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다원검사 강조…충분한 장치 있다면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도 가능

미국수면의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AASM)가 성인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 진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005년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및 2007년 휴대형 수면검사기기를 이용한 OSA진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약 10년 만에 개정해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공신력 있는 수면센터에서 수면다원검사로 OSA를 진단해야 한다고 방점을 찍었다. 이와 함께 OSA를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장치를 갖췄다면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home sleep apnea testing)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총 6가지 권고안으로 마련된 진단 가이드라인은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3월 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OSA 진단 표준검사로 '수면다원검사' 강조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는 충분한 장치가 있어야만 가능이번 가이드라인의 권고안은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을 바탕으로 마련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임상시험이 진행되지 않아 전문가 합의문이 일부 포함된 것과 비교하면 권고안의 근거 질이 한층 더 높아진 것이다.먼저 가이드라인에서는 설문지 또는 예측 알고리듬만으로 OSA를 진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권고 수준: Strong, 근거 수준: Moderate). 혜택 대비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OSA 진단에 강하게 권고한 검사가 수면다원검사와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다(Strong, Moderate). 특히 종합적인 수면평가와 함께 표준검사로서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구체적으로 합병증이 없는 성인의 경우 중등도~중증 OSA 위험이 높아질 징후가 있다면 수면다원검사 또는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는 OSA를 확진할 수 있는 충분한 장치가 마련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OSA 위험이 높아질 징후는 과도한 주간졸림증을 보이면서 △습관적 코골이 △숨 막힘을 겪거나 다른 사람이 무호흡을 목격 △고혈압을 진단받음 중 최소 2가지가 해당된 경우로 정의했다.만약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지만 확진 근거가 부족하고 충분한 장치 없이 시행된 결과라면, 반드시 공신력 있는 수면센터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Strong, Low).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만으로는 기류, 호흡 노력(respiratory effort), 산소포화도 정도만 확인할 수 있어 더 포괄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한국수면학회 이정희 회장(강원의대 정신건강의학과)은 "충분한 장치 없이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를 진행하는 것보단 병원에 방문해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 시 뇌파를 확인할 수 없다면 환자가 수면 상태인지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깨어있을 때도 무호흡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확한 OSA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심혈관질환 또는 호흡기질환이 동반된 환자에서 OSA 진단 시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보다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Strong, Very Low).아울러 △신경근 때문에 호흡근이 약해진 경우 △깨어있을 때 호흡저하가 나타나거나 수면 관련 호흡저하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만성 오피오이드 약제 복용 △뇌졸중 또는 중증 불면증 과거력이 있는 성인도 수면다원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수면다원검사 방법에 따라서는 하룻밤을 완전히(full-night) 검사하는 것보단 분할야간(split-night)검사에 무게를 뒀다(Weak, Low). 분할야간검사는 수면 초반부에 검사를 시행하고 후반에 지속적 양압술(CPAP) 등의 치료를 시행해 효과를 비교하는 방법이다.Full-night검사는 수면 관련 호흡장애를 완전한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CPAP 적용을 위해선 2번 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고려해서 하룻밤에 OSA 진단 및 치료를 수행할 수 있는 분할야간검사를 약한 수준으로 권고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이와 함께 초기 수면다원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됐으나 여전히 OSA가 의심된다면 재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Weak, Very Low)."국내에서도 수면다원검사 시행…급여화된다면 임상에 상당한 영향 줄 것"

국내에서는 AASM 가이드라인처럼 OSA 진단에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비용이 비싸 환자들이 검사를 주저한다는 문제가 있으나, 수면다원검사 급여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이번 가이드라인이 향후 국내 임상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국내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 회장은 "불면증 때문에 병원에 방문한 환자들을 문진 또는 신체검사해보면 그 원인이 OSA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수면다원검사를 권하고 있다"며 "향후 수면다원검사가 급여화된다면 OSA가 의심되는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게 돼 이번 가이드라인이 국내 임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기면병·과수면증학회 홍승철 회장(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은 "가이드라인 발표와 더불어 국내 수면다원검사 급여화가 이뤄진다면 OSA 환자들이 검사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됨으로써 수면다원검사를 받으려는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검사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관심을 가져 전체적으로 국민 건강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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