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처방 상위 9개 약물 특허만료…작년 오리지널-제네릭 실적은?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 10위권 내 의약품 가운데 길리어드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테노포비르)를 제외하고 모두 특허가 만료됐다. 비리어드도 올해 11월이면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라 사실상 올해가 지나면 국내서 처방이 이뤄지는 의약품 상위 10개 품목은 모두 특허만료 의약품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외처방액 상위권을 특허만료 의약품이 차지하는 가운데 이들 의약품은 제네릭 공세를 피할 수 있었을까? 또 시장에 등장한 제네릭 의약품이 오리지널의 아성을 무너뜨렸을까?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특허만료 의약품 시장을 진단해봤다.

‘역시 구관이 명관’ 리피토·엑스포지

지난해 국내에서 원외처방이 가장 많이 이뤄진 제품은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였다. 리피토는 2016년 유비스트 기준 1578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하지만 지난 2009년 특허가 만료되고, 2012년 약가제도가 개편되면서 가격이 정당 53.55% 인하됐다. 이 때문에 제네릭 공세가 예상됐지만, 리피토의 벽은 공고했다. 

리피토는 2014년 1278억원, 2015년 1415억원, 2016년 1578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 특허만료 이후에도 승승장구하며 시장 점유에 나섰던 제네릭을 따돌렸다. 

리피토 제네릭 가운데 종근당 리피로우가 지난해 460억원을 기록하며 선두에 섰고, 뒤이어 유한양행 아토르바 416억원, 동아에스티 리피논 309억원을 달성했지만, 리피토의 벽은 넘지 못했다. 

작년 원외처방액 11위에 랭크된 노바티스의 고혈압치료제 엑스포지(발사르탄/암로디핀)는  2013년 4월 특허가 만료됐지만, 오리지널의 아성을 굳건히 하고 있다. 

엑스포지는 지난해 661억원의 원외처방액을 달성한 데 이어 2014년 745억원, 2015년 630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처방액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엑스포지를 잡겠다며 시장에 뛰어든 CJ헬스케어 엑스원(194억원), 대원제약 엑스콤비(99억원), 경동제약 발디핀(95억원)은 오리지널을 뛰어넘지 못했다. 

아스텔라스의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하루날디(탐스로신)도 제네릭 공세에 적극 방어 중이다. 하루날디는 2013년 특허 만료 이후에도 2014년 546억원, 2015년 613억원, 2016년 655억원의 원외처방액을 달성하며 선전했다. 

때문에 일동제약 유로탐스(27억원), 종근당 타무날(16억원) 등 제네릭의 공격은 미미했다. 다만, 하루날디의 개량신약 한미약품 한미탐스는 지난해 59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리며 그나마 선방했다.    

 

플라빅스·크레스토 아성 흔들리나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공세가 먹힌 의약품도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의약품은 한독이 판매를 맡고 있는 사노피의 항혈전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다. 

2007년 특허가 만료된 플라빅스는 2014년 599억원, 2015년 648억원, 2016년 695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린 제품이지만, 퍼스트 제네릭인 삼진제약의 플래리스도 만만찮다. 

플래리스는 지난해 61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삼진제약의 리딩품목이자,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오리지널인 플라빅스와 불과 80여억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 아울러 동아제약 플라비톨(306억원), 종근당 프리그렐(179억원)도 플라빅스 아성에 도전 중이다.

지난해 원외처방액 4위를 차지한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도 제네릭 출시와 약가 인하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크레스토는 2014년 1008억원, 2015년 786억원, 2016년 737억원으로, 2014년 특허만료 이후 원외처방액이 감소하고 있다.   

반대로 크레스토 제네릭인 CJ헬스케어 비바코는 지난해 173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고, 일동제약 로베틴(101억원), 종근당 로수로드(83억원), 보령제약 크레산트(78억원) 등이 선전하고 있다. 

쏟아지는 제네릭…혼전 예고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 시장의 혼전이 예상되는 품목도 있다. 

우선 지난해 원외처방액 순위 2위에 랭크된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텔미사르탄/암로디핀)는 올해 특허가 만료되자, 180여 개의 제네릭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특히 트윈스타 제네릭을 출시한 제약사들은 오리지널보다 낮은 약가를 선택하며 저가전략을 펼쳤다.  

실제로 트윈스타정 40/10mg의 정당 약가는 762원인데, 현대약품 텔핀스타정 40/10mg이 610원으로 오리지널 대비 20% 저렴한 가격에 출시했고, 부광약품 텔미스탄정(612원), 알보젠코리아 맥스미카정(677원) 등도 오리지널보다 낮은 약가를 선택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때 원외처방액 왕좌로 군림하던 BMS 만성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도 제네릭 공세를 막아내지 못한 의약품으로 꼽힌다. 바라크루드는 지난 2015년 10월 특허가 만료되면서 원외처방액 왕좌를 내줬다. 

특허만료 이전인 2014년 193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지만, 특허가 만료된 2015년 1675억원으로 원외처방액이 감소했고, 2016년 97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며, 제네릭 공세를 여실히 실감했다. 

비리어드, 오는 11월 만료…국내사들 정조준

한편, 현재 원외처방액 왕좌인 길리어드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테노포비르)는 그 위세가 위태로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9일인 물질특허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국내사들이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리어드는 바라크루드로부터 원외처방액 왕좌 자리를 빼앗고 B형간염치료제 최대 품목으로 올라선 바 있다. 

2014년 965억원을 시작으로, 2015년 1252억원으로 1000억원대에 진입했고, 지난해에는 1540억원을 달성했다. 

이같은 비리어드의 상업성에 현재까지 여러 제약사가 개량신약 조기 출시를 목표로 특허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CJ헬스케어, 동아ST 등은 물질특허 회피를 위한 소극적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 조기 출시하는 전략을 세웠고, 종근당,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등 상위사들도 가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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