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2상, 48주 동안 과체중·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 전체 체지방량↓·제지방량↑
美연구팀 "비마그루맙, 지방과다인 당뇨병 환자 위한 새로운 약제 될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근소모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실패를 맛본 노바티스의 비마그루맙(bimagrumab)이 비만치료제로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과체중 또는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2상에서 비마그루맙은 전체 체지방량을 줄이면서 제지방량을 늘리고 당화혈색소를 개선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번 결과는 JAMA Network 1월호에 실렸다(JAMA Netw Open 2021;4(1):e2033457). 이에 앞서 임상2상의 일부 데이터는 2019년에 열린 미국비만주간(Obesity Week 2019)에서 선공개된 바 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비마그루맙은 액티빈 타입 2 수용체(activin type II receptor)를 억제하고 골격근 성장을 촉진하는 항체 약물이다. 희귀 근소모질환인 산발성 봉입체 근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임상2/3상에서 1차 목표점 달성에 실패해 근소모치료제로서의 전망은 어두웠다.

그러나 식이요법을 하지 않고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비만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소규모 연구 결과, 비마그루맙을 정맥주사한 환자군에서 10주째 제지방량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 체지방량이 유의하게 줄고 인슐린 민감도가 개선됐다(Diabetes Obes Metab 2018;20(1):94~102).

이번 임상2상을 진행한 미국 페닝턴 생의학연구소 Steven Heymsfield 교수는 "첫 번째 사람 대상 연구에서 예상치 못하게 비마그루맙이 지방조직과 인슐린 민감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개발사에 비만한 당뇨병 환자 대상의 임상2상을 의뢰했고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무작위 임상2상에는 미국과 영국에서 체질량지수(BMI) 28~40kg/㎡이며 당화혈색소가 6.5~10.0%인 제2형 당뇨병 환자 75명이 모집됐다. 체중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 외에 항당뇨병제를 투약하는 환자들은 제외했다.

이들은 비마그루맙군(37명)과 위약군(38명)에 무작위 분류돼 48주 동안 식이조절 및 운동 상담을 병행하며 치료받았다. 비마그루맙군은 5% 포도당 수용액에 1kg당 비마그루맙 10mg에서 최대 1200mg까지 혼합해 4주 간격으로 정맥주사했다. 위약군은 5% 포도당 수용액을 투약했다.

전체 환자 중 치료를 모두 마친 58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등록 당시 평균 나이는 60.4세, BMI는 32.9kg/㎡, 체중은 93.6kg, 전체 체지방량은 35.4kg, 당화혈색소는 7.8%였다.

최종 결과, 위약군과 비교해 비마그루맙군의 전체 체지방량이 크게 감소했고 제지방량이 늘었으며 당화혈색소도 조절됐다.

1차 목표점으로 등록 당시 대비 48주째 전체 체지방량에 대해 최소제곱의 평균 변화를 조사한 결과, 비마그루맙군에서 20.5%, 위약군에서 0.5% 감소했고 두 군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P<0.001).

이어 2차 종료점인 등록 당시 대비 48주째 제지방량, 허리둘레, 당화혈색소, 체중 등의 변화에서도 비마그루맙의 의미 있는 결과가 관찰됐다.

제지방량은 비마그루맙군이 3.6% 늘었지만 위약군은 0.8% 감소했다(P<0.001). 허리둘레는 비마그루맙군이 9.0cm 감소, 위약군이 0.5cm 증가했으며(P<0.001), 당화혈색소도 비마그루맙군이 0.76%p 감소해 위약군(0.04%p 감소)보다 큰 혈당개선효과가 확인됐다(P=0.005). 아울러 체중은 비마그루맙군이 6.5% 감소, 위약군이 0.8% 감소했다(P<0.001).

안전성 평가에서 이상반응 발생률은 비마그루맙군과 위약군 모두 80% 이상으로 보고됐다. 비마그루맙군의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경도 설사와 근육 경련이었다.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이상반응은 총 8건으로, 비마그루맙군 5명에게서 보고됐고 위약군은 없었다. 구체적으로 비마그루맙군에서 △췌장염(1명)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1명) △근육경련(2명) △상복부 통증 및 담석증과 함께 혈청 리파아제 증가(1명 환자에게서 2건) 등이 확인됐다.

Heymsfield 교수는 "제지방량 감소는 일반적으로 저칼로리 식이요법에서 관찰되며,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중등도 또는 고강도 운동 처방이 포함된 경우에만 부분적으로 상쇄된다"며 "비만 치료의 중요한 목표는 제지방조직 감소와 이와 관련된 기능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체중 또는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48주간 비마그루맙 투약 시 전체 체지방량 감소와 제지방량 증가 그리고 대사적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이러한 결과는 액티빈 타입 2 수용체를 차단하는 비마그루맙이 지방과다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약물요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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