는 PD-L1을 표적하는 항체신약 IMC-001과 CD47 항체 항암 후보물질 IMC-002, NAC03 타겟 IMC-003 등 3개 항암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 가운데 IMC-002는 지난해 중국 3D메디슨에 중국 지역 개발 권리를 이전하는 조건으로 최대 5400억원(4억 7050만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 기술력도 검증받았다.
GC녹십자는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을 합병, GC셀을 통해 항암신약을 개발 중이다.
GC셀의 대표적 제품은 2007년 허가 이후 활발하게 투여되고 있는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다. 이뮨셀엘씨는 현재 췌장암 임상3상을 시작하는 등 적응증 확장에 나섰다.
GC셀은 향후 NK, T,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에서도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GC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NK와 T세포 파이프라인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고형암 치료를 위한 NK세포치료제 AB201 임상시험계획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중소제약사 활발한 투자
자회사 설립을 통한 항암신약 개발 열기는 중소제약사에도 이어지고 있다.
보령제약은 면역항암제·면역억제제 개발을 담당하는 바이젠셀에 이어 계열사인 보령바이오파마를 통해 비피진을 설립했다.
비피진은 mRNA 기반 기술 확보와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투자 관계사인 포바이오코리아의 연구 부문을 인수해 설립됐다.
비피진은 기존 치료제보다 약 900배 이상 높은 정확도로 암세포를 타깃하는 기술특허(SV4)와 약물을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mRNA 특허 물질(T001)을 활용한 대사항암제 개발에 나선다.
연내 mRNA 기반 삼중음성유방암(TNBC) 치료제 임상1상 승인이 목표다.
제일약품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온코테라퓨틱스도 항암신약 개발에 한창이다. 유망 파이프라인은 JPI-547이다.
JPI-547은 PARP와 Tankyrase를 동시 억제하는 이중저해 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2020년 3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지정(ODD)을 받은 데 이어 같은 해 6월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실제 JPI-547은 2020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난소암, 유방암 등 다수의 암종을 대상으로 한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하며 주목 받았다.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JPI-547의 췌장암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며 적응증 확대를 노리고 있다.
부광약품은 자회사를 이용한 항암신약 개발을 가장 잘 이용하는 중소제약사 중 하나다.
현재 부광약품은 다이나테라퓨티스를 통해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 후보물질 SOL-804를 개발 중이다.
SOL-804는 기존 치료제가 가진 약점인 흡수율 및 음식물 영향을 개선한 개량신약이다.
지난해 유럽, 유라시아, 호주, 멕시코 등에서 글로벌 특허를 등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대병원에서 40명을 대상으로 자이티가와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하기 위한 국내 임상1상 투약을 개시하기도 했다.
또 재규어테라퓨틱스와는 AhR 길항제 기반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재규어테라퓨틱스는 싱가포르계 바이오 제약사 아슬란 파마슈티컬과 함께 설립한 조인트 벤처로, 당시 부광약품의 첫 합작법인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부광약품은 AhR 길항제가 췌장암과 대장암 등 여러 종류의 고형암을 타깃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일동홀딩스는 100% 지분을 보유한 항암신약 전문 개발기업 아이디언스를 설립했다.
아이디언스는 현재 위암 치료제 IDX-1197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국내 18개 기관에서 7개 암종을 대상으로 임상1b/2a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IDX-1197은 PARP 효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암세포가 자기 DNA를 복원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업계가 자회사를 통해 항암신약을 개발하고 있지만, 평가는 엇갈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개발 자회사는 자체 개발 신약 파이프라인 중에서 개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한다"며 "이는 성과가 부진했던 후보물질의 개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항암 신약은 개발 난이도 높은 만큼 개발에 실패하거나, 개발하더라도 혁신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며 "항암신약은 여러 적응증으로 확장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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